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골 교회 성탄절 추억 @@@@@
내고향님 안녕하세요? 벌써 성탄절이 다가왔네요.
오늘은 잠시 크리스마스 추억속에 잠기고 봅니다.
어릴적 저는 교회를 다니면서.... 아름다운 추억이 많습니다.
그시절 시골에서 교회 다녔던 학생이라면 모두가 경험했을 추억들 입니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 어둠에 묻힌 밤 ~ 지휘하는 어린이가 귀엽다.
1930년 시골 교회 성탄절 - 새로운 옷과 신발을 신고 무대에 선 어린이들
1920년 안동 예안교회
1940년대부터 나무판자로 만든 교회 였지만 교인들은 누구보다 행복하고 편안 하였으며 꿈속의 안식처였습니다.
1960년 당시만 해도 안동지역 대부분 교회는 초가집 이었다.
1970년대 안동 예안교회
1970년대 안동 예안교회
제 1회 경안 남자 주일학교(1928년)- 목조로 지어진 안동교회가 보인다.
해마다 이맘 때 쯤... 가슴이 설레지요.
추운 겨울 저녁 매일 밥 숟가락 놓기가 무섭게 교회로 갔었지요.
(그땐 공부를 그다지 강조 하지 않았으니까요.)
크리스마스 성탄예배 새벽송 하러 잠을 설치며 마을을 다녔습니다.
교인들은 고향동네 집집마다 촛불을 들고 행복과 평화를 기도하고 찬송하였습니다.
성탄 새벽엔 살을 애는 듯한 추운 날씨에도 화음을 그렇게 잘 맞출 줄은 정말 몰랐답니다.
손도 시럽고 발도 시럽지만 참고 견디며 즐겁게 노래를 불렀지요.
우리 마실에도 산타할배가 선물을 한보따리 매고 오셨지요.
캐롤은 밤하늘에 울려 퍼지고 평화가 온누리에 가득 하였답니다.
얼굴이 얼어서 목소리 마저 잠겼지만 기쁨의 성탄예배 새벽송을 끝까지 참고 다녔습니다.
산골 자그마한 동네의 집들은 겨울 잠을 자는 듯 평화로운 모습이 아련히 기억 납니다.
그 옛날 동방박사들이 예수의 탄생을 찾아 길을 나섰던 것 처럼요.
24일 이브 날 두시간 가량 멋진 발표회를 해마다 했었거든요.
교회 유치부 교사 였음으로 아이들을 가르쳐서 세우기도 했지요.
조그만 시골 교회라서 한 사람이 1인 몇 역 씩 해가며,
연극 연습으로 대본도 외우고 .고요한밤 거룩한밤 하얀 드레스로 음악에 맞춰 무용도 하고..
각기 자기 특기를 살려서..
그때는 화장도 하고..또 예쁘게 최선을 다해서 분장도 해가며
내가 어느새 배우가 된 듯 주인공이 되어서 어떨땐 천사..또 어떨땐 동방박사..또 어떨땐 성냥팔이 소녀 ..등등
드디어 24일 저녁..
부모님들도 이때 아이들의 재롱잔치를 보실려고 일찌감찌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시골 비좁은 교회 안이 사람들로 꽉 찬었답니다.
우리는 떨리는 마음으로 긴장이 되어서..혹여 대사가 틀릴까..혹여 춤동작을 까먹지나 않을까?
긴장된 순서순서 들이 지나 갈때마다 박수소리와 웃음소리가
시골교회 마당까지 떠들썩 하게 잔치가 벌어졌답니다.
마지막 순서로 연극 하다보면 어떨땐 순서가 틀리기도 하고 ..
거지분장한 동생들 보면서 웃기도 하고 ..
집집마다 우환이 없는 집이 없었기에
동네 어려운 집은 빠짐없이 찾아 다니며 가네 평화와 안녕의 기도를 열심히 하였지요.
시린 발을 동동 구르고 졸린 눈을 비비며 ,,,
우리는 성탄절 선물을 받기 위해 추위에도 아랑곳 하지않고 교회 앞에서 한참이나 기다렸습니다.
맛있는 보리밥 한그릇에 짠지 한양피에 우리는 감사의 기도를 드렸지요.기도 후 먹는 보리밥은 정말 꿀맛이었습니다.
남장 여장한 모습 보고 웃기도 하며..
1년동안 출석을 잘해서 출석상,요절을 잘 외워서 요절상 ,
친구들을 많이 데리고 와서 전도상등 ..각종 상들도 ..선물도..
또 오신분들 한테도 선물로..잔치는 끝나고..
집에가서 분장도 지우고 선물도 갖다 놓고 다시 교회로 모여듭니다.
밤새 교회서 언니,오빠들 틈속에서 오버나잇 을 하지요..
미리 약속된 선물을 한자리에 놓고 게임하여 맘에드는 선물들을 체가는 재미도 넘 좋았지요.
벌칙으로 노래도 부르고...서로의 야기도 듣다가 졸다가.. 그렇게.. 생각나는 게임이 ..
공공칠 빵도 있었고... 아엠 그라운드 동물 이름대기.. 뭐 그런것 너무 많네요.ㅎㅎ
(사진이 다소 엉뚱하지요? 크리스마스 이야기 하면서 여름 사진? ㅋㅋ
그러나 교회 안의 사진이라 올립니다. 찍어둔게 별로 없어서요. ㅠㅠ . 벌써 25년은 된 사진이네요 ^^* )
새벽4시 ..어른들이 웅성웅성 교회 마당이 분주해 집니다
여자 집사님들이 마당에 커다란 가마솥을 걸고 떡국을 끊이기 시작하지요.
모든 교인들이 간단히 예배를 드리고 떡국을 먹고 삼삼오오 조를 나뉘어서 새벽송을 돌기 시작 합니다.
교회 한번이라도 나온집에는 집집마다 돌면서 대문앞에서 "기쁘다 구주오셨네" 도 부르고
"고요한밤 거룩한밤" 부르고..어떤집은 고맙다고 선물꾸러미 과자를 내놓는 집도 있고 ..어떤집은 그냥 아무말도 없고..또 가끔은 어떤집은 화를 내기고..
대부분 교회 다니신 분들은 천사들의 찬양으로 여기고..찬양팀들에게 선물꾸러미를 주셨지요.
새벽송을 다 돌고 나면 어느새 동이 트려고...하늘이 어슴푸레 밝아 옵니다..
발이 시린줄도 모르고 돌아 다니다가..새벽송이 끝나고 다시 교회로 모여서..
받아온 선물꾸러미를 풀어헤쳐서 나눠먹고 놀다 보면 오전이 되어 버리지요
25일 오전 11시 크리스마스 예배 드리려고 교회 사람들이 다시 모여 들어요.
새벽에 날을 새었으니 예배 시간에는 다들 꾸벅꾸벅..
선물을 다시 나눠서 받고 ..먹기도 하고..하면서 집안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하기도 하였습니다.
성탄절 교회에서 선물 받은 신기한 과자를 동생들화 함께 나누어 먹던날,,,
그때는 왜 그런 사진들을 찍어 둘 생각은 안했는지...
1972년 성탄절 안동교회 -
교회 창문마다 그린 화려한 그림이 돋보입니다.
교회에서 저는 참 즐거운 사춘기를 보냈네요.
하나님집은 그때나 지금이나 나의 추억이고 삶이어서 나는 교회를 안다니는 사람보다 늘 행복한것 같아요.
그 시절이 참말로 디게 그립습니다.
즐거운 성탄절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