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9일!!
고등학교에 와서 처음 가보는 소풍 이지만 설레는건 하나 없는 아침이었다.
우리가 간 곳은 목포에서 열린 제2회 실업박람회 였다.
그다지 가고싶은 곳은 아니었지만 뭐라 할수 없이 그곳으로 우리는 출발했다.
은실이와 나는 함께 버스에 앉아서 은실이가 가지고 온 간식들을 먹고 이런 저런 수다를 떨다가 지쳐 창문만 바라보고 시간을 보냈다. 버스가 함평을 지날땐 난 '역시 함평은 나비축제야.' 라고 생각했다. 곳곳에 화려한 나비무늬를 그려놓아서 '함평'이라는 표지판을 보지도 않고 이곳이 함평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함평은 이렇듯 지역의 특성화를 잘 살려 놓은 고장이었다. 우리 장성도 더욱더 지역 홍보를 위해 힘써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농촌길을 따라 몇십분이나 흘렀을까..조금은 오랜시간 끝에 큰 도로가 나오고 큰 건물들도 구경할수있는 목포가 나왔다. 난 뻥뻥 뚫린 도로와 양길가에 있는 큰 건물들을 보며 '아..역시 장성과는 먼가가달라.' 하며 생각했따. 몇분뒤에 첫번째 장소가 나왔다. 그곳은 '평생교육'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전시해논 어느 건물이었다. 비즈공예, 꽃꽂이, 서예등 여러가지 종류의 작품들을 전시해 놓아서 눈이 즐거웠다. 특히 비즈공예로 만든 목걸이와 시계는 나한테 너무나 잘 어울릴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킬듯이 너무 예쁘고 아름다웠다. 비즈공예를 나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솟구쳐 올랐다. 그곳을 일찍 구경하고 밖으로 나오니 앞에 바다가 보였다. 장성은 바다가 없어서 구경하기 어렵지만 목포에선 바다구경이 쉬울텐데..하는 생각이 나를 목포시민이 되고픈 욕구로 가득 채웟다. 아무튼 오랜만에 보는 바다가 너무 반가워서 나는 주저할 것도 없이 바다로 내려갔다. 물론 갯벌이 있어서 죽지는 않았다. 바다는 살아 숨쉬고 있었다. 갯벌을 자세히보니 게구멍인 듯 보이는 작은 구멍에서 뻐끔뻐끔 공기방울이 올라왔다. 난 두리번거리다가 한 마리의 중간크기의 게를 보았고 차마 바다에 내려오진못하고 위에서 나를 지켜보던 친구들에게 소리쳤다. "야! 여기 게있어!!" 그랬더니 미영이가 "빛나야, 게 한번 잡아봐." 이랬다. 이말이 끝나자 마자 나는 그 중간크기의 게를 잡았고 소리쳤다. "오예~나잡았어!!" 심마니가 산삼을 찾으면 벅차오르는 감동을 주체 할 수 없듯이 나도 꼭 심마니가 된듯한기분이었다. 그리고 그게는 위에 있는 친구들에게 주고 난 다시 와서 새끼 게를 잡았다. 아까 중간게와는 비교도 안될만큼 작은 새끼게는 어찌나 빠르던지 잠깐 한눈이라도 팔면 금방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여차저차해서 새끼게 한마리씩 행숙이와 나는 잡았고 또 친구들에게 보여줬더니 친구들 역시 즐거워했다. 확인해본 결과 게들은 진짜로 옆으로 걸었다. 그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체 영암에서 점심을 먹고 소풍온 유치원 애들과 놀다가 나는 '이원빈'이라는 귀여운 아이와 친해졋 김밥도 같이 먹고 헤어질땐 원빈이가 뽀뽀도 해줘서 무척 흐뭇했다. 원빈이와는 아쉬운 이별을 하고 최종 목적지인 실업박람회에 갔다. 예전 순천에서 있었던 1회때보다는 붐비지 않고 질서정연하게 구경할 수 있어서 시간도 절약되고 기분도 상하지 않아서 좋았다. 특히 우리학교에서 나간 관광과 언니들은 다른학교 남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아보여 내가 괜히 우리학교 학생이라는게 자랑스러워졌다. 아직도 '실업고'라하면 안좋은 인식이 많이 있는데 이런 기회를 통해 실업고에 대한 색안경을 벗고 어느 인문고에 비교해봐도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특색있는 과를 많이 만들어서 우리학교뿐 아니라 많은 학교에 신입생들이 늘어나 좀 더 실업고란 개념을 좋은 이미지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