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질의 퇴장과 베아트리체의 출현
<제30곡의 개요>
1)나의 신부여 나오라(1-33)
2)단테여 아직 울지 말아라(34-72)
3) 어찌 그의 기를 꺾으시나이까(73-99)
4) 베아트리체 단테의 허물을 책망함(100-145)

1.줄거리
행렬의 행진이 멈추자 진실된 무리(24장로:구약 상징)가 수레(교회-신약)로 몸을 향한다. 24 장로중 하나가 ‘오라 나의 신부여! 레바논에서(아가서4:8)’라고 노래 부른다.100명의 노래하는 천사가 공중에 나타난다(16-18행). 그들은 꽃비(a rain of flowers)로 공중을 장식한다. 꽃들을 뚫고 신.망.애(信.望.愛)의 옷을 입은 베아트리체가 나타난다(31-33행). 단테는 베르길리우스를 향해 돌아섰는데 그는 이미 떠나고 없다. 그가 없는 슬픈 심정을 강도높게 토로한다(46-51행).
스승이 떠나 가버린 것을 알고 눈물을 흘리는 단테를 베아트리체는 엄하게 꾸짖는다(57행). 정말로 울어야 할 것이 있다고 말한다(55~57행).수레의 왼쪽 끝에서 너울을 쓰고 단테에게 눈을 주면서 ‘나는 베아트리체이다.’ 라고 말한다(73~75행). 단테는 부끄러워서 이마를 들지 못한다. 천사들의 합창 소리를 듣고 위로를 받는다. 그러나 베아트리체는 단테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은사를 바로 사용하지 않은 죄를 엄히 책망한다. 그를 구원의 길로 인도하고자 부득불 지옥 순례를 하게한 경위를 설명한다. 베아트리체의 입을 빌어 단테는 자신의 죄를 깊이 되돌아보고 있다.
2.본문강해
1)나의 신부야 나오너라(1-33행)
아랫 하늘의 북두칠성이 사공으로 하여금 포구로 돌아가게 하듯(3행), '첫 하늘(엠피리오)의 일곱 성좌(6행)'는 누구에게든 제 할일을 알게 해준다. 일곱 성좌는 앞서 행렬을 인도한 일곱 촛대를 가리키며 이것은 또한 성령의 일곱 은사를 뜻한다. 일곱 성좌가 멈추었을 때 ‘진실된 무리(8행)’곧 24 장로(구약)중의 하나가, ‘나의 신부야 너는 레바논에서 나오라(VENI SPONSA DE LIBANO)(아가서4:8)’를 노래하자 모두 따라 부른다. 24인의 장로 중 하나는 아가서-雅歌書(The song of songs)이다. 구약은 교회의 출현을 대망했다. 꽃들의 구름 속에 새하얀 너울 위를 감람으로 질끈 매고 초록색 웃옷 아래 타오르는 불꽃의 빛깔을 입은 베아트리체가 단테 앞에 나타났다(31~33행).베아트리체의 의상은 신망애(信望愛)를 상징하고 있다. 베아트리체의 출현을 묘사한 장면이 황홀하다.
2)아직 울지 말아라(34~72행)
베아트리체가 나타나자 단테는 '옛 사랑의 줄기찬 움직임을 느낀' 나머지(39행) 스승 베르길리우스에게 '떨리지 않는 피란 한 방울도 없나이다(46행)'라고 말한다. 베르길리우스는 이미 떠나가고 없다. 그의 슬픔은 절정에 달한다(52~54행). 베아트리체는 단테에게 그대는 잘못 울고 있다."단테여!"를 부른 베아트리체(55행)의 말은 '이 시의 절정이다'(climax of the poem). 마땅히 울어야 할 '다른 칼'이 있다(57행) 고 말한다. 예수께서도 '나를 위하여 울지 말고 너와 너희 자신을 위하여 울라’고 말씀하셨다. 눈물에도 우선순위가 있다는 뜻이다. 자신의 죄에 대한 통렬한 심판의 눈물이 '다른 칼(57행)'이다. 단테에게 비친 베아트리체는 에로틱한 여인의 모습이 아니고, 엄격하고 의젓한 해군제독(62행) 혹은 여왕(70행)처럼 보였다.
