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약 10년 새 20대 인구는 증가ㆍ30대 인구는 감소
수도권 유입 인구, 유출 인구보다 많아
직업ㆍ주거환경 등 전입 사유로 꼽기도
전국적으로 청년층 수도권 집중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강원도 청년층 인구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의 대한민국은 여전히 ‘이촌향도’가 존재한다. 통계청 국내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청년층의 수도권 유출은 2021년 기준 동남권이 순 유출자 3만여 명으로 가장 많고 대경권, 호남권이 각각 2만여 명, 1만3천여 명으로 뒤를 이었다. 동남권과 대경권에서 수도권 순 유출자가 많게 나타나는 경향은 최근 5년간 지속돼 왔다.
반면 수도권에서 강원·제주권으로 유입되는 청년 인구는 증가했다. 같은 시기 강원도의 수도권 유출은 5만2천63명이지만, 유입은 5만6천9백78명으로 제주도와 함께 유이하게 유입이 더 많았다. 대학이 위치한 강원도의 춘천시와 원주시 주민등록인구현황에 따르면 2022년 11월 기준 춘천의 20대 인구수는 3만7천3백83명이다. 이는 2013년 1월 기준 3만3천9백12명에서 3천4백71명 늘어난 수치다. 같은 시기 원주시의 20대 인구수도 4만32명에서 4만4천59명으로 4천27명 올랐다.
20대 인구 증가와 더불어 강원도 청년층 인구수에서 주목할 점은 30대 인구 하향세다. 춘천시의 30대 인구수는 2022년 11월 3만4천3백75명으로, 2013년 1월의 3만8천8백87명에서 4천5백12명 감소했다. 원주시 역시 4만9천48명에서 4만5천4백28명으로 3천6백20명 줄었다. 강원도의 어떤 요소가 20대를 불러들이고 30대를 떠나게 했을까?
타지에서 이주해 온 이예현(29)씨가 춘천에 정착한 이유는 적성에 맞는 직업과 환경이었다. 이씨는 2012년 수시지원으로 한림대학교에 입학하며 춘천에 오게 됐다. 그가 전공한 분야는 역사와 영상편집으로, 현재 한림대학교에서 전공을 살려 산학협력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씨는 “춘천이라는 도시가 적성과 완벽하게 맞는지는 아직 모르겠다”면서도 “생활하면서 쾌적한 점,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점 등 생활면에서 맞는 도시라 정착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직업 때문에 춘천을 선택했지만 역설적으로 직업을 단점으로 꼽았다. 그는 “춘천은 공무원 입장에서 다른 기관과 협업이 편하고 수반된 행사나 교육, 관광이 잘 배려돼 있다”며 “그 때문에 다른 직종은 자리 잡기 어려운 도시”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 들어 산업ㆍ연구단지 등이 늘어나고 있지만 관련 분야가 아닌 사람은 정착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위 사례처럼 올해 춘천에 전입한 인구 대부분은 직업과 주거환경을 사유로 택했다. 춘천시 민원담당실에서 조사한 전입 사유에 따르면 2022년 11월까지 총 전입자수 1만6천9백23명 중 6천7백73명이 직업과 주거환경 때문에 춘천으로 이주했다. 이외에도 4천1백81명이 가족, 3천48명이 주택, 2천2백44명이 교육을 전입 사유로 선택했다.
이예현씨와 마찬가지로 한림대를 졸업해 춘천에 자리 잡은 A(24)씨는 춘천시의 교통을 지적했다. 그는 “출퇴근할 때 교통 버스 배차 간격이 너무 길다”며 “춘천은 특정 기관이나 편의시설이 분산돼 있는데 시내버스는 지나치게 돌아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춘천시는 지난 2019년 시내버스 교통에 관련된 민원을 받아들여 개편을 실시했다. 해당 개편안은 춘천역ㆍ남춘천역ㆍ시외버스터미널과 강원대캠퍼스 내부ㆍ한림대 정문을 경유하는 300번 노선을 신설하는 등 등교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마을버스 종점인 중앙시장을 비롯해 몇몇 정류장의 배차가 부족해 긴 시간 대기하는 불편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병우 강원도청 통계분석팀장은 강원도 청년 인구 증가에 “단순한 인구수 비교만을 두고 증가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며 “장기적인 추세로 봤을 때 수도권 유출로 지속해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30대 인구는 수도권 유입ㆍ유출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변동돼왔기에 단정해서 말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