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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결코 혼자서만 살 수 없다. 사람들이 모여 구성한 ‘사회’는 이미 서로 도우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 전제되어 있는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과거 우리 사회는 ‘이웃사촌’이라는 단어가 널리 통용되었듯이, 대부분의 마을에서는 이웃과 더불어 사는 것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근대화가 진행되고 공동체의 유대가 옅어지기 시작하면서, 이웃들과의 소통은 점점 더 희미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것의 가치를 인식하고, 공동체의 모습을 회복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 책은 윌슨이라는 아이와 이웃에 사는 기기 할머니와의 관계에서부터 비롯되고 있다. 아마도 기기 할머니는 혼자서 살면서, 집이 낡은데도 제대로 수리도 하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여겨진다. 그런 기기 할머니를 보면서, 윌슨은 할머니에게 해드리고 싶은 것들을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할머니 집의 벽을 밝은 색으로 칠해주고 싶다는 소망과 낡은 창문을 고쳐주겠다는 것, 그리고 마당에 울타리를 쳐드리겠다는 생각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처음에 기기 할머니에게 건네는 말로 시작했지만, 아이스크림 가게 아저씨와 지나가던 아줌마가 윌슨의 뜻에 공감을 하는 반응 보여준다.
윌슨은 더 나아가 발코니의 계단을 고치고 굴뚝 청소를 하며, 지붕과 피아노를 고쳐드리겠다고 기기 할머니에게 다짐을 한다. 그때마다 할머니는 윌슨의 존재만으로도 행복함을 느끼고, 그의 마음을 따뜻하게 품어준다. 그리고 윌슨의 뜻에 동조하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나서, 도서관 사서 선생님과 선생님에게도 전달되게 되었다. 하지만 당장 무엇인가를 할 수 없었던 윌슨은 그러한 생각을 마음에 품고 단지 ‘언젠가 꼭....’이라는 말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윌슨의 마음에 공감했던 마을 사람들은 바로 ‘오늘’ 여러 가지 도구들을 들고 와서 기기 할머니의 집을 고치는데 힘을 보탠다. 아이의 따뜻한 마음이 온 마을 사람들에게 전달되어 마침내 그 결실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은 주변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문화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지금의 현실에서, 꼭 아이들과 함께 읽고 싶은 주제라고 하겠다. 사람들은 누구도 혼자서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누군가와 더불어 살아가면서 마음을 나누고,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한 시대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의 가치를 일깨워 줄 수 있는 내용이라고 여겨진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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