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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seehint.com/r.asp?no=13318
거울뉴런(Mirror Neurons)
뇌의 역할
- 감각, 환각
- 모방 : 미러뉴런
- 공감
Connecting Senses
- Fire when doing, watching, or hearing an action
Connecting Emotions
- Same neurons that fire when we are in pain fire when we watch someone in pain
Which is why we can “feel” their pain when we see this…
- Mirror Neuron activity is correlated to testing scores of empathy
- Internal imitation (thank you mirror neurons) of what someone is going through triggers the same emