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추석 한가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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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대손 윤시후가 처음으로
조상님 앞에 신고 인사를 드린 날
다른 어떤 명절보다 풍요로웠다.
후손이 태어나 인사 드리는 것 이상의 좋은 차례가 어디 있겠는가?
둘째가 서울로 직장을 이직해서 올해의 설차림은 나 혼자서 들고
뛰며 준비했고, 전은 그이와 마주 앉아 부쳤다ㆍ
예전에 동서들과 준비하던 때보다 어찌된 것이 더 마음 쓰이고 힘들다ㆍ
며느리가 둘이라도 큰애는 아직 어린 오누이를 케어 하기도 벅찼고, 둘째는 뭐가 그리 바쁜지 저녁 기차를 타고 왔다ㆍ
추석 차롓상 준비를 모두 마치고 큰애 부부와 저녁상을 차릴 시간이었다ㆍ
두 아이들이 어리니 일을 못할 것이 뻔한데, 이런 사정을 헤아려 좀 일찍 내려와서 함께 준비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마음 한켠에 쟁여진다ㆍ
명절 아침ㆍ
정성껏 차롓상을 차리고 고개 숙여 절을 하면서 고맙고 뿌듯하다ㆍ
둘째는 밥을 먹기가 바쁘게 기차로 올라갔다ㆍ
장모의 좋은 사위 노릇하랴 많이 바빠 보인다ㆍ
내 아들이 아무래도 아내의 집에 더 신경을 쓰는 눈치가 보여 서운한 마음 감추느라 힘들었다.
점심과 저녁사이 아들이 옛날 삼겹살이 먹고 싶대서
가끔씩 외식으로 갔던 은혜별천지에 들러 마음껏 먹으라고 6인분이나 시켰다ㆍ
30개월 된 큰 손녀를 도와 밥을 먹이자니, 방금 실컷 먹고 온 손자가 소리를 지르며 밥상머리에서 난리다
부지런이 밥을 먹고 한 놈을 안고 나오니, 손녀도 따라 나선다ㆍ
34개월 손녀는 상추에 밥을 넣고 고기를 넣어 쌈을 싸서 먹는다ㆍ
야무지고 똑똑한 아이이다ㆍ
우리 서현이는 동생이 태어나고 나서는 모든 관심이 그리 쏠리니 마음앓이가 있어선지 훌쭉하다ㆍ
만날때 만이라도 실컷 놀아줘야겠다ㆍ
아들 며느리 편히 밥 먹으라고 한참을 놀아주었다ㆍ
어린 아이들 데리고 외식 하기란 참으로 힘든 일이다ㆍ
식당에서 배려해 준 덕분에 평화로운 식사가 되어 다행이다ㆍ
아이 둘을 키우느라 참 힘들
장남과 며느리에게 용기를 주는 일이 되었으면 싶다ㆍ
큰박스에 고사리. 밤.배. 밑반찬 등을 고루고루 싸서 차에 실었다ㆍ
아들들에게 주려고 밤을 줍고, 서리태 콩을 튀기느라 시장을 서너번이나 오가며 준비를 했던
어미 마음을 알기나 할꺼나ㆍ
텃밭의 대파와 고구마줄기도 강의하는 틈새에 들러 뜯어왔다ㆍ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마음이거늘 손을 내저으니 슬프다ㆍ
이제부터는 그렇게 하지 않으리라ㆍ
울먹이는 손녀와 안녕을 하면서도 드디어 큰 일을 잘 치러낸 안도감에 잠이 온다ㆍ
바쁜 와중에 설거지를 얌전하게 해놓은 큰애의 마음이 느껴진다
"도와드리지 못해 죄송해요ㆍ"
그 한 마디가 혼자서 분주했던 날들이 빛난다ㆍ
다음날 오늘은 문경새잿길을 걷는다ㆍ몸과 마음이 훨훨 자유롭다ㆍ나무가 청정한 공기를
뿜어주고 밤새 내린 비로 맨발바닥은 촉촉하다ㆍ
맨발로 걷기에 최상이다ㆍ
손주들의 얼굴을 삼삼하게 떠올리며 행복해진다ㆍ
2026.9.26. 토요일
ㅡ문경새재는 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