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그레브 집에 돌아왔다.
안식년의 긴 시간을 한국에서 보낸 후 참으로 오랜 만에 집에 왔다.
한국에서의 안식년의 시간이 내게 많은 기쁨과 위로가 된 것은 사실이나, 지금 집으로 돌아와 있으니, 역시 한국보다 이곳 크로아티아의 집이 좋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본토 아비와 친척 집을 떠나 가나안으로 가라 하셨을 때, 그는 미지의 세계 앞에 믿음으로 순종하여 떠났다. 그리고 가나안에서 정작하여 그 곳이 자신의 집이 되고 일터가 되고 자자손손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 되었듯이,
나의 모든 삶도 성경의 아브라함의 삶과 동일함을 믿는다. 믿음으로 떠나, 지시한 곳으로 와서, 이제 이곳이 내 삶의 터전이 되었다.
한국이 좋았다. 내 나라 내 민족 그리고 내 가족과 친구 그리고 내 즐겨 먹었던 음식이 있던 곳..
한국이 좋은 만큼 이젠 이 땅이 좋다. 이 곳이 내 삶과 터전과 사람들과 문화와 음식이 이젠 이방인의 것이 아니라 내 것이 되었다.
그렇다고 하여 이 땅에서 내가 이방인이 아닌 것은 아니다. 나는 늘 이방인이며 외국이며 나그네로서의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아브라함에게 주신 가나안이 있듯이 내게 주신 크로아티아 땅이 있다.
그래서 이 땅을 믿음으로 내 삶의 터전으로 삼았다.
영주권은 영어로 Permanent residence 라고 한다.
permanent는 '영원한, 영구적' 이란 뜻이다.
나의 시민권은 Kingdom of God 이며, 국적은 Republic of Korea, 그리고 삶의 터전은 Croatia이다.
아브라함에게 가나안이 가나안이 된 것 처럼,
내게도 크로아티아가 가나안이 된 것을 믿음으로 고백한다.
마지막 순간까지 살아가야 하는 삶의 현장... 크로아티아!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