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잎이 울려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유명한 가요가사처럼 시각장애인 복지관에서 출발한 버스를 기다리며 우리들의 가슴에는 봄과 목포에 대한 기대가 벅차 올랐다. 광주 시각장애인 독서 클럽 젊은 느티나무 화원과 하하문화센터 그리고 일움학교 미녀군단 40여명은 예향 목포를 향해 힘차게 출발하였다. 생명으로 가득한 4월의 활기를 느끼며 한시간 여를 달려 유달산 자락의 목포 문학관에 도착했다.
목포 문학관에는 김우진, 박화성, 차범석, 김훈 등 목포 출신 작가들의 흔적이 가득했다. 김우진은 우리나라 연극에 극대극을 최초로 도 입한 문인으로 보수적인 유교 가정에서 성장했으나 전통 인습을 완전 부정하고 서구 근대 사상을 탐익한 작가로 한국 최초의 여성 성악가 윤심덕과 현해탄에 몸을 던졌다. 박화성은 한국 최최의 여류 장편 소설가로 확고한 이념을 가진 인물을 작품 내에 항거의 방식으로 등장시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한 작가이다. 대표작은 "고향없는 사람들", "백화" 등이 있다.
연극연출가로 희곡작가인 차범석은 한국적 개성이 뚜렷한 사실주의적 연극을 완성한 작가로 한국 전쟁의 상처, 문명화에 따른 인간성의 상실, 애욕 갈등, 정치 비리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루었는데 대표작은 "산불", "불모지", "귀향"등이 있다. 우리나라 평론 문학의 돋보적 존재인 문학평론가 김 현은 불문학자이기도 하고 프랑스의 현대문학과 사상, 특히 실존주의 사상의 영향을 받아, 실존적 정신분석 방법에 기초를 둔 비평으로 많은 활동을 했다. 점심은 맛있는 제육볶음이었는데 밴댕이 젓갈과 밑반찬이 풍미를 더해주었다. 천연기념물 제 500호인 갓바위를 보고 봄 기운이 가득한 갓바위 공원도 산책했다.
우리의 마지막 목적지는 세월호가 거치중인 신항이었다. 노란 리본들에 적힌 사람들의 바람이 흔들리고 있었다. 펜스를 통해 멀리서나마 바라본 세월호의 모습에 우리는 너무나 마음이 아팠고 9명의 미수습자들도 얼른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만을 다같이 기도했다. 우리는 별이 된 아이들에게 마음 속으로 외쳤다. "얘들아, 기억할게! 행동할게! 진실을 꼭 밝힐게!" 그렇게 우리는 우리의 봄날을 마무리했다.
첫댓글 문학기행 이모저모 소식에 감사합니다.목포문학관에 대해 잘 배웠어요.훌륭한 문인들의 사상,문학배경 등.시각장애우들과 함께한 보람찬 하루가 고스란히 다가옵니다.
나도 어제,목포신항에 갔습니다.친척 식구들 행사가 있어,부둣가 근처 어디서 보기로 했는데 일찍 출발해 세월호가 거치된 곳으로 갔어요.아주 거대한 배 옆에 가로누운 초라하고 처참한 모습이 보입니다.슬픈 노랑색의 물결.열심히 리본을 만들어 추모의 마음을 적는 사람들.벽에 붙여진 아이들,희생자들.한숨이 절로 납니다.왜이런 일이..유해가 수습되면 분향소가 마련된다는데 아직 아쉽습니다.슬픈 얼굴들을 뒤로하고 돌아오는데 노을이 지는 황금빛 물결들이 같이 울어줍니다.
평화광장서 본 음악분수.세월호의 고통과 함께 하겠다는 빛그림이 인상 깊었고.오늘 집에 와 유난히 비행기 소음이 시끄러워 귀를 막는데,공군출신 큰애 말.하늘 봐.에어쇼 해.베란다로 나가니.슝슝.그리고 세월호 리본 그림 그리며 슈웅.3주년 추모입니다.너무 안타까운 일입니다.컴 고장 나 폰으로 댓글 전합니다.♥
문학기행을 다니면서 박화성 김현 김우성 차범석 문학관에 이렇케도 자세히 듣고 보고 생각히기는 처음이에요.
가온언니가 한번더 상기시켜 주어서 좋았어요
세월호 앞에서는 우리들의 자녀여서 너무나도 눈물이 났어요. 직접접하니 마음이 아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