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을 보았다.
대종상 최우수감독상을 수상한 작품이며, 유아인과 스티브 연 그리고 전종서 등이 출연하는 영화이다.
배달일 알바를 하는 종수(유아인 분)는 우연히 어린 시절 같은 동네에서 살던 해미(전종서 분)를 만나, 그녀가 여행을 간 사이 고양이에게 밥 주는 일을 떠맡게 된다.
늘 쫓기듯 살아야 했던 종수의 일상은 해미를 만난 이후에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되었다고 여겨진다.
고지식한 아버지는 소를 키우다가 동네 사람들과 다툼이 생겨,끝내 재판에 회부되어 징역형을 선고받는다.
갑자기 나타난 엄마는 아들에게 돈이 필요하다며 손을 벌리기도 한다.
그러나 해미와 여행지에서 만난 정체불명의 벤(스티브 연 분)이 등장하고. 종수는 그들의 관계를 지켜보지만 어느 때부터인지 해미는 작품 속에 등장하지 않는다.
우연히 벤의 집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하게 된 종수는 화장실에서 벤의 은밀한 수집품들을 발견한다.
여성들의 악세사리들이 화장실 서랍에 진열되어 있고, 해미가 실종된 이후 다시 찾은 그곳에서 해미에게 선물했던 시계가 놓여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해미와 벤이 갑자기 종수의 집을 찾아온 이후, 해미는 사라지고 이상하게 여긴 종수는 벤의 뒤를 쫓는다.
방치된 들판의 하우스를 태우는 취미가 있다는 벤의 고백을 상기하며, 혹시 해미의 실종이 벤과 상관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종수.
어려서부터 집을 나와 생활했던 해미의 종적에 대해 가족들조차 관심이 없고, 종수만이 실종된 흔적을 찾아 헤매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벤의 방화 취미와 충격적인 결말로 인해, <버닝>이라는 제목을 붙이게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아마도 재벌 2세 쯤되는 벤의 모습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종수의 삶이 해미를 통하여 연결되고, 그 결말까지도 규정짓게 되는 영화이다.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이는 흥미로운 영화라고 하겠다.(차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