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5일......오전 5시 30분쯤에 깼습니다. 울산에서도 동서로 반대쪽에 있는 저희 집에서 울산역까지 가느라....나름대로 애를 썼는데도 숨이 턱에 닿도록 해서야 기차를 탔습니다.
중간 중간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바라보다 문득문득 철로변에 보이는 여러 꽃들을 보면서 이건 뭐, 이건 또 뭐 하면서 혼자서 잠시 아는 체를 했습니다.( 모르는 꽃이 보이면 의도적으로 딴 생각을 했습니다.ㅋㅋㅋ 그러면서도 한종나 와서 참 많이 알게 되었다고 혼자 뿌듯해 했습니다.)
대전에서 기차를 갈아타고 충주로 갑니다. 오랜만의 기차 여행이라 낯설은 것이 많습니다. 여하튼 기분은 좋습니다. 다만......조금은 아쉽습니다. 한울모임이든 우리 가족이든 함께였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혼자서만 이 즐거움을 누리는 게 마음에 영 걸립니다.
충주역에 도착을 했습니다. 개구리 폴짝님께 연락을 미리 드렸는데 나와 계실 겁니다. 그런데 얼굴을 모릅니다. 어떤 분께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계신 닷한 표정으로 서 계십니다. 자꾸만 저를 쳐다 보십니다. 많은 분들께서 생각하시는 것보다는 맘 약한(?) 어린 왕자 전화를 겁니다. 아니나 다를까 바로 옆에서 벨이 울렸습니다.*^^*
개구리폴짝님 덕분에 편히 모임 장소까지 갑니다. 그런데 차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뻘쭘함이 시작됩니다. 차라리 개구리폴짝님이랑 차 안에 있을 때가 나았습니다. 그래도 인사를 나눈 후엔 얼굴이나마 알았는데 이제부터는 모든 게 처음부터 시작입니다. 더구나 전, 어쩌다보니 전 울산모임에서 딸랑 저 혼자입니다.
뻘쭘함을 나눌 분도 안 계시고 어떻게 버틸 방법이 없습니다. 하는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웬 인심좋아 보이시는 분께서 환하게 웃으시며 맞아주십니다. 야래화님입니다. 그 미소 배울 수만 있다면 배우고 싶은 넉넉함과 편안함입니다.
건물안에 들어가니 많은 분들이 계십니다. 들어 온 지 얼마 안 되는 저는 속으로 가슴이 답답합니다. 한참 시간이 흐른 후에 인사가 시작됩니다. 한종나의 여러 전설과 한종나의 주축이신(인터넷에서만 뵜지만 제게는 한 없이 반가운) 분들이 보입니다.
어린 왕자도 인사를 했습니다. 어쩐 일인지 꽤 여러 분께서 아~하고 알아봐 주십니다. 뻘쭘함이 조금은 무디어 집니다.
그리고는 인사가 계속됩니다. 제가 나눔받은 고마운 분들의 이름이 곧잘 나옵니다. 반갑습니다.
그리고는 이런저런 인사말이 진행됩니다. 성희아빠님의 한종나의 꿈도 가슴에 와 닿습니다. 다우리님의 열정도 가슴을 찌릅니다. 또 다른 여러 분들도 많은 말씀을 하시지만 내용은 한 마디로 한종나에 대한 사랑과 한종나사람들에 대한 반가움 입니다. 끝내주는 미역국으로 점심을 해결합니다. 확실히 찜질방과 미역국의 궁합은 끝내줍니다.
점심 후 한종나의 여러 상황에 대한 말씀이 들려옵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한종나의 방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셨을 겁니다.
드디어 고기 파티가 벌어집니다. 지글지글......소리만으로도 쥑여줍니다. TV뉴스에 가끔 등장하여 우리의 간담을 서늘케하는 중금속 든 숯...아니죠!!! 그야말로 오리지날 참숯...맞죠!!!(변선생 버전으로 읽으시길 권합니다*^^*)
보기만 해도 보들보들 야들야들 촉촉한 고기가 척 드리워집니다. 개구리폴짝님 땀 뻘뻘흘리시면서 고기굽느라 아예 폴짝폴짝 뛰십니다요....*^^*
시원한 맥주가 카~~아 소리와 더불어 목구멍으로 흘러듭니다. 여기저기서 카~~ 소리가 들립니다. 그 소리 덕분에 더 정겹습니다. 더러는 짜릿한 쐬주를 충전하시는 분들도 보입니다. 그러나 맥주도 소주도 사람들만큼 짜릿하진 않습니다. 이 날 마신 술엔 알콜보다 인정의 함유량이 훨씬 높습니다.
이미 서로 얼굴을 알고 계신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대개는 낯선 얼굴들입니다. 닉이 기억이 잘 안 날 땐 안 그런 척 하면서 목에 걸린 이름표를 슬쩍 훔쳐봅니다. 새삼스런 반가움이 닉네임과 더불어 머리를 스칩니다. 그래도 오가는 대화엔 인정과 정겨움이 잔뜩 묻어 있습니다.
간간히 시계를 들여다 보시는 분들이 보입니다. 아쉬움 어린 시선입니다. 먼 길 가야 하니 신경은 쓰이는데 반갑게 만난 분들과의 떠남이 결코 간단치는 않습니다.
한쪽에서는 여러 분들께서 애써 마련해 오신 모종이랑 꽃씨랑 야래화님께서 흙에 섞어 쓰라고 내어 놓으신 숯봉지를 챙기느라 분주합니다. ㅋㅋㅋ 이때만큼은 고수도 초보도 구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제 한 분 두 분 먼 길 떠나는 분들이 보이십니다. 꽃씨 동냥 때 자주 뵈었던 분들께 인사를 드립니다.*^^* (참고로 전 인사드려야 할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아쉬움과 기분 좋은 만남에 대한 추억을 커피향처럼 뿌리면서 많은 분들이 흩어지십니다. 곳곳에서 악수하고 인사하고...... 풀내음 여러 회원님들의 수고로움과 살갑게 맞아주신 인정이 마음 속에 출렁입니다.
풀내음 모임이 있었던 곳에선 야래화님의 정성과 손길이 가득한 예쁜 꽃들이 잔뜩 피어 있었습니다. 고수님답게 귀하고 예쁜 꽃들도 많이 보였구요...하지만 그날 활짝 핀 꽃들이 있습니다. 군락을 이루며 무리지어 핀 꽃...바로 인정이라는 꽃입니다. 그 어떤 꽃보다도 아름답게 핀 건 역시 사람꽃...정(情)의 꽃입니다.
인류 이래 늘 있어왔지만 살다보면 우리가 참 잘 잊고사는.....그러다 문득문득 새삼스레 가슴뭉클하게 만드는 정이란 꽃이 가득 핀 군락지를 다녀왔습니다. 억새 군락을 보기 위해 높은 산을 수고스레 올라가듯이 인정의 꽃이 무리지어 만발한 곳을 보고 느끼기 위해 다들 먼 길을 마다하지 않으셨을 거라 미루어 생각해 봅니다.
꽃이 피었습니다.
한종나꽃이 피었습니다.
사람꽃 인정의 꽃이 피었습니다.
이 날 마당에 피어있던 꽃들은 조만간 지고말겠지요...하지만 우리들 가슴에 핀 정겨움의 꽃은 언제고 환하게 피어 있을 것만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한종나가 좋아요..(이건 확실한 오바 버전....)
한종나의 여러 분들 너무 반갑고 고맙고 그립습니다....(어린 왕자의 숨기기 어려운 진심 버전)
첫댓글 재밌게 잘읽고 있슴.
반도 쓰기 전에 읽어버리심 우짭니까요?^^
좋은 여행이었군요 . 아쉽습니다 .. ㅎㅎㅎ 아주 중계를 잘 하셨네~~~!
우리산천님 직접 뵈었더라면 참 좋았을 것을요...두리번 거리며 찾았었는데 안 보이셔서 서운하더라구요...다음에 꼭 뵙길 바래봅니다
사정상 참석하지 못해서 못내 아쉬웠는데 어린왕자님 글을 보니 마치 제가 어린왕자님이 된듯 너무도 눈에 선합니다.
오셔서 같이 뵈었으면 좋았을텐데요....
아쉬움을 뒤로한채 돌아갔지만 그 기억은 오래토록 지속 될것입니다~어린왕자님 빨강넥타이 인상적이었구요 아이들에게 인기 있겠습니다 만나서 진짜로 반가웠습니다
저도 반가웠습니다. 온화한 미소로 편안하게 대해주셔서 정말이지 감사했습니다. 다음 모임 때도 꼭 다시 뵈었으면 합니다
에구 에구



