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고민에서 일거리 고민으로
인공지능과 로봇에 세금을 매기고 여기서 만들어진 수익으로 기본소득을 준다면,
기술 발전으로 일자리를 빼앗기는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사회가 펼쳐진다면 미래는 ‘일자리’의 문제가 아닙니다.
정신노동은 인공지능이 해방하고 육체노동은 로봇이 해방합니다.
그렇다면 노동에서 해방된 인간은 무얼 하며 지낼까를 상상합니다.
인간은 ‘생존’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자기 뜻으로 ‘삶’을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이제 ‘일자리’가 필요 없어진 인간은 어떤 ‘일거리’를 만들어 살아갈지를 고민합니다.
일자리를 해결했어도 다시 할 거리를 찾아야 하는 거대한 질문을 마주하게 됩니다.
한나 아렌트는 <인간의 조건>에서 인간 활동을 ‘노동, 작업, 행위’로 나누었습니다.
노동(Labor)은 생물학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끝없이 반복하는 활동입니다.
작업(Work)은 천연 재료를 가공해 인위적인 사물(집, 차, 책…)을 만드는 활동입니다.
행위(Action)는 사물이나 생존을 위해서가 아니라, 말과 행동을 통해 타인에게 내가 누구인지를 드러내는 활동입니다.
진정한 의미의 자유는 바로 이 ‘행위’에서 발생합니다.
어쩌면 미래에는 존립을 위한 ‘노동’은 인공지능과 로봇이 대신하여 생존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작업’ 또한 단순한 도구 생산을 넘어,
그 결과물이 공동체와 인간에게 어떤 가치를 지녀야 하는지 의미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겁니다.
이처럼 노동과 작업의 부담에서 벗어난 인간은,
마침내 타인과 관계 맺고 자기 고유성을 드러내는 ‘행위’에 집중하게 될지 모릅니다.
이는 인간이 드디어 생물학적 존재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자유한 존재로 살아가는 새로운 사회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생계형 일자리는 사라지지만,
타인과 관계를 맺고 자기 고유함을 드러내는 ‘일거리(행위)’는 오히려 더욱 중요해집니다.
공동체를 돌보거나, 책을 쓰고 나누고, 작곡하고 연주하고, 여행하며 어울리는 일이 ‘행위’의 범주에 들어갑니다.
결국, 아무리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도 이는 우리에게 먹고사는 문제(노동)를 치워줄 뿐,
‘나는 어떤 사람으로 타인과 함께 살아갈 것인가(행위)’라는 숙제는 여전히 남겨집니다.
따라서 미래 사회 인간의 일거리는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할 때 가장 나다운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다시 인간다움을 탐구하는 본질적 질문으로 돌아올 겁니다.
이때 인간성을 탐색하는 가장 좋은 도구인 ‘고전’에 다시 주목할 겁니다.
https://cafe.daum.net/coolwelfare/OX67/249
첫댓글 인간다움을 탐색하는 본질적 질문.
삶에 대한 철학, 공동체에 대한 관점.
더 중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신현환 선생님, 반갑습니다!!
더욱 더 단순 단아 단단하게 이뤄가고 싶습니다.
가볍게 살고 싶어요. 실천도 소박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