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작나무의 유언 ■
김 병 중( 1955~ )
자작나무는 한그루 나무보다
그 숲을 보아야 하고
숲이라도 여름 숲보다
한겨울 숲을 보아야 한다.
그 숲에 처연히 선
눈 내린 자작나무 숲에
햇빛 은총이 교교히 내리면
숲은 하늘과 접신하는
반짝이는 뿔들의 예배가 시작된다.
나무가 꽃이 되어 권하는 화촉의 시간
누가 언땅에서 서약을 하는 건가.
숲은 불태워도
자작자작 제 이름을 부르며 죽고
숲을 좋아하는 시인은
자작자작 제 시를 쓰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말은
자작나무가 남기는 마지막 유언이다.
매년 이맘때 전시회가 다가오면, 많은 자작나무 숲을
그림으로 그려봅니다.인제골의 자작나무 숲이 좋아서
오대산 노인봉 기슭 자작나무 숲이 그리워서, 머나먼
바이칼 호수를 감싸고 있는 거대한 자작나무 숲속을
아련한 동경심과 경외심을 가지고 그려보곤 하지요.
형님시인의 말씀대로 아무리 봄,여름,가을의 자작나무
숲을 그려 보아도 결국에는 겨울로 되돌아 오게 되는
바로 그 자작나무 숲입니다.
이 멋진 시에 볼품없는 그림을 얹어서 동행해 봅니다.
( 36×51cm,황목,수채화 )
첫댓글 아, 자작나무 그림
멋진 터치와 시베리아 색감
즐감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