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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전 3권으로 된 시리즈물이면서, 또한 각 권이 독립된 이야기를 갖춘 구성을 취하고 있다. 1권과 2권은 아직 읽지 못했으나, 3권을 통해서도 이 책의 성격을 충분히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아이들이 ‘탐험’을 하면서 그 과정에서 닥치는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3권에는 ‘타임 퍼즐과 시간의 문’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데, ‘시간의 문’을 통해 200년 후의 세계로 시간여행을 한다는 발상이 담겨있다. 그동안 ‘시간여행’이라는 소재는 SF의 다양한 소재로 활용되어 왔으며, 이른바 ‘타임머신’을 통해 원하는대로 또는 무작위적인 시간 여행의 길로 접어든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시간의 문’이라는 공간 이동 장치가 시간여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기능을 하고 있다.
우연히 한라산에서 발견된 ‘괴물체’가 바로 ‘시간의 문’이라는 역할을 하며, 호기심이 가득한 아이들은 그것을 관람하면서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며 미래로의 시간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러나 아이들이 도착한 미래세계는 그리 낙관적인 모습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편리함을 추구하느라 암기에 도움을 주는 약 따위를 개발하여, 큰돈을 버는 제약회사와 야쾨장이라는 회장이 등장한다. 반면에 그러한 약들이 인간의 창의성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반대하는 활동으로 그에 맞서는 괴박사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기본적으로 이 책은 수학과 과학적 문제 해결을 추구하고자 하는 의도를 지니고 있기에, 이러한 대립에서 궁극적으로 승리하는 것은 ‘창의성’을 강조하는 괴박사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터넷과 각종 과학 문물에 둘러싸여 있는 지금 우리의 삶의 모습 역시 오히려 편리함을 추구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진단할 수 있다. 어쩌면 미래 세계의 에피소드를 통하여 현재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겠다.
이 책에서는 탐험대 아이들이 닥치는 상황에서 다양한 문제들이 제시되고, 그것을 수학과 과학적 원리를 통해 해결한다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서 본문에서 제시된 다양한 이론이나 지식에 대해서, 별도의 항목을 두어 설명하고 있다, 나아가 소제목으로 제시된 내용이 매듭지어지는 부분에 ‘수학 과학 톺아보기’라는 항목을 두어, 다양한 문제를 제시하여 아이들이 풀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른바 독자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하고, 또한 학습 능력을 함양시키려는 두 가지 의도를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문제들이 제시되어 있어, 잘 이용할 수만 있다면 효과적인 학습을 위한 동기를 유발하는 기능으로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또한 아이들이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 역시 수학이나 과학적 원리를 토대로 하고 있어, 해당 과목을 두려워하는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유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대체로 청소년 대상 이야기책들이 그러하듯이, 이 책 역시 선악의 이분법적 구분이 명확하게 전제되어 있었다. 제약회사를 이용하여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마법사 호닉스와 그의 하수인인 난쟁이가 끝내 ‘시간의 문’에 갇히고, 문제를 해결한 아이들이 다시 현실로 복귀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귀결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미래세계의 박탐정과 마법사인 드라버와 재롬의 도움으로 아이들은 자신들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풀어나가기도 하였다. 흥미와 학습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저자의 의도가 잘 전달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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