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글라스는 적어도 40~50만원 가량 되는 걸로 사세요..
가방도 한두 개는 명품으로
들고 다녀야 남자들이 얕보지 않죠.
그래야 남자들이 선물할 때
비싸고 좋은걸로 해준단 말예요..
이것은 오십 넘은 남자가
내게 건넨 조언?이었다.
한마디로 있어 보이는 여자로
나를 내보이라는 얘기였는데
이런 얘기를 여자도 아닌
남자에게서 듣고있는
상황이 우스웠고,
이사람은 아직 나에 대한 파악이 안됐구나 싶어 얘기 주제를 돌렸다.
비싸고 멋진 것이야 가지면 좋겠지만
소비라는 것은
내가 번 수입에서 몇 프로를 정해서
허용해야 할 일이고,
선물 욕심으로 남자 만나는 일은
노는 애들의 몫이요,
나같은 시골농부에게 샤넬백이란 진품이어도 짝퉁으로 보일거라며 웃어넘겼다.
텃밭에 구멍난 호스로 물 주면서
구찌 선글라스가 어울리겠냐고..
그남자가 말하는 현실과 내 생각이 교차되며 우습고 씁쓸한 순간이었다.
돈 좀 있어 보여야 하는 현실.
그래야 무시당하지 않고 남들에게서
한 번 더 눈길을 끈다는 얘기.
거기에 이어져 비싼 물건을 선물로 받으려는 거지근성까지..
도대체가 생각들을 어디로 하는건가?
요즘 사람들은 그런 걸 별스럽지 않게
당연시 여기는 건지
내가 촌스러워 못 따라가는 건지.
멀쩡히 잘 굴러가는 내 차를 보며
이젠 새 차로 바꿔라,
메이커 옷 좀 사 입어라,
애한테 비싼 운동화 사줘야 한다며
그는 내게 주문이 많았다.
정작 조언을 해 준 그남자는
경제력 부족으로 매번 여자에게 차이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