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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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경주 솔거미술관에서
박수근 특별전을 관람하고
밤에는 장욱진 탄생 100주년 기념
특집 텔레비전 방송을 시청했다.
박수근과 장욱진은 이중섭 김환기와 함께
우리나라의 4대 유채 화가로 꼽힌다.
대가의 작품에서는 뭔가 관람자를 압도하는
위용과 장중함이 있을 거라는 기대와는 달리
전시된 작품들은 거의가 손바닥만 한 크기였다.
마치 아이들의 소꿉놀이 장난감처럼...
적어도 50대 이상이 아니고는,
박수근의 작품에 담긴 애환과 정서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6.25전쟁과 그 직후의
간난신고와 황폐를 겪어보지 않고는
그림에 등장하는 사람과 사물들의 모습이
절실하게 가슴에 와 닿지 않을 것이기에,
반대로, 그 시절을 지나온 우리 연배들에게는
그림 속에 들어 있는 풍경과 인물들 하나하나가
바로 고향과 엄마와 누이와 할매의 모습이어서
작품해설 따위가 따로 필요 없었다.
장욱진 그림의 천진난만과 순진무구도
척박한 토양의 절실한 삶에서 비롯된 정서로 보였다.
삶이 각박하고 곤고할수록 자유와 순수에 대한
꿈과 바람도 더 절실해지는 게 아니겠는가.
쪼그리고 앉아서. 소꿉놀이처럼 조그만
그림을 그리고 있는 장욱진 화백의 모습은
한 마리의 새가 알을 품고 있는 것 같았다.
아니, 열심히 소꿉놀이를 하는 모습이었다.
아무튼, 대가들의 작품은 대단할 거라는
나의 편견과 무지의 의표를 찌르는
그 작고 단순하고 소박하고 비근한 것들이
일말의 안도(?)랄까, 잔잔한 울림으로 남았다.
돌아오는 길에,
감마을 님이 관장으로 근무하는 도서관에 들러
최신 시설도 둘러보고 차도 마시고
동동주 곁드린 저녁식사까지 잘 대접을 받고 왔다.
첫댓글 포근포근하고
순한 맘이 되는 것
같아요
부운선생님
감회장님
좋은 시간 가지셨네요
가끔 두 분의 동행
보는 것만으로 행복해져요~~^^
오랫만에 뵈었는데 반가웠습니다. 대접이라기보다는 식사 때가 되어 밥 한 그릇 같이 한 것 밖에는 없습니다.
오오 ~~
좋으셨겠어요. 저도 내일 경주에 가볼예정입니다. 솔거 미술관에 박수근전을 보려구요. 덕분에 미리감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