안녕하세요.
2019년 서울 생물 임용에 합격했던 노고지리라고 합니다.
벌써 임용에 합격한지 6년이 다 되어가네요. 시간이 참 빠르군요.
기회가 닿을 때, 온라인 및 오프라인으로 수업 시연으로 도와드린 적이 있는데 그때 느꼈던 것들을 좀 나눠보려 합니다.
올해도 시간이 되어 봐드릴 수 있으면 좋겠네요.
물론 저는 평가관으로 활동한 적은 없습니다. 그렇기에 이것이 정답이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다만 한번쯤 고민하며 수업 시연을 준비해봐도 나쁠 것은 없다고 생각하고, 이미 충분히 생각하신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1. 학습 목표를 중점에 두고 수업을 구상하고 있는가
수업을 구상할 때 가장 먼저 학습 목표를 서술하게 됩니다. 아마 시험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학습 목표를 암기하고 서술하는 경우가 많을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가끔 학습 목표는 학습 목표대로 서술하고, 정작 수업 내용에는 학습 목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예를 들어 침의 소화 작용에 대해 수업한다고 가정하면, 실험 내용에 초점을 두고 수업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실험 과정을 학생들이 잘 숙지하고, 영양소에 따른 색 변화를 기억하는 것도 중요한 내용일 것입니다. 하지만 결국 해당 실험은 '화학적 소화'를 가르치기 위한 도구에 해당합니다. 실험 과정을 아무리 멋있게 수행해도, 수업을 통해 학습 목표인 화학적 소화에 대해 학생들이 실험 과정에 연결시켜 이해하지 못한다면 사실 본말전도의 상황이 아닐까 합니다. 실험을 바탕으로 수업 시연을 하는 만큼 실험 분석을 중점적으로 하시는 것은 좋지만, 실험을 통해 도달해야 하는 학습 목표가 제대로 수업 과정에서 다뤄지고 있는지 잘 점검하시면 좋겠습니다.
2. 학생 참여 활동에서 학생 반응의 다양성 모델을 두고 있는가
아마 학생 참여 활동으로 모둠을 많이 구성하여 수업을 준비하시고 계실 겁니다. 그리고 배움 중심의 수업을 보여주기 위해 학생들의 반응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과정을 수업 시연 안에 녹이고 있으실 거에요. 개인적으로는 학생 반응을 정형화시키는 시연 준비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수업 주제가 어떻든 다음 유형의 학생들을 항상 기억하며 모둠 활동에 대한 지도를 정형화시켰습니다. 그러니 모둠 활동 중 지도에 대해 좀 편하게 순회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2-1. 장난치는 학생: 실험 도구로 장난치는 학생입니다. 이 학생은 장난을 치면 안되는 이유(주로 안전)와 함께 실험시 유의 사항을 함께 읽어 보는 것으로 지도했습니다.
2-2. 참여하지 않는 학생: 이 학생은 먼저 참여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물어보았습니다. 이 유형의 학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실험 과정을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실험 자체에 흥미를 가지지 못하거나. 전자의 경우 실험 과정에 대해 다시 이야기하며 내용을 이해하는 과정에 보충 지도를 실시하고, 후자의 경우 실험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며 지식의 실용적 의미(아는만큼 더 잘 볼 수 있어 등)에 대해 지도를 실시했습니다.
2-3. 먼저 완수한 학생: 우수한 학생입니다. 이 학생에게는 또래 교수로 활동하도록 지도했습니다.
2-4. 잘 진행하고 있는 학생: 우수한 학생입니다. 어떤 부분을 잘 하고 있는지 구체화(측정이나 집중력 등)하여 칭찬했습니다.
물론 이외에도 추가하여 정형화시켜 놓으시면 수업 시연 때 모둠 순회 지도에서 조금이나마 체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겁니다.
3. 실험 과정과 의미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가
당연한 이야기지만, 실험 과정 각 순서를 잘 알고 계셔야 하며, 각 과정이 실험 과정에서 가지고 있는 기능을 알고 계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DNA 추출 실험에서 왜 막자사발에 식물을 갈아야 하고 왜 계면활성제를 사용하는지, 에탄올은 왜 차갑게 사용하는지 등에 대해 각 과정이 필요한 이유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는 실험에서 학생의 반응에 따라 심화 지도로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또한 1번 주제에서 말씀드렸듯, 실험이 학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잘 이해하고 계셔야만 합니다. 그래야 실험에 그치지 않고 학습 목표를 달성하는 수업을 선보일 수 있을 테니까요.
4. 판서 구조화는 잘 되어 있는가
판서는 채점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점수를 위한 판서는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판서 구조화를 잘 해보라고 말씀드리는 이유는, 판서 구조화가 곧 선생님들의 수업 구조화와 상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의 수업 도구도 디지털화가 많이 진행되어 있는 터라 저도 이젠 판서를 엄청나게 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주기적으로 꼭 판서를 구조화해봅니다. 판서를 구조화하여 노트에 적어보면 수업 때 중점적으로 가르쳐야 할 내용이 분명해집니다. 나아가 판서를 잘 기억해 놓는다면 수업 과정에서 가르칠 내용을 놓치지 않고 다룰 수 있습니다.
모니터에 PPT를 띄어 놓고 수업하는 상황에서야 PPT를 잘 구성해 놓는다면 수업 내용을 빠뜨리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수업 시연에서는 그럴 수가 없죠. 정리되지 않는 기억에 의존하다 보면 시연 중 길을 잃거나 내용을 빠뜨리고 수업을 진행하게 될 수 있습니다. 저는 그런 부분에서 판서를 구조화해보고 각 학습 목표 별로 기억해둔 후에 실제 수업 시연에서 판서를 진행하며 수업하는 방법이, 내용을 빠뜨리지 않고 제게 맞는 순서로 수업을 진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5. 학습 내용의 연계성을 파악하고 있는가
중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교과 내용을 쭉 보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학년 별로 가르쳐야할 내용의 수준이 제대로 판가름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교과서나 학습지의 내용을 바탕으로 각 학년별로 다뤄야 하는 지식의 범위를 잘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가르치면 안될 부분까지 가르쳐 시간이 부족하거나 수업이 지나치게 디테일해질 수 있으며, 때때로 지나치게 자세한 설명은 수업 시연의 흐름을 방해할 위험이 있습니다.
6. 친절하게 설명해 주세요
아시다시피 과학은 학생들에게 친밀하지는 않은 교과입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계속해서 쌓여나가는 과학적 용어의 낯설음 때문이기도 할겁니다. 과학적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과학 교과에서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동시에 학생들에게 벽을 쌓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 벽을 많이, 진짜 마아아아아아아않이 낮춰주시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전공자입니다. 그러다보니 과학적 용어를 숨쉬듯 사용합니다. 한번쯤은 그 용어를 학생들이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표현으로 바꿀 수 없는지 고민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삼투를 가르칠 때도 '용질', '용매' 등의 용어를 쉽게 사용하며 수업을 진행하지만, 학생들에게 바로 이해되는 용어는 아닐 겁니다. 가능하다면 용질과 용매에 대해 다시 한 번 설명하고 삼투를 설명해나가는 것이 친절하겠죠. 너무 지식을 풀어서 설명하여 수업 시연의 시간이 부족하다면 안될 일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쉬운 말로 설명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고민할 것은 많을 겁니다.
아마 제가 합격한 이후 임용을 준비하는 기조가 바뀌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이런 내용이 준비하시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아프지 마시고 부디 건승하셔서 교단에서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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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시간 내셔서 좋은 지침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말씀해주신 부분 염두에 두고 수업 실연 잘 준비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