3)어찌 그의 기를 꺾으시나이까(73-99행)
단테는 면사포 때문에 똑똑히 그녀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베아트리체는 '나를 자세히 보라. 진정 나는 틀림없는 베아트리체로다(73행)'라고 말하면서 단테를 책망한다. 단테는 부끄러워서 풀밭(77)으로 눈길을 돌린다, 책망을 듣고 단테는 '쓰거운 자비에는 매운 맛이 따른다(81행)'고 말했다. 천사들의 노랫소리를 듣기 전엔 눈물도 한숨도 없었다(93행). 천사들의 노랫소리는 '아씨여, 어찌 이다지 그의 기를 꺾으시나이까(94)?라고 말하는 것보다도 더 간절하게 단테를 위로하는 것 같앴다. 단테의 마음에서 탄식과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97~99행).단테와 베아트리체 사이에 천사들의 중재가 돋보인다.‘이탈리아의 등줄기(85행)‘는 아펜니노 산맥이다.‘무궁한 환(91행)’은 제천(諸天)의 환(環)이다.‘얼음(97행)’은 근심이다.
4)천사들에게 단체의 죄를 말하다(100-145행)
단테는 칼에 찔린 듯 회개의 눈물을 흘린다. 이윽고 베아트리체는 여전히 수레의 가장자리에 섰기만 하다가 천사들에게 그의 죄를 말하고 그를 회유하기 위하여 힘썼던 것과 급기야 그를 구원하기 위하여 지옥순례를 시킬 수밖에 없었던 경위를 설명한다.베아트리체는 왜 단테에게 직접 말하지 않고 천사들에게 간접으로 말했을까(106행).
천사들에게 그들의 지나친 동정심을 돌아볼 수 있게 함이요. 혼미한 상태에 있는 단테에게 직접 말하는 것은 효과가 덜 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운명은 별들에 의해, 하나님의 은총으로 말미암아 결정된다(109~114행). 단테는 하나님으로부터 은총을 받았으나 이 은총을 남용했다. 단테는 베아트리체의 사후 천상의 일을 버리고 지상의 일에 몰입했고, 다른 여인에게 관심을 가졌다(124~126행).행복을 겉치레하는 허깨비(following false images of good)를 따랐다(132행).베아트리체가 여러 가지 방법으로 그를 구하려 시도했으나 단테가 돌이키지 않자, 최후의 수단으로 지옥순례를 하게 했고 베르길리우스에게 단테의 안내를 부탁했다. 단테는 연옥산을 오르면서 7가지 도덕적인 죄를 모두 씻었다. 야나이하라 교수는 계명의 위반이 아니고 영적인 죄를 가리킨다고 했다. 생활의 방향이 잘못된 죄라고 한다.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를 잘못 사용하였다.
30곡에서 단테는 직유(simile)를 7번사용했다(1-7,13-18,22-33,43-45,58-66,79-81,85-99).신곡의 저자 단테의 이름이 단 한번 처음으로 거명되었다(55행).베아트리체의 단테에 대한 애정이 깊이 표현되어있다. 그러나 그것은 '쓰거운 자비에는 매운 맛이 따르는(81행)' 것 이었다. 그리고 단테의 강한 정감의 발로를 본다. 베르길리우스에게 베아트리체를 보았을 때 ' 떨리지 않은 피란 한 방울도 저에게는 없나이다(47행)' 라 했고, 스승이 사라진 것을 알고 슬픔이 극에 달했다(52~54행).베아트리체에게 매혹되었다가 책망을 듣고 수치감에 '이마를 들지 못했다(78행),'라 했고, 천사들의 위로를 듣고 '온통 내 마음에 엉키었던 얼음이 날숨과 물이 되어 버려 불안과 함께 가슴으로부터 입으로 눈으로 쏟아져 나오니라(97~99행)'는 표현은 격정 그 자체이다.
<참고문헌>
1.Robert Hollander/Dante, Purgatorio, Anchor Book, 2004
2.原 基晶(日譯)/ Dante著, 煉獄編, 講談社, 2014
3.矢內原忠雄(日語), 土曜學校講義(6), 煉獄編, Misuzu書房, 1969
4.Mark Musa, Purgatory(vol 2), Penguine Books,
5.최민순옮김, 단테의 신곡(하),연옥편 제28곡,p203-216, 가톨릭출판사
2007.4. 5. 홍 응 표 씀 ,2017. 5.19 수정
(인물해설)
베아트리체(Beatrice)
이탈리아의 위대한 시인 단테가 9세 때 첫눈에 반해(단테는 "그때부터 사랑이 내 영혼을 압도했네"라고 씀) 1321년 죽을 때까지 자신의 생애 대부분과 시 작품을 바치며 사모한 여인.
