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7일. 흙날. (음 2.25)
앵무산鸚鵡山 산행을 하였습니다.
'사랑어린 뗏목을 타고 강을 건너는 사람들'의 마무리 모임이기도 했지요.
지난 늦여름부터 가을과 겨울 지나, 새 봄까지 8개월여 동안 함께 걸어 온 세월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걸었습니다.
관옥 목사님께 여쭈었던 기억이 납니다.
"강을 건넜으면 이제 뭘 해야 할까요?"
"뭘 하긴. 산을 올라야지!"
수줍은듯 물기를 머금은 봄의 전령들이 우리를 맞이합니다.
마음에 묻고 하늘에 맡기어 정한 두 뱃사공.
처녀 뱃사공 구랑실과...
어진파... 고마웠어요. 든든했어요!
생강나무 꽃이라지요.
노오란 생명의 빛에 걸음이 멎습니다.
와, 우리 아이들과 김밥 싸 갖고 와서 놀면 좋겠다!
백만불짜리 미소남~!
억만불짜리 미소아줌마~ㅎ
우리 배움터를 둘러싼 풍광이 이렇지요.
산길이 무척 가팔라 자주자주 쉬어줍니다.
커피도 고프고 물도 고프고... ㅠㅠ
'예온이가 아빠를 닮았냐 아니냐'를 놓고 끝장토론 할 판.
이렇게 보니 어진파도 닮았구만...
그저 웃지요
"아몽, BBK는 어떻게 된 거예요?"
예승이가 중등이 되더니 질문의 카테고리가 달라졌네요 그려.
약수샘을 0.1km 남기고 쉬엄쉬엄
이 샘이 바로 비가 와도 넘치지 않고,
가물어도 마르지 않는 신비의 샘으로 알려진 곳이라네요.
물맛이 참 좋았어요. 전 세 바가지 원샷!
걷기명상 어린 도반들... 고마워 예온 주환!
서로 이 잡아주는 아프리카 원숭이들...ㅋ
운무로 살풋 가리워진 와온 해변이 더 신비롭습니다.
일행을 기다리는 중년 아저씨...
지나가시던 등산객 아주머니 "저게 허리에 제일 안좋대!"
서두르지 않고 쉬어갑니다. 그게 오늘은 참 좋대요.
볼 것 보고, 맡을 것 맡고, 느낄 것 느끼고...
앵무산 343m 고지에 올랐어요.
만만한 산은 아닌데 우리 뒷산이라 그런지 늘 가깝고 쉬워보여요.
용산과 순천만이 펼쳐지고...
어느 게 용산인지 세바퀴 회의... ㅎㅎㅎ
꽃처럼 싱그럽고 예쁜 여린 잎새를 보니
곧 태어날 아몽의 둘째딸이 떠오르대요.
부디 하늘의 기운 품고 우리 곁으로 고이 와 주길...
해창마을에서 시작한 산길,
하사마을길로 접어들었어요.
마을길로 들어서니 푸근합니다.
빛 좋은 마당에 빨래 널어 말리는 게 저의 로망인데...
매화꽃 아래 속옷을 널면 꽃향기가 날까요?
배움터에 당도하니 한창 가지치기 중...
태연맘의 마음씀으로 배움터가 훤해지겠어요!
밥모심을 마치니 하나 둘 거드는 일손이 더해지고요
"엄청 재밌어~!"
모든 게 놀이죠. 그렇죠?
휴대폰 통화하며 전지하는...
거의 전문가 수준!
(너무 옆모습을 찍었나....?)
우리 SOSA.... ^^
다음 주면 매화꽃도 만개하겠지요?
아이들과 돌고른 밭에 감자도 심어보려고 해요.
하루하루 사는 게 감사하고 즐겁다면...
그래도 괜찮지요?
아이들과 요즘 읊조리며 외우는 농가월령가예요.
노래하듯 중얼중얼거리면 솔찬히 재밌답니다.
농가월령가 - 이월령
이월은 중춘이라 경칩 춘분 절기로다
초육일 좀생이는 풍흉을 안다하며
스무날 음청으로 대강은 짐작나니
반갑다 봄바람에 의구히 문을 여니
말랐던 풀뿌리는 속잎이 맹동한다
개구리 우는 곳에 논물이 흐르도다
멧비둘기 소리나니 버들 빛 새로와라
보쟁기 차려 놓고 춘경을 하오리라
살진밭 가리어서 춘모를 많이 갈고
목화밭 되어두고 제 때를 기다리소
담뱃모와 잇 심기 이를수록 좋으니라
원림을 장점하니 생리를 겸하도다
일분은 과목이요 이분은 뽕나무라
뿌리를 상치 말고 비오는 날 심으리라
솔가지 꺾어다가 울타리 새로 하고
장원도 수축하고 개천도 쳐 올리소
안팎에 쌓인 검불 정쇄히 쓸어 내어
불 놓아 재 받으면 거름을 보태리니
육축은 못다하나 우마계견 기르리라
씨암탉 두세 마리 알 안겨 깨어 보자
산채는 일렀으니 들나물 캐어 먹세
고들빼기 씀바귀요 조롱장이 물쑥이라
달래김치 냉잇국은 비위를 깨치나니
본초를 상고하여 약재를 캐오리라
창백출 당귀 천궁 시호 방풍 산약 택사
낱낱이 기록하여 때 맞게 캐어 두소
촌가에 기구 없어 값진 약 쓰올소냐
[하늘기도 1000-49일째를 닫으며]
첫댓글 모두들 즐거운 산행하셨네요. 그리고 바쁘신 와중에 조경작업도 열심히들 히시느라 참으로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런데 카메라 "샘" 남의 집 속옷 촬영은 불법이 아닌가요? 하지만 하얀 매화 꽃방울
밑에 빨갛게 꽃이 핀것같아 더욱 아름답습니다. 호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