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피제(相避制)・향피제(鄕避制)
1. 의의
상피제(相避制)・향피제(鄕避制)는 고려ㆍ조선 시대에 일정한 범위 내의 친족(親族) 간에 동일관사(同一官司. 동일한 관청(官廳). 官衙[관아]) 또는 통속관사(統屬官司. 통속 관계의 관청(官廳. 官衙[관아])에 근무하지 못하게 하거나 청송관(聽訟官. 재판관)・시관(試官. 지공거. 과거출제위원)이 될 수 없고 어떤 지방이 고향(故鄕)이거나 연고(緣故)가 있을 경우 파견할 수 없게 하던 법으로 상피제(相避制)・향피제(鄕避制)는 관료제(官僚制)의 발전과 표리 관계를 이루고 발전되었기 때문에 고려와 조선시대에 성문화되었다.
2. 제도적 의의
질서 확립을 위한 힘의 분배(권력분산과 균형)를 추구했던 것으로 특히 조선시대는 관료제를 지향했던 사회였기 때문에 골품제도의 신라나 잡다한 이성귀족(異姓貴族)으로 구성된 고려의 귀족제 사회보다는 왕권의 집권화와 관료 체계의 질서확립 과정에서 권력 분산이 더욱 필요했기 때문이다.
3. 종류
가. 상피제(相避制) : 친족상피(親族相避)
지방관은 친척이 같은 관청에 임명될 수 없다는 원칙으로 부자간, 형제간에도 같이 근무할 수 없었다(부자상피, 형제상피)
나. 향피제(鄕避制) : 지역상피(地域相避)
지방관은 자신의 고향이나 연고지에 지방관에 임명될 수 없었다..
4. 제도
가. 신라
골품제(骨品制) 하의 신라에서 재상급에 속하는 최고위 관직에서만 부자간의 상피가 행해졌던 단편적인 사례가 발견되지만 성문화된 것은 아니었다.
나. 고려
고려의 상피제는 13대 선종(宣宗) 9년 1092년에 제정되어 오복친제(五服親制)에 바탕을 두고 실시되었다. 적용되는 친족 범위는 본족(本族)과 모족(母族)·처족의 4촌 이내와 그 배우자로 규정하였다. 뿐만 아니라 대간(臺諫, 대성[臺省])의 경우 사돈(査頓) 간에도 상피가 적용되었다. 고려의 상피제는 외족과 처족은 모제(母制)인 중국 송(宋. 북송 960~1127. 남송 1127~1289)나라 제도와 비슷했지만 본족(本族)에 있어서는 그 적용 범위가 크게 축소되었고 그 적용이 잘 지켜지지 않았던 경우도 많았다.
나. 조선
조선시대 상피제 규정은 4대왕 세종 때에 성립되었다. 적용 범위는 신라나 고려에 비해 상피제의 적용 범위가 더욱 확대되었다. 고려시대와 마찬가지로 친족·외족·처족 등의 4촌 이내로 한정했으나, 법외(法外)에까지 확대, 적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의정부(議政府)를 비롯, 병권을 전장(專掌)하는 군사기관과 법을 다스리는 청송관(聽訟官)과 시관(試官. 고시관) 등 거의 모든 관직에 적용되었고 고려시대에 비해 엄격히 적용되었던 점이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용어 설명
5복친제(五服親制)
망자(亡者)와의 혈통관계의 원근에 따라 차등 두는 오복제도(五服制度)로써 친족관계의 경중을 정하는 표준이 되고 친족간에 행해지는 행위의 효력과 범죄의 경중을 설정하는 준칙.
오복(五服)
상복 | 기간 |
참최(斬衰) | 3년. 부모상, 장자상(長子喪 |
재최(齊衰) | 1년. 둘째아들(次子)이하 상 |
대공(大功) | 9월. 종형제와 종자매를 위한 복 |
소공(小功) | 5월. 증조부모나 제종형제를 위해서 입는 복 |
시마(麻) | 3월 |
대간(臺諫, 대성[臺省])
서경(署經)을 담당하는 어사대(御史臺)+중서문하성의 낭사(郎舍)
시관(試官. 考試官[고시관])
知貢擧(지공거). 과거를 출제하고 채점하는 시험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