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X-청춘 열차, ‘자유석 전쟁’
할인 ‘정기권’ 이용자 늘어, 30분 전부터 줄서서 기다리기도
지난 2일 오후 3시40분 춘천역 플랫폼. 서울 용산행 ITX-청춘 열차의 4호차 1층 자유석에 앉기 위해 열차 출발 30분전부터 40명 가까운 승객이 줄을 서면서 4호차 앞 플랫폼은 승객들로 가득찼다. 춘천에서 서울 청량리까지 이 열차로 통학하는 강모(24)씨는 “자유석에 앉기 위해 매번 자리 전쟁을 하는 게 이제는 지칠 지경”이라고 털어놓았다. 55분 출입문이 열리고 1분도 채 되지 않아 28석의 자유석과 차량 사이에 비치된 간이 좌석은 만석이 됐다. 이후 도착역인 남춘천역의 이용객마저 탑승하고 나니 50명에 가까운 이용객들은 1시간가량을 서서 갈 수밖에 없었다.
이 열차의 정기권 이용자 수는 늘고 있지만 코레일측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ITX-청춘 열차에 ‘자유석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춘천사람들> 데이터저널리즘팀이 코레일 광역철도본부로부터 입수한 정기권 이용객 통계 자료에 따르면 개통 첫해 정기권 이용객은 55만 2천여 명에서 지난해에는 85만 7천여 명으로 40% 가까이 증가했다. 2013년에는 72만 2천여 명, 2014년에는 78만 1천여 명, 2015년에는 86만여 명으로 매년 10% 정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자세히 살펴보면 학기 중(3월-6월, 9월-12월) 정기권 이용객은 2012년 21만 9천여 명과 22만 9천여 명, 2016년에는 34만 9천여 명과 24만 7천여 명으로 2012년과 2016년을 비교한 결과 각각 37%, 7%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2년 12월 말 ITX-청춘의 개통으로 지난 3월까지의 누적 이용객이 2천4백만여 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ITX-청춘의 개통으로 기존에 춘천과 상봉을 오가던 급행 전동열차 운행 중단과 높은 열차 운임에 대한 논란이 최근까지 이어져왔다. 이에 대한 논란과 관련해 코레일은 ITX-청춘 열차에 대한 운임에 대해 할인을 적용하고, 정기권 제도를 도입해 기존 급행 전동열차 이용객의 불편을 덜겠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코레일은 일부 시간대에 자유석을 기존 2량에서 1량으로 축소(춘천→용산 16:10, 18:10, 용산→춘천 11:00, 12:00)하거나, 기존 운행 편성분을 폐지(춘천→용산 06:40, 20:10, 용산→춘천 08:30, 18:30, 22:00)하면서 정기권 이용객의 불편은 높아졌다.
코레일 광역철도본부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기권 이용객이 매월, 매년 늘고 있는 사실을 월별 데이터로 확인하고 있지만, 어느 시간대에 각 역마다 몇 명의 이용객이 승차하는지에 대한 실측은 인력 부족 문제로 확인할 여건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여건이 확보된다면 실측을 통해 승객 집중도가 몰리는 시간대에는 자유석을 추가로 편성하는 방안과 열차 내부 개조를 통해 간이 좌석을 추가로 설치하는 방안을 통해 이용객들의 불편을 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민우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