정열의빠알간넥타이

1마치 미소년같은 아니 골목대장같은 왕자님.인제 피곤이 도망가뿌맀나봐요



역시 글짓기시간에 엉뚱한짓을 한게 이케 후회가 될줄이야


"고맙습니다"라는 말씀으로 벙어리가될래요..합
빨간 넥타이 충격이 꽤 오래 갈 것 같은데요.*^^*
고운님들과 아쉬움을 남긴채 우리일행은 (참나리 산내들 새털
)은 어린왕자님을 모시고 산내들 아방궁으로 모였답니다

, 높은 루각에올라 새벽 3시까지 이야기
을 피우면서 어린왕자님 다른면을 보게 되었답니다

산내들과 새털
은 젊은 오빠들과 싫지않은 동거를 했답니당

왕자님 


산내들과 새털
숨넘어가게 웃을수 있도록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으셨죠


사춘기 여고생들 짝사랑 대상이 되시면 머리아파요
조금만 하시지요
























눈에 선합니다. 참석 못한 우리는 뭐꼬? 정말로 부럽네요.
오셨더라면 참 반가웠을 텐데요...다음에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도 중간에 성희아빠님과 다우리님 기다리면서 시계만 쳐다보다가 개인 일정관계로 중간에 자리를 떴지요... 많은 님들 뵙게 되어서 넘 반가웠습니다. 다음 기회가 있다면 넉넉한 시간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모임을 주선해 주신 야래화님, 벌나무님 너무너무 감사했습니다~!
진당산님 참 궁금하고 뵙고 싶었는데 못 뵈었네요...저는 참가를 하고도 못 뵈어서 더 아쉽습니다
뵙고십었는데 먼져가셨더군요. 다음에 꼭 뵈올수있게 일찍 갈께요~~
예진님 만나뵈어서 정말 반가웠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많이 젊으시고 잘 생기셨더구만요*^^*
꼭 가보고 싶었는데 제가 더위에 엄청 약하다 아입니꺼
힘이 쪽 빠져 누워있느라고 못갔심더, 여름방학 없시믄 우에 사꼬요

어린왕자님의 글을 보니 더워도 갈거로

싶네요.
안 그래도.... 뵙고 싶었는데 안 보이셔서 서운했더랬지요*^^*
흙사랑님 뵙고 싶어요 나눔 많이 받아 더 그런가요? 다음엔 꼭 뵈어요
새털
님 말씀으론 배꼽 가출사건이 있었다던데 집찾아 왔나요


제가 대구방에 처음 갔을때의 기분이 생각나는군요...^^ 넉넉한 웃음으로 안아주신 목사님(조이풀언냐 서방님)과 더불어 여러회원들 뵙던 그 순간이랑 같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