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정성과 힘을 다 했을때 우리는 최선을 다 했다고 말한다.
그 최선이 통하지 않았다면 차선을 택한다.
우리가 그랬다.
신완균 선생님과 영란 언니 그리고 우리가 열심히 준비한 대둔도 여행이
태풍 난마돌에 무참히 무산되고 갑작스레,
교수님이 제안한 부산 여행.
일단 부산으로 정하자 자동차 편이며 리조트 예약까지 일사천리로 즉석에서 완료되었고
한마음 한뜻으로 손뼉맞장구인 하이파이브하듯......흡족한 여행을 예감했다.
마치 학창 시절 수학여행을 하루 앞 둔 여학생처럼 밤잠을 설쳐 까끌해진 눈으로 8시에 집결,
조용필의 노래 '여행을떠나요'를 목청껏 불러 제끼고픈 들뜬 마음으로 출발!!!
부산이다~~
젓가락뽑기로 자리 배정 후 12인승 승합차에 올라 눈 깜짝할 새에 통영 도착.
'수요미식회'에서 소개한 허름한 맛집 분소식당에서 멍게비빔밥과 복탕으로 배를 불리고 그것도 모자라
통영의 대표 먹거리인 오미사꿀빵을 사들고 고고~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님의 문학관을 들렀다.
교수님의 설명과 이제 문학관에 들어서면 잘 갖춰진 올바른 자세로 충분히 만끽후
전~혀 지루하지않게 부산 도착.
시간을 아끼느라 숙소도 안 들리고 곧바로 오륙도해맞이공원에서 출발하는 해파랑길을 걷기로했다.
참고로 해파랑길은 1~50코스로서 부산,울산,경주,포항,영덕,울진,삼척,강릉,양양,고성의 통일전망대에서
끝이 나는 총 50코스가 있다.
그 중에서 부산 구간은 총 4코스가 있는데 오륙도해맞이공원에서 대변항까지 총 73.7km이나 한번에 다 걸을순 없고
1코스에서도 4.8km인 '동생말'까지만 걷기로했다.
소요시간은 약 2시간.
아슬아슬한 스카이워크에서 사진 촬영 후 서둘러 걷기 시작.
5분도 안되어 비가 후드득 떨어진다.
비가 온다고 못갈소냐,
아랑곳하지 않은 채 우산을 받쳐 들고 연신 탄성과 환호성을 내지르며 걸었던 해파랑길.
파도와 먼 수평선을 바라보며 뻥 뚫린 가슴으로 잊지못할 시간을 갖었다.
나의 버킷리스트 중 몇번째일지는 모르겠으나' 알몸으로 수영하기'가 있다.
당장이라도 실천하고픈 욕구를 간신히 누르고 쫄딱 비에 젖은채 '동생말'에 도착.
새앙쥐 꼴에도 모두가 웃는 얼굴이다.
나머지 '미포'까지의 (17.9km)길은 나중에 각자 걷기로하고 맛집 검색 후 해운대로 향했다.
여기에서 퀴즈~
낙.곱.새를 아시나요?(모르시면 검색~)
맛있게 낙곱새를 먹고 교수님이 회원가로 예약해둔 해운대 한화리조트에 짐을 풀자
드넓은 바다와 시원스레 뻗은 광안대교의 경관에 모든 시름이 씻겨지는듯했다.
서둘러 씻고 간단한 청주타임~
아- 참, 여기에서 청주는......
정규봉 은사님이 우리의 즐거운 부산 여행에 크게 일조할 '백아산 청주'로서
많이 마셔도 취하지도,숙취도 없는 최고급 청주 되시겠다~
다들 한잔씩 맛을 보며
정문화 샘의 요절복통 각선미 자랑에 배를 잡고 떼굴떼굴.
어느덧 시간은 12시를 향해 가고
나~~잡아봐라~하며 해운대 백사장을 걸어 보리라던 소박한 소망은 세찬 비와 피로감에 접기로했다.
아무리 피곤해도 오색 불빛이 명멸하는 광안대교의 야경을 보고자 지음과 유리창에 기대어 하염없이 바라보다 스르르 잠이 들었다.
