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들레(이효사)님의 교우 단상: 남영호 침몰을 아시나요? ◈
세월호 참사가 있기 훨씬 전, 1970년 12월 15일 제주도를 향해 항해하던 ‘남영호’는 338명을 태우고 가다 사고를 당해 326명이 바다 속으로 사라집니다.
세월호와 마찬가지로 제주도를 향해 가고 있었고, 배는 선적 용량을 무시한 채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배는 사고를 당하고 긴급구난신호를 보냈지만, 한국은 이를 알지 못했고, 오직 일본만이 인지해 우리나라에 긴급타전을 보냈지만, 관계자들의 무시로 인하여 12명의 생존자만 남기고 차가운 물속으로 사라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어딘가 많이 비슷한 아니, 너무도 똑같아서 소름까지 끼치는 ‘남영호 침몰사고’는 70년대 한국의 어두운 국가 시스템과 안일한 정부 관계자들의 현주소가 오늘까지도 답습하고 내려오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세월호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우리 사회는 정도를 지키지 않고 오직 이윤만을 바라보며 하나님이 주신 생명을 경시했고, 이는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낳은 것입니다.
흐르는 세월로만 남영호 참사를 잊으려고 한 것이 결국 세월호 참사를 낳은 것입니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이구동성으로 정부와 정치와 가진 자들의 위선과 탐욕이 결부된 죄악의 결과라고 소리를 냅니다. 하지만 그 모든 책임을 그들에게만 돌릴 수 있는 걸까요?
논리와 이익에 부합하는 결과만 신봉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실천은 뒷전으로 한 채, 사회의 병폐와 문제를 눈감고 덮어두고 외면하려고 한 다수의 사람들이 바로 우리였단 사실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삶 앞에서 조금만 더 고민하고, 제대로 실천하려고 했다면, 우리는 남영호 사건을 통해 세월호 참사와 같은 아픔을 반복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아니, 반드시 그랬을 겁니다.
항상 우리는 대다수가 저지른 잘못을 소수의 잘못인 것처럼 포장하여 말하기를 즐겨합니다. 이러한 태도는 비단 종교인이든 비종교인이든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걸어가려고 몸부림치는 들꽃교회공동체 여러분, 참 그리스도인이 세상의 사람들과 구분될 수 있는 것은, 두 비극과 같은 눈앞의 결과를 통해 과거의 잘못을 깨닫고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며, 참된 사랑의 실천을 위해 변화된 삶을 살아가려고 부단하게 노력한다는 것입니다.
남영호와 세월호의 사건이 우리들의 삶속에서 또다시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문제가 아닙니다. 비록 작은 것일지라도 내가 역사와 민중들 앞에서 하나님의 사랑 실천 가능성을 순간의 삶일지라도 높여가려는 모습을 안고 살아간다면 우린 분명히 남영호와 세월호의 아픔을 큰 지혜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난 믿습니다.
들꽃신앙공동체 여러분! 나의 변화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라는 것을 믿읍시다. 두 참사가 더 이상 참사가 아니라 스승의 가르침이었음을 기억합시다.
그래서 세월호의 부식된 얼굴을 통해 신앙인인 우리가 부식하지 않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려고 간절한 들꽃 사람들로 사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