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필리핀에 와서도 여러 사정상 이곳 저곳을 옮겨 다니며 살았다.
여러 사정상 옮겨 다닌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
큰 이유로는 나에게 편안하고 안정된 삶의 터전을 찾아
이곳 저곳을 옮겨 다니며 편안한 나만의 삶터를 찾고자함이 아니겠는가?
돈을 벌수있는 나이도 지났고
신경쓰고 머리 굴리며 살기보다는 편한 삶을 살고 싶고
그러니 돈을 안벌어도 살수있는곳이 바로 고향같은 곳이 아닌가?
나는 이곳 "발라완"을 고향같은 마음으로 살아간다.
필리핀에 와서 나만의 삶터를 찾기까지
내가 살아온것으로 보면 5년은 조금 짧고 10년은 너무 긴것 같다.
지나고 보니 필리핀에 처음와서 정착 하는곳마다 그곳이 나에게 맞는 삶터 같았다.
그랬던 그곳이 2~3년 살아보니 나에게 안맞는점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옮겨다니기를 세차례,
이곳 "발라완"이 네차례 삶터를 옮겨 온 셈이다.
여기서 산지가 8년째.
9년 가까이 살아가고 있다.
5년을 넘어가면서 나는 이곳을 나의 최종 삶터로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흘러들어 온 시골 "발라완".
살아가면서 보니 나에게는 천국 같은 곳이다.
필리핀 어디에서나 살아갈수는 있다.
그러나 50만원으로 살아가며 내가 누리고 싶은것 다 누리며 살아갈수있는곳이
많지는 않으리라.
골프장, 국제학교, 대형 쇼핑몰, 이런것은 나에게 필요없지만 갖추고 있고
맑은 공기와 넓고 깨끗한 바닷가, 그리고 넓은 밭에서 나오는 나의 양식들,...
(3ha, 약 9000평)
이런것들은 내 삶에 꼭 필요한 것들이다.
이런것들이 갖추어져있고,
볼품없고 늙은 노인네라도 나를 대우해주고
극진히 모시는 이곳
어찌 내 삶의 천국이라하지 않을수있나?
아마 우리나라이고 고향이라해도 이처럼 편하게 모시지는 않을것이다.
돈벌 나이도 아니고 돈(생활비)을 안벌어도 살아갈수 있는곳.
바로 내가 편히 살수있는곳이 고향 아닌가?
보통 사람들이 처음 가는 동네에서는 한국이나 필리핀이나 잘해준다.
그리고 2~3년 살아가면서 그 동네에 익숙해지면 미쳐 몰랐던것들도 눈에 보이고
이곳도 그렇고 그런곳이구나하며 더 좋은곳은 없나하고 찾게 된다.
눈에는 안보이지만 그렇게 옮겨 다니며
한군데 뿌리를 못내리고 왔다 갔다하며 없애는 돈이 한두푼이 아니다.
그렇다고 마음에 안드는 지역에 계속 살수는 없는것 아닌가?
그런면에서 나는 1달(또는 1년) 살아보기가 굉장히 중요하다 생각한다.
나처럼 한군데 오래 정착을 하며 이곳이 좋다하고 글을 올리는
사람들이 없다보니 일일이 돌아다니며 찾기가 쉽지 않다.
내가 이곳을 좋아하게 되고 천국 같다고 처음부터 생각한것은 아니다.
살아가면서 보니 시골생활을 안해본 나에게는 시골생활이
그렇게 불편하지도 않았고 답답한 건물들로 가로막혀 있던 곳 보다는
거실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앞이 뻥뚫린 마음 후련함이 좋은데다가
아침마다 해 솟는 광경이 내 마음속에 환희와 희망을 느끼게 한다.
우리는 한때 저녁이 있는 삶을 살고자했던 때가 있었다.
바쁘게 돌아가는 삶에서 벗어나
저녁만이라도 가족들과 편안하고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 저녁이 있는 삶을 추구했으나
여기서 살면서 부터는 저녁이 있는 삶은 기본이고
새벽에 나만의 삶이있는 생활을 해가고 있다.
저녁은 가정의 안정과 평온을 느끼게 하지만
아침은 희망차고 뭔가 진취적인 생각을 하게되여
나를 더욱 더 건강하고 밝게 하루를 살아가게 한다.
