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병

[김성문.]

사랑은 희생이다
자기 생명과 정수를
새끼들에게 차곡차곡
넘겨주는 것이다
그래서 육신은 점차
비어가는 것
날로 쪼그려 드는것
가버워지고 작아지는 것은
하늘이 부여한 과업을
무사히 달성해 냈다는 표지다
나의 아버지도 그러했다
아버지가 젊었을 때는
흙냄새 술 냄새 속에
단단한 허벅지와
팔뚝으로 나를 들어 올리셨다

나이들어 방 아랫목에만
홀쭉한 볼에 끊기지 않은
기침 으로 힘들어했다
바람 같았다
아버지는 그때 무슨 마음으로 창밖을 바라
보았을까
아버지가 흐느끼는
소리를
듣지 못하였지만
알것도 같아라
이미 저버린 생애의
슬픔을 저렇게 빈 소주병
내는 소리처럼
안으로 안으로만
울고 있을을 것임을
세상의 아버지들은
처연한 울림통의
악기가 된다

[홍도]

이렇게 아름운 이야기도 있네 . 잘 보고 갑니다.그렇게 다 들 마무리를 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