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헬기, 대관령 동쪽도 운항 필요
환자 태울 인계점도 70곳 불과, 일본의 1/8
이송환자수 도입 6년만에 전국 5천명 돌파
하늘을 나는 응급실이라 불리는 응급의료 전용헬기 이른바 ‘닥터헬기’가 도입된 지 6년 만에 전국 이송 환자 수 5천명을 돌파했다.
닥터헬기는 지역 거점 응급의료센터에 배치돼 5분 안에 출동 준비를 마치고 25분 안에 현장에 도착하는 것을 목표로, 중증 응급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중증 응급환자는 신속한 응급처치와 빠른 이송이 중요하지만, 그동안 국내에는 수도권 및 대도시에 응급의료 자원이 집중돼 있어 도서 및 산간지역 환자들의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특히 중증 외상의 골든타임은 1시간, 심혈관 질환은 2시간, 뇌혈관 질환은 3시간 이내에 최종 치료가 필요하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도서 및 산간지역의 환자에게 신속한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2011년 이후 6개 지역(인천, 전남, 강원, 경북, 충북, 전북)에 닥터헬기를 배치해 운영 중이다. 강원 지역은 2013년 7월부터 원주 세브란스 병원에서 운영을 맡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이송 실적 자료에 따르면 닥터헬기 도입 이후 닥터헬기를 통해 이송된 환자들 중 3대 중증 응급환자(중증 외상, 심혈관, 뇌혈관)의 비율이 56.1%에 달한다. 그 외 호흡곤란, 화상, 의식저하, 쇼크 등의 기타 응급환자 또한 43.9%에 이르러 원거리 응급 환자 치료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닥터헬기의 개선점 또한 거론되고 있다.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응급의학과 김오현 교수는 “닥터헬기를 먼저 도입한 국가들의 경우 닥터헬기의 운항 범위가 70Km 이내인 반면, 강원 지역의 경우 100Km 정도로 설정돼 있다”며 “전체적인 이송시간을 줄이고 강원의 지형적 환경과 기상을 고려하기 위해서는 닥터헬기가 추가 배치돼 영동 지역 취약지의 응급 수요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현장에서 환자를 적극적으로 이송하기 위해서는 구급대원이 이송한 환자를 헬기에 태울 수 있는 인계점이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의 인계점이 70개 정도인 반면, 일본은 8배 가까이 많은 것을 볼 때 국내의 인계점이 턱 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게다가 이 헬기는 주간에만 운항이 가능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김 교수는 “야간에는 안전을 위해 닥터헬기의 이착륙을 금지하고 있다”며 최근 일본의 후생노동성과 대학병원들이 야간 닥터헬기 운영 문제를 협의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운영 성숙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며 “국내의 닥터헬기도 시스템이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들면 차자 논의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 전까지는 의료진이 탑승하지 않는 소방 헬기를 통해 야간 응급환자를 이송한다.
강원도 공공의료과의 한 관계자는 “보건복지부와 함께 내년도 인계점 추가 확보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면서 닥터헬기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닥터헬기의 추가 확보는 중앙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박민우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