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 없슴이 맞다. 그냥 잊고 지나가는게 나을수도 있다 싶기도 하다. 어린시절 나는 카드 만들기를 좋아했다. 말린 꽃잎을 붙이고 촌스런 그림에 어설픈 문장으로 문구를 적어 만든 카드를 내가 좋아하는 친구나 친척들에게 우편으로 보내곤 했다. 어머니는 우표값이 아깝다며 쓰잘대기 없는 짓이라고 하셨지만,,, 지금 생각하면 누구의 눈에도 들어오지 않을 정말 쓰잘대기없는 짓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시절에는 카톡같은게 없었으니까 크리스마스 카드, 신년연하장, 같은것은 대체로 문구점에서 돈을주고 구입했다. 예쁜 그림이 그려진 넉서리한 카드도 많았고, 가격도 심심치가 않았다. 어쩌면 여러장을 구입하기에는 내 호주머니 상황이 허락하지 않았을수도 있다. 그럼 생략하면 그만인데, 굳이 허접하게 만든 카드를 꼭 보내야 했을까. 아마 누구도 반겨주지 않았을수도 있다. 내놓고 보일 수준도 아니고 그렇다고 간직할만한것은 더욱아니었으니까. 사실 소질도 없었다. 배운적도 없었고. 그냥 도화지를 접고 잘라서 마른꽃잎을 붙여놓은 수준이었으니까.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다. 그런데도 왜 그리 열심이었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지금 카톡으로 신년인사를 대신하고있는 행위도 그때와 같지않을까. 지금은 카톡이 보편화되어있다. 누가 제작을 했는지 모르지만 근사한 내용의 동영상도 끊임없이 돌고있다. 나도 그런 동영상을 만들어보고 싶은데,,, 배우는게 어렵다. 외국어도 아닌데, 알아듣지를 못하는 순간이 내게 이미 온것이다. 말귀를 못알아듣는 것이다. 소리에도 문제가 있다. 헨드폰도 스피커폰을 사용하고 있는중이다.휴! 여기까지 와버린것이다. 하늘이 잔뜩 흐리다. 미세먼지인지 안개인지 모르겠다. 이렇게 또 한해가 가고있다. 올 한해동안 뭘했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걸보면 한게 없는거 맞다. 잠을 자고, 또 잤다. TV를 보고 또 봤다. 유튜브 동영상을 보고 또 봤다. 어제부터 밖엘 나가보지도 않았다. 그래도 살고있고 한해는 어느세 갔다. 내가 뭘 하던 안하던 시간은 빠르게 지나가고 있는중인데, 그럼에도 내 끝날은 왜 안보이는것일까. 커피를 한박스 샀고, 식용류 한병을 더 사려고 하는중이다. 끝날을 기다리면서도 사재기는 왜 하고있는 것일까? 사는데 미련이 없다는것은 말 뿐인가. 사는 동안은 필요한게 맞다. 빨래를 접어놓으면서도 '이건 아직 멀쩡하다' 는 생각도 한다. 그렇다고 이 옷이 다 헤질때까지 살겠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그건 아니다. 버려질게 아쉽다는 말이긴 하지만, 그게 그 얘기 아닌가. 물질이 풍요로운 사람들은 어떻게 죽을까. 놓고가는게 아쉽지는 않을까. 거기서 부르는데야 ' 잠간만요'는 없다. 아무것도 가진게 없다 싶은 나도 옷장의 옷이나, 신발장의 신발들이 주인을 잃고 버려지는게 아쉽게 생각되는데 말이다. 오늘이 한해의 마즈막날이다. 아니, 진짜 설날은 아직이라고 내속에서는 속살거리는게 있다. 한번더 마즈막 인사를 나눌 시간은 있다는 게으른 사람만의 특징이다. 나는 언제 가지? 언제가지? 하나님 아버지, 저 언제가요? 저 언제가요? 갑자기 생각나는 얘기가 있다. 아주 오래전, 그러니까 50년도 더 전이면 내가 몇살이었더라? 무척이나 결혼이 늦었다. 동내친구, 학교친구, 다들 결혼해서 갔고 나 혼자 남았다. 홀어머니의 외동딸에 별반 내세울것도 없는대다가 연애도 못했으니 천상 중매인데, 호감으로 강조할 여건이 전혀 없어서인지 좀처럼 결혼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때, 친척과 친구가 동시에 들고온게 남편의 생년월일이었다. 더는 기다리기 어려워서 한 선택이었다. 아니, 사람이 사람이지 사람 아닌사람이 있겠나 싶어서 한 선택이었다. 나 아픈줄알면 남 아픈줄도 알겠거니 했고, 그러면 되는것 아니냐는 생각이었는데,,, 그것은 말도아닌 실수였고 함정이었을줄을 그때는 몰랐다. 다들 결혼해서 어떤 친구는 학부형이 되기도 했는데, 나는 언제 결혼하게 되느냐고, 그때도 나는 무척이나 조급해 했다. 마치 지금 언제 가느냐고 묻고있는것처럼. 왜 지금 그때 생각이 나는 것일까. 그때의 실패가 너무도 심했기때문인지 갑자기 두려운 생각이 든다. 내팔자이고, 내 운명이라면 할말이 없지만 그때의 무모했던 선택이 가저온 결과가 그거였다면 이제는 달라져야하지 않을까. 또 되풀이 되어서는 안되지않을까. 보체는것은 그때로 족하다는 생각인것을 보면 두렵기는 두려운 모양이다. 주님, 선대하여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불쌍히 여기시고 부디 선대하여 주십시요.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