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도시 춘천, ‘B급 시민의식’이 도시 네임밸류에 먹칠하나?
시내 중심가 중앙로, 무단투기 쓰레기·껌 자국·낙서 등에 몸살
브라운오번가·춘천시, “성숙한 시민의식 바라”
▲ 명동 닭갈비 골목 입구, 대만 관광객을 환영하는 현수막을 누군가가 훼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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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명동 닭갈비 골목 입구. 대만 관광객을 환영하는 현수막 아래, 외국인 관광객들이 줄 지어 입장하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현수막은 절반가량이 찢어진 상태다. 닭갈비 골목에서 장사를 하는 김 아무개 씨는 “간밤에 웬 취객이 난동을 부리더니 현수막을 찢어 놓고 갔다”며 혀를 찼다.
명동길 곳곳엔 불법 투기 쓰레기가 널브러져있다. 종량제 봉투에 싸 버린 쓰레기는 양반이다. 먹다 버린 일회용 컵, 담뱃갑과 꽁초, 전단지 등이 바람에 휘날린다. 길거리 복권판매점은 아예 ‘가게 앞에 쓰레기를 그만 버리라’고 공고를 내 걸었다.
시내 브라운 5번가 등지 보도엔 씹다 뱉은 껌 자국이 가득하다. 브라운 5번가 CGV 앞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보도가 시커멀 정도로 껌 자국이 많아 미관을 해친다”며 “가게 앞이 더러워 보여 손님이 발걸음을 돌리진 않을까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미관을 해치는 ‘B급 시민의식’은 시내 곳곳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브라운 5번가 실내 상가 내벽엔 욕설과 성적 농담을 담은 낙서가, 실외 흡연구역엔 재떨이가 있음에도 바닥에 버려진 담배꽁초와 가래침이, 명동 거리 곳곳엔 아무렇게나 버려놓은 거리 홍보물이 눈에 띈다.
9일 정오, 시내 명동을 지나던 시민 전주현(30·교동·여) 씨는 “특히 CGV 앞 공터에 쓰레기가 많아 볼 성 사납다고 느낀 적이 많았다”며 “명동은 외부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춘천의 중심지인데, (시민들이 버린 쓰레기, 껌 등이) 춘천을 불청결한 도시로 보이게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춘천 명동 브라운 오번가 관리사무소 측은 “눈에 보일 때 마다 청소를 하려고 하는데도 껌 자국의 경우는 관리에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토로했다. 더군다나 브라운오번가는 개인사유지이기 때문에 시에서 청소와 관련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적은 ‘쓰레기 사각지대’이기도 하다. 사무소 관계자는 “껌은 금방 떼더라도 자국이 늘 남는다”며 “나이 든 분들보다는 학생들이 껌을 뱉고, 낙서를 하는데 공중도덕을 꼭 좀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시 청소행정과 차상희 주무관은 “중앙로 명동 지역은 워낙 쓰레기가 많은 지역이라 일몰 후 쓰레기를 배출하고, 토요일엔 배출을 하지 말라달라고 상가 측에 요청을 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다”며 “정해진 시간에만 쓰레기 배출을 해도 쓰레기 문제가 많이 개선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아울러 시 경관과는 ‘명동길 컬쳐프로젝트’를 마련해 시내 명동에 한류 문화 거리 사업을 조성한 상태다. 경관과 측은 “명동에 후미지거나 방치된 곳을 그래픽·디자인 요소로 채워 넣고 미관을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했다”며 “청소·미관 문제는 시민의식을 떠나 앞으로 시측에서도 더 대처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타 지자체는 불법투기 쓰레기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속초시, 서울시 용산구는 쓰레기 무단투기 근절을 위해 ‘스마트 CCTV’를 설치했다. 불법투기가 상습적으로 이뤄지는 지역에 CCTV를 설치해 사람이 접근할 시, 쓰레기 배출 안내 방송과 함께 경고 화면이 나오는 식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용산구 경리단 길의 경우엔 외국어 음성 출력 기능을 탑재하기도 했다.
문화 관광 도시 춘천을 대표하는 명동길, 성숙한 시민의식과 관련 대책 방안 마련으로 ‘아름다운 길’로 거듭나야 할 때다. 용지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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