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치듯 지나려다 하룻밤을 머문 장흥의 “천 관 산”
8월이 시작된 첫날, 얼마 전 읽은 전북일보의 맨 뒷장의 정보를 참고삼아 올 휴가는 남도여행을, 그것도 무조건 떠나가려고 계획을 잡은 대로 우린 아침에 찬밥에 김치를 썰어 넣고 볶아서 김가루와 참기름으로 주먹밥을 만들고 주섬주섬 아이스 박스외 준비물 그리고 우리 “뽀삐”를 껴안고 길을 떠났다. 가는 길은 네비게이션에 의존하여 국도를 이용 장흥까지 가기로 하고 때 마침 “제 1회 정남진 물 축제”가 열린다 하니 출발하는 마음은 기대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 번 여름여행은 와이프가 시작과 끝까지 운전을 하는 서비스를 한다고 한다.
우리의 애마에 몸을 실은 우리는 연료 7만원어치를 배불리 먹고 가쁜하게 출발하여 익산의 서쪽외곽을 돌아 김제쪽으로 방향을 잡고 서서히 8월의 햇살에 달구어지기 시작한 검은색 아스팔트위를 시원한 에어컨바람으로 서비스를 해주며 내 달았다. 물론 슬금슬금 (우리가족 운전솜씨가 아직은 그래요 히 히 히....)
(익산 남부지구을 지나며...)
23번 국도를 만나 김제 중앙부를 통과하여 조금더 내 달으니 7월에 김제 금산사 가던 길을 만나 반가움이 더했지만, 더 기쁜 것은 김제에서 정읍 가는 1번국도를 만나면서 금산사 산행 후 배부르게 먹은 소고기가 생각나는 정읍까지의 국도였으며,
정읍을 스치며 내장산 뒷길로 꼬불꼬불 넘어가며 담양을 향해 우리는 남으로 남으로 달려갔다.
산을 꼬불꼬불 넘어 내리막 길 초입에 “산림박물관”에서 잠깐 쉬는데 가족 왈 “자기가 운전해” 하며 핸들을 넘긴다.
배에서 꼬로록하는 소리가 들림에 통에 담긴 주먹밥을 씹어 먹으며 차는 진짜 씽씽달렸다. 왜 내가 운전을 하니까.........
네비게이션은 아주 친절하게 길 안내를 한다. 담양 추월산을 좌로 돌아 담양읍내에 진입을 하기 전에 이미 많은 “대나무”들이 당신은 담양에 왔소 하는 말을 건네고 있었으며, 2년전 “화순콘도”로 처갓집 식구들과 여름여행 때 이 곳에 들렸던 추억을 더듬게 하였다.
(대나무 고장 담양의 교통 안내판)
우리 애마는 광주로 진입하여 무등산 옆자락을 스치듯 화순으로 달려갔다.
광주는 나에게 의미있는 곳이다. 30년전 “육군기갑학교”에서 임관후 10여년간을 생활한 도시이기에 내가 잘 아는 곳이지만 지금은 어디가 어딘지 모른다.
화순을 지나 강진, 장흥 가는 길을 달려간다. 남도의 들녘엔 푸른 벼가 뜨거운 햇살과 바람을 타고 흔들 흔들하는 모습을 보며 옛날 영화의 한 장면인 “서편제”에서 주인공들 3명이 들길을 따라가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떠 올랐다.
남도 들녘의 풍경은 마을의 역사를 담은 큰 나무가 있으며 그 아래는 꼭 쉴 수 있는 정자형태의 건축물이 있다. 가는 길에 물이 흐르는 곳 다리 아래는 더위를 피해 몰려든 많은 사람들이 있었으며, 우린 점심걱정을 했는데 이리저리 해매이다 결국 마을입구 한 쪽에서 자리를 잡고 용감하게 “라면”을 끓여 먹었다. 그래도 꿀맛 이었다는 것은 다 알고 있으리라....
( 가는 길에 자리펴고 라면 끓여먹으며 )
드디어 “장흥”초입에 다 달았는데 물 축제 홍보인원은 가는 길의 반대편에 앉아 지들 일에만 바쁘다(시원한 아이스크림 먹고 있기, 부채질 하며)
홍보는 하지 않고... 초입부터 실망.....
차를 달려 장흥에 입성(?)하니 반기는 것은 호루라기 소리와 차량을 주차하느라 무질서한 차량 행렬 등 등, 들어가는 길 우측에 강이 흐르는데 그 곳이 주 행사장인듯 하여, 신문에 난 정보를 동원하여 텐트촌 지역을 알아보니 강변 옆 공터인데 뙤약볕아래 그늘은 한군데도 안보이며 “화장실”같은 기본편의시설도 없는 듯하여 텐트 설치는 포기를 하고, 남들이 다 주차한 도로의 한쪽에 주차를 하고 행사장으로 내려갔는데 여는 행사와 대동소이하게 비누 체험장, 다도 체험장, 도자기 체험장 등등 진짜 똑같은 것 만 수두룩 하였음을 밝히며, 또 하나 어김없는 “바가지”상흔이 마음을 싸하게 만들었다.