아침 8시.
로비에서 만나, 오늘의 첫 행선지는 그 유명한 범어사로 정했다.
678년에 창건,경남 3대 사찰로서 금색의 물 속에 범천의 고기가 놀았다하여 '범어사'라 이름 지은
금정산 범어사는 600년 된 은행나무도 있고 여느 절과는 다른 느낌을 주었다.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합장하여 절을 하는 예를 갖춘 뒤
'사하촌' '모래톱이야기'등 핍박 당하는 농촌 현실을 폭로하는 비판 의식이 강한 '김정한'의 문학관을 들렀다.
호는 요산.
비교적 넉넉한 집안 사정으로 일본 와세다대학도 잠시 다닐만큼 흙수저도 아닌데 농민들의 애환을 잘 묘사하고
농민봉기사건에도 관련되어 투옥되는 등 농민문학작가이기도하다.
"아름답개 나이가 든다는것은"
우리 하하 식구들에게도 읽어보길 권하고싶다.
방명록에 '행복하고 싶습니다' 를 남기고
몇년 전에 함께 공부했던 이정순씨를 만나러 울산으로 향했다.
함께 점심을 먹으며 근황을 주고 받는 짧은 회포를 나누고 도심속의 휴식 공간 태화강 십리대숲을 걸었다.
우리 고장 담양의 죽녹원과 비교하며 사진도 찍고 쉬기도하며 호젓한 시간을 가진 후
마침 5일장이어서 장 구경도 했다.
새삼 울산이 광역시임을 상기하며 간절곶,신라 문무왕의 정기가 서린 대왕암공원도 둘러 보고 싶었으나 어느덧 돌아가야 할 시간.
약 4시간 반 정도 소요 예상인 집으로 가는길에 갑작스런 장대비도 만나고 재미난 이야기로 박장대소하며 유쾌하고
신나는 시간을 가진 후(재미난 내용은 누군가가 올리지 않을까 싶음)
순창의 한정식집에서 만찬을 즐기며 마무리를 하기로했다.
특별한 계획 없이 그저 함께 하고 싶다는 열망에 같이 보낸 우리 하하의 첫 수학여행지 부산.
나에겐 휴식을 주고
서로의 어깨를 다독이고 감싸주고픈 사랑이 저절로 샘솟게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어주었다.
1박2일의 여행을 마무리하며 참으로 소중한 시간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이번 여행을 진두지휘하신 교수님,
배꼽 빠지는 재미를 선사해주신 정문화 선생님,
안정되고 안전한 운행으로 편한 길 인도해주신 김경만 선생님께 고개 숙여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싶다.
그리고
가는곳 마다 유쾌하고 행복한 모습을 담아 주시느라 애써주신 강두희님.
영수증을 챙겨야하는 수고로움에도 기꺼이 맡아준 우리의 물주, 총무담당 지음씨.
재미난 입담과 순수함에 한없이 사랑스러운 보림,수해씨.
보다 편안한 여행이 되도록 앞자리를 양보하고 다소 불편한 뒷좌석을 자진 착석 배려해주신 예쁜 순주씨.
모두모두 감사 드리며 원없이 웃고 원없이 즐겼던.
'방구'로 끝낸 1회 수학여행!!!
부산편!!!
안~녕.
2회를 향해 지금부터 선착순 예약 받습니다~~
첫댓글 인생 한없이 자유롭고 물처럼 바람처럼 살고 싶지만 바위가 있듯이 날잡아봐라 하고 백사장을 뛰고도 싶지만 육신의 한계를 갖을 수밖에 없는 인간 그래도 잠시 일탈한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어쩔수 없이 동참하지 못했던 우리 회원님께 감사와 죄송함 느낌니다.
원래 수학여행 목적지였던 대둔도,홍도행을 기획하시느라 무척 애쓰신 하하큰언니 이한님의 수고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여행기간 내내 일행들에게 마음씀이 담긴 여행기를 보며 너무나도 즐거웠던 시간들이 다시 그려집니다.행복한 여행길 되게 해 주신 하하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 띄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