이게 다 한달에 50만원으로 살아가기에 부족함이 없어서다.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여 돈을 벌어야 한다면
이런 편안한 마음은 가질수 없을것이다.
내가 이처럼 이곳에 정착할수있었던 것은
나이 예순을 넘기면서 부터이다.
이제는 누가 뭐라해도 필리핀 시골사람의 한 일원으로 이곳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제 이곳보다 더 좋은 환경이 있는곳이 있더라도
나는 이곳에서 여생을 보내며 정착하고 싶다.
이곳이 내가 태어난 나라도 아니고 고향은 더욱 아니다.
고향?
고향이 별건가?
내가 앞날을 살아감에 편한곳이 바로 고향이지.
오늘도 아직 팔리지 않고있는 수박과
주변 망고나무에서 따다가 숙성시켜
노랗게 익은 망고를 먹으며 하루를 보낸다.
돈주고 사먹는 수박이 아니고, 나무에서 노랗게 익은 망고는 아니지만
달달하고 맛있는것은 똑 같다.
이런 수박과 망고처럼 나의 삶도 달달하게
고향 같은 이곳에서 집 짓고 오손 도손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고싶다.
2020.04.23.
필리핀 미농이 김봉길.
첫댓글 쌀농사는 언제 하나요? 3모작인가요? 농사짓는 차례나 주기, 품목 등이 궁금합니다..~~
이곳에 모내기는조금씩 틀리겠지만 한창 우기철인 7월에 시작 합니다.
7월에 시작하여 9월 말경 또는 10월경에 수확을 합니다.
일년 3모작은 가능한 기온이나 건기철에는 물을 댈수가 없어 벼 농사는 안짓습니다.
(벼농사,-> 수박 농사(또는 옥수수 아니면 담배), 그리고 밭을 놀립니다.
물론 안놀려도 되지만 밭도 쉬고 사람도 쉬어야죠.
지금은 쉬다가 5월 중순경 부터는 모판을 준비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되시기 바랍니다.
사진을 보니 미농형님댁에서 머물며 낚시터도 알아보고 산책로도 살펴보며 이웃 마을을 다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ㅎㅎ
비록 시골이지만 거지도 없고 바깥의 허름한 창고에 놓아둔 쌀푸대나 세워둔 오토바이를 가져가는 도둑도 없어 가난하지만 궁핍하지 않고 미소짓는 그곳이 그리워집니다. ㅎㅎ
저는 체력을 기르기 위해 산행시간을 조금 늘리고 있습니다. 6월초에 다시 회사에 나가려면 준비를 해야겠어요.
이제 벚꽃은 지고 분홍 겹벚꽃과 철쭉이 피어나는 시절입니다. 사진 보시고 고국에 대한 향수를 달래보시고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
이팜나무를 쌀밥나무라고 하면, 조팜나무는 노랑 조밥처럼 하얗고 예쁘지요
@이상범 고맙습니다. ^^ 군산 오식도동은 가로수가 이팝나무라서 꽃핀 모습이 마치 눈이 내린 듯합니다. ㅎㅎ
세번째 사진은 조팝나무꽃입니다. 조금전에 인터넷 찾아보고 알았어요. ^^
마지막 사진은 동백꽃잎이 떨어지는 모습이 안타까워서 사진에 담아 보고 송창식씨가 부른 "선운사"란 노래를 들어봅니다. 여기에 음악을 붙일 수가 있으면 좋은텐데......
보내주신 사진 천천히 잘구경 했습니다.
제가 꽃나무에 조예가 깊지 않아서 겹벚꽃이라던지? 조팝나무는 잘모릅니다만
그러나 어떤 꽃나무가 되였던 꽃은 다 아름답네요.
"선운사"란 노래 찾아서 들어보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되시기 바랍니다.
정말 소설이 달콤합니다
글솜씨가 달인이 되었네요
나도 왠지 맘이 필리핀 쪽으로 동하는데요 ㅎㅎㅎ...
하나 둘씩 나이가 들어간다는 조화인지
이번에 어버이날이라고 우리 푸름이가 망고 한박스 보내줘서
잘 먹었는데 마침 망고얘기를 듣네요
참 나도 5월 6일부로 할배가 되었네요
외손녀를 보았어요
요즘 그 꼬물이 영상보느라 밤을 샘니다
하루씩 조금씩 늙어가는지 익어가는지
손녀애기가 예뻐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