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현대인들의 책 읽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음료와 함께 책을 즐길 수 있는 ‘북카페’가 등장했다 .
서울 익선동 ‘파이키’, 서울 강남구 ‘욕망의 북카페’, 서울 마포구 ‘채그로’ 등 카페에서는 매장에서 자유롭게 책을 대여할 수 있으며, 또는 개인이 가져온 책을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읽을 수 북카페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실시한 ‘21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만 19세 이상 성인 중 지난 1년간 도서를 한 권 이상 읽은 ‘연간 종합 독서율’(종이책, 전자책, 오디오북 중 한 가지 이상을 읽거나 들은 비율)은 47.5%로 19년도 대비 8.2% 감소했다, 성인 절반 이상이 1년 간 책을 한권도 읽지 않는 셈이다. 평소 책 읽기 가장 어려운 이유로 성인은 ‘일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를 꼽았으며, ‘책 이외의 매체 콘텐츠 이용’의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책 읽을 시간조차 없을 만큼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 괜스레 책을 꺼내 읽고 싶게 만드는 레트로 형식의 북카페 ‘베란다’.
서울 종로구 사직동 지난 6월에 문을 연 북카페 ‘베란다’. 이곳은 카페 사장인 안모(37•여)씨가 캄보디아의 바닷가 앞 리조트 이름을 그대로 가져와 지은 것으로, 늘 그곳에서 편히 쉬었던 추억을 손님들에게 그대로 전하고픈 (사장님의) 마음이 담겨있다. 해외여행을 갈 때 마다 그 나라의 북카페에 들러 그림을 그리며 커피 마시는 걸 좋아해 한국에도 이처럼 편안한 분위기의 카페를 만들고 싶어 시작했다고 한다. 카페 곳곳에 자기계발, 고전, 종교 등 다양한 종류의 도서를 마련해 카페에 방문한 손님들이 자연스럽게 책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데,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갖고 있던 책, 지인들과 주변에 거주하는 손님들이 주고 가거나, 종종 손님들이 다 읽고 두고 간 책들로 약 1천권 정도 된다.
카페 사장 안모씨는 “조용히 책만 읽어야 하는 북카페가 아니기 때문에 편하게 커피를 마시러 오셨다가 책에 관심 없던 분들도 책을 쓱 한번 읽게 되는 곳이다”며 ”읽으려 하지 않아도, 책이 곧 인테리어인 곳이기 때문에 저절로 눈길이 가고 강요하지 않아 오히려 편하게 독서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페 외관은 한옥을 개조해 만든 형식으로 내부 모습을 궁금케 하며, 문을 열고 들어가면 커다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책장이 옛날 서점을 떠올리게 한다. 카페 내부로 들어가면 조용히 책을 읽기도 하고 노트북을 들고 와 작업을 하는 혼자 온 손님들의 모습과 연인 혹은 친구와 함께 대화를 나누는 둥 카페 방문객들은 각자의 시간을 자유롭게 보내고 있다. 카페를 찾는 손님들의 연령층은 매우 다양하며, 분위기를 즐기러 멀리서 찾아오거나 회사 점심시간에 들러 동료들과 잠시 쉬다가는 2-30대, 엄마 손을 잡고 오는 아이들, 종종 원서 책을 가져다주는 60대 그림동호회 어르신들도 있다.
26일, 혼자 카페를 찾은 최모(26)씨는 "개인 업무를 보기 위해 조용한 카페를 찾곤 한다 "며 "사실 평소에 책을 자주 읽지는 않지만 주변에 책들이 많다보니 구경하게 되고 맘에 드는 제목의 책이 보이면 꺼내서 읽게 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