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안녕
김정수
서로의 끝이 아닌 새로운 길모퉁이
하얀빛 아스라이 지워진 별들 자리
나와 너 옅어 가는 기억 한동안은 볼 수 있겠지
2014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
바야흐로
우정숙
철없던 딸 일적엔
그 마음 몰랐었다
안 오면 기다리고
간다면 서운하고
똑 닮은 자식바라기
엄마모습 내 모습
2014년 《시조21》 신인상 등단
◯
-성철스님 생가에서
오은주
분별없는 하늘 아래 한 생각 넘어서면
내 안에 그대 있고 그대 안에 내가 있네
미움도 상처 난 사랑, 언제나 처음 그 자리
2015년 국제신문, 경상일보 신춘문예 당선
실화상봉
장계원
마음을 다한다는 건
못내 지켜보는 일
서릿발에 서 있어도
발가락이 따스운 일
바람 벌 끝자락에서도
초록 별로 돋는 일
2015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
무릇, 꽃무릇
류미야
나는 살아도 보고 죽어도 보았어요
붉어진 눈시울쯤 잠시 감았다 뜨면
몸 없이 마음으로도 꽃피는 걸 알았어요
2015년 《유심》 등단
독거노인
김광희
빈집에 들어서면
등허리 가려워서
문설주 등을 대고
비비고 긁어본다
헌 집이 시원하다고
돌쩌귀가 삐그덕
2016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
사려니숲길
박경화
너의 침묵 앞에선 느낌표도 불경이다
쭉쭉 뻗은 햇살들만 소리 없이 드나들 뿐
바람도 이곳에 들면 뒤꿈치를 살풋 든다
2016년 《시조21》 등단
사막개미
김장배
불타는 사막 천리 먹이 찾아 떠났다가
빈손으로 돌아오는 쏜살같은 귀가 행렬,
그나마 다친 더듬이, 신의 선물 남았으니
2017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
참 곱다
손확선
성정이 마른 할배 말끝마다 버럭한다
깜짝깜짝 놀란 가슴 평생 안고 살아가도
미운 맘 들지 않기를 기도하는 저 할매
2017년 《시조미학》 등단
가로등
유설아
해지고 달이 가도 한결같은 그 자리
작은 별 하나가 와 어둔 길 밝혀 주면
오늘도 외진 모퉁이 쓸쓸하지 않겠다
2017년 《시조문학》 신인상 등단
꽃구경
심금섭
망백望百의 아버지
봄빛 잡고 울먹이네
못 잡을 꽃 타령에
목메는 그 따라가네
가만히 들여다보면
십리 여울, 흐르네
2019년 《시조21》 등단
영도다리
박서익
토요일 오후 두시
사이렌 길게 울고
팽팽하게 일어선다
환호 받는 무지개
시선들
돌돌 말리며
숨소리도 멎는다
2020년 《시조21》 신인상 등단
호객전呼客戰
김남미
날이 선 대립각의 각축전이 벌어지는
메아리도 길을 잃는 의사당 앞마당에
초복날 닭발은 없고 오리발만 수북하다
2021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
낮선 여인
박미분
거울 속 낯선 여인 어디서 본 듯하다
청실홍실 꿈을 꾸던 젊은 일기 들춰보면
어긋난 데칼코마니 겸연쩍게 웃는다
2021년 《시조21》 신인상 등단
억새
이예진
화려한 날은 가고 버려진 산 어귀에
스스로 뼈를 훑는 쓰쓰싹싹, 깊은 결기
해 저문 어깨동무에 바람마저 삼간다.
2021년 《시조21》 신인상 등단
가을 밤
전복이
풀잎을 간질이는
별빛도 손이 차다
울다 지친 풀벌레의
가슴에도 달이 지고
바람만 풀씨를 깨워
땅속 깊이 묻는다
2021년 《시조21》 신인상 등단
아기씨
김봉대
어물동 황토마을 산자락 무릎쯤에
수줍게 고개 들어 바람에 한들한들
바람꽃 변산 아기씨 신접살림 나나보다
2023년 《시조21》 신인상 등단
- 2024. 청도국제시조대회 거리시화전 『단시조의 향기』들풀시조문학관 가로
카페 게시글
시조
단시조의 향기 / 들풀문학관 거리 시화 4
김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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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09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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