베아트리체는 피렌체 귀족의 딸인 베아트리체 포르티나리라는 것이 정설로 되어 있다. 이 여인은 시모네 데 바르디와 결혼했다가 1290년 6월 8일 24세의 나이로 죽었다. 단테는 서정시를 덧붙인 산문 작품 〈새로운 인생 La vita nuova〉(1293경)에서 베아트리체와 자신의 관계에 대한 연대기를 썼다. 여기서 단테는 베아트리체와의 만남, 그녀의 아름다움과 선량함에 대한 찬미, 베아트리체가 자기에게 상냥하게 대하거나 냉정하게 대할 때 그가 보인 강한 반응, 두 사람의 인생에 일어난 사건에 관해 쓰고 있으며 그녀를 향한 자신의 감정의 본질을 설명한다. 또한 〈새로운 인생〉은 베아트리체의 죽음을 전해들은 날을 묘사하고 있으며 그 사건이 일어난 뒤 괴로움에 가득 찬 마음으로 쓴 몇 편의 시도 담겨 있다. 이 작품의 마지막 장에서 단테는 "베아트리체에 관해서 아직까지 어떤 여자에 대해서도 씌어진 적이 없는 작품"을 쓸 수 있을 때까지 더 이상 그녀에 대해 아무 것도 쓰지 않겠다고 맹세한다. 이 약속은 〈신곡〉으로 실현되었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쓴 〈신곡〉에서 베아트리체는 〈지옥편 Inferno〉에서 그의 중재자가 되고, 〈연옥편 Purgatorio〉을 통해서는 그가 닿고자 하는 목표가 되며, 〈천국편 Paradiso〉에서 그를 이끌어주는 안내자로 등장한다. 〈연옥편〉에서 단테가 베아트리체를 처음 본 순간 9세 때와 같이 압도당하게 되고, 연옥을 여행하는 동안 베아트리체의 존재는 줄곧 눈부시게 그를 비추다가 천국으로 올라간다. 정신적으로 승화한 이러한 사랑의 표현은 단테가 완전히 영적인 존재에 몰입하는 것으로 끝난다.
안키세스(Anchises)-(연옥30:20,'자 한아름 백합을 드리라'는 '아이네이스'에서 인용)
트로이의 왕자, 아이네아스의 아버지.
신과 인간과의 사랑은 금지된 것이었고 신과 사랑을 나눈 인간은 형벌을 감수해야 했는데도 여신 비너스는 신들로 하여금 인간과 사랑에 빠지도록 장난을 하기도 했다. 아폴로도 비너스에 의해서 몇 명의 여인들과 사랑에 빠졌다.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제우스는 비너스의 장난을 막기 위해 그녀 자신이 인간과 사랑에 빠지도록 만들었다.
비너스는 산에서 양을 치는 한 남자를 보고는 사랑에 빠졌다. 그 남자는 트로이의 왕자 안키세스였다. 인간으로 위장하여 안키세스와 사랑을 나눈 비너스는 자신의 정체를 알려주며 그가 신과 사랑을 나눈 것을 절대 발설하지 말도록 당부했다. 그 일이 있고 난 뒤 비너스는 안키세스의 아들을 낳았다. 몇 년 뒤 안키세스는 실수로 동료들에게 비너스와의 일을 이야기했다. 화가 난 제우스는 번개를 쳐 그의 한쪽 다리를 불구로 만들었다.
안키세스의 삶은 트로이의 멸망과 재건에 걸쳐 있었다. 그리스 영웅들에 의해 파괴된 트로이를 다시 일으킨 것은 그가 비너스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아이네아스였다. 오른쪽 다리에 어린 아들 아스카니우스를 매달리게 하고 절름발이 아버지 안키세스를 어깨에 앉힌 아이네아스는 살아남은 트로이인들을 이끌고 새로운 땅을 찾아 항해에 나섰다.
그들이 정착한 곳은 이탈리아였다. 후에 로마인들은 로마 문명의 기원을 이들에게서 찾았다. 절망하고 다시 새로운 희망을 찾아 나서는 인간 삶의 과정은 세 부자에게서 상징화된다. 즉, 안키세스는 과거를 나타내고, 아이네아스는 현재를, 그리고 아스카니오스는 미래를 상징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