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날 때가 있다. 이번 한국 방문도 그런 한 케이스인 것 같다.
안장예배를 위해 들어온 이후, 하지 부종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자그레브에서 종종 부종이 있던 것은 사실이나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항공기를 타고 들어오며 생긴 부종이, 며칠 만에 심각하게 보일 정도가 되었다.
환란 중 소망이 있다고 여기가 한국이라는 사실이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지... 밤 늦은 시간에 응급실로 갔다.
다행히 그 날엔 돌아왔지만 며칠 후 난 곧장 병원에 입원을 해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지난 1월 크로아티아에서 처음으로 아달리무밥 생물학제를 시작했다. 고가의 약인데다 서울 아산병원에서 제안한 약이었기에 내 몸에 맞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처음에는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하더니, 한 두 달이 지나자 부정적 반응이 나타났다.
하지만 그 반응이 왜 그런지? 또 약 때문인지 도통 감을 잡지 못했고 또 현지 병원의 의사와도 세밀한 모니터링이 되지 않은 관계로 합병증을 동반한 불편함이 시작되었다. 그로 인해 한 몇 달은 고생을 했던 것 같다. 이번 한국 방문은 돌아가신 형님의 안장예배로 계획없이 들어오게 되었지만, 불행중 다행이라고, 이 계기로 한국에 있는 병원에 방문하여 검사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은 은혜 중에 은혜라고 믿는다. 나는 해석한다. 이 방문이 고인이 된 형의 영이 나를 불러 준 것이라고 믿는다.
병원 방문의 목적은 치루를 치료하기 위함이었다. 이미 자그레브에서 응급으로 치루 수술을 했지만 깨끗하게 되지 않아 그간 고생을 했기에, 한국 방문기간 중 반드시 이를 치료하고 돌아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대구 구병원에서 만난 의사 선생님의 견해는 치루가 문제가 아니라 현재 사용하는 아달리무밥이 내게 맞지 않은고로 소장 염증 치수가 너무 높고, 소장 부종 및 늑막염 소견까지도 보인다는 것이다. 즉 입원해서 치료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그로 인해 생각지도 못한 입원을 하게 되었으며 지금은 치루 수술까지 마치고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현재 몸 상태 중 우려할 만한 부분은 체내 알부민 수치가 계속 떨어진다는 것이다. 정상의 범위에서 아주 많이 밑돌고 있다.
수액을 통해서 알부민을 주입을 해도 며칠 지나고 나면 다시 정상 이하로 떨어진다. 지금까지 수액으로 알부민만 맞은 것이 7병이나 되는 듯하다. 한 병 가격도 만만찮은데... 소장염증 제거를 위해서 잘 사용하지도 않았던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고 있다.
면역억제제는 역시나 내 몸이 전혀 맞지 않는다는 것이 판명되었다. 먹기만 하면 몸에 이상증세가 나타난다.
치루 수술 후의 고통은 한동안 끔찍했다. 간단한 수술이라고 생각했는데, 간단하긴 해도 역시 수술은 수술인 모양이다.
특히 항문 주위의 수술이다 보니 화장실을 갈 때마다 고통을 이루 말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약이라고...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고 있고, 또 병원에서 하는 좌욕은 상당한 효과를 보게 했다.
지금은 살이 쏙 빠진 상태로 모든 컨디션을 양호하다. 하지만 알부민 수치가 계속 낮아진다면,(잘 먹고 잘 싸고 함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생물학제제를 사용할 것 같다. 형의 안장예배를 위해 잠시 방문한 한국이 어쩌면 길어질지 모르겠다.
모든 일의 진행은 주 안에 있음을 믿고 늘 감사한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