(물 축제 행사장 안내도)
(왜? 정남진 인가 ?)
그래도 덥기에 가족과 아들에게 아이스크림 하나씩 물리고 이리저리 왔다갔다 했는데 얻으려고 가진 않았지만 구경한 것도 없었다. ( 내가 뭘 몰라서 그랬나? )
해서 우린 그 곳을 벗어나기로 마음 먹고 네비게이션에 “천관산”을 찍었다. 우리 고스락 고문님이 올린 곳이 장흥에 있다기에....
가자 “ 천관산”으로
고스락의 산행이 계획 될 곳을 살짝 스쳐지나가는 마음으로 차를 몰고 남으로 남으로 더 내려왔다. “관산”에 천관산이 있는데 여기서 약간의 혼돈이 있었다. 천관산 국립 휴양림과 천관산 도립공원과 .....
관산에서 아주 가깝게 약 1km 거리에 도립공원이 있었고 관산에서 약 12km정도를 이동해야 자연 휴양림이 있었다.
우린 관산에서 삼겹살 그리고 음료수와 야채를 사서 아이스박스에 담고 먼저 도립공원에 도착하였으나 사람도 없고 별 볼일 없어 차를 돌려 “국립 휴양림” 으로 향했다. 가는 길은 지방도에서 산으로 접어들어 산길을 산의 측방을 따라 약 7km를 올라가야 하는데 산길인데도 길은 아주 양호하였다.
가는 길에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는 장소에서 사진 한 장 찍고 열심히 올라가 도착한 휴양림 앞 작은 주차장이 우릴 반겼으나, 휴양림 내 숙박시설 및 텐트촌의 평상은 이미 만원이 되었다 하는 관리인의 안내가 우리를 황당하게 만들었으나 사정을 하여 땅 바닥에 텐트를 세웠다.
박스로 바닥정리 후 그 위에 정확히 1982년 여름에 3개월 할부로 산 “코오롱” 텐트를... ( 우리 아들 왈 “텐트가 창피하데요..... )
( 도립공원 천관산 입구)
(국립 천관산 휴양림 들어 가는 길에)
그렇게 해서 천관산 휴양림에 도착한 우리는 “삼겹살”그리고 신김치와 야채 그리고 하얀 쌀밥을 저녁메뉴로 짭짭 했는데...
밤에 잠을 자는데 텐트 안에서 산바람이 여름의 열기를 식히는 거친 숨소리를 들었다. 이 한여름 밤의 숙면을 위해.... 하늘엔 무수한 별들이 총총하며 은빛을 산위에 뿌려 놓는데
(우리 호텔)
(호텔입구 기념촬영)
“천관산”
이 곳 자연 휴양림은 찾는 이가 별로 없어서 인지 편의 시설이 매우 부족하다.
남여 화장실 1칸 씩( 이 안에서 간이 샤워를 해야 함) 과 이동 화장실 1칸씩이 편의 시설의 전부이며 취사를 할 수 있는 음료수대가 한곳이 있을 뿐이다.
통나무형 숙소도 10개를 넘지 않는 듯 하다.
이 곳에서 “천관산”정상까지는 약 1시간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천관산
높이 : 723 m
위치 : 전남 장흥군 고나산읍, 대덕
천관산은 호남의 오대 명산 중 하나로 꼽힐만큼 산세가 수려하고 웅장하다. 특히 암릉과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루는데 아기바위, 사자바위, 종봉, 천주봉, 관음봉, 선재봉, 대세봉, 석선봉, 돛대봉, 구룡, 갈대봉, 독성암, 아육탑 등 이름도 나열하기 힘든 기암괴석들이 정상일대에 솟아 있다. 그 모습이 주옥으로 장식된 천자의 면류관 같다하여 천관산이라 불렀다고 한다. 산의 규모는 월출산 보다 작지만 월출산에 버금갈 정도로 기암괴석이 많은 산이다.
정상부근엔 억새밭이 5만여평 장관을 이룬다. 드넓은 억새밭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가히 절경이다. 가을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억새와 기암이 어우러져 눈을 현란하게 하는데 멀리 남해안의 다도해가 그 현란함을 차분히 가라앉힌다.
10월에 억새제가 열린다.
천관산 등산 안내도
천관산 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 - 목포IC - 2번국도 -장흥으로)
☞ 23번 국도(원광대앞 사거리) 타고 끝자락 까지(23번국도의) 가면 천관산을 만난다. 진짜다 근디 시간이 오래 걸린다!
왜? 통행료가 없으니까.....
23번국도가 장흥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첫댓글 10월, 천관산 억새제가 열릴 때 천관산 오르면 좋겠군요. 하늘하늘님의 글 솜씨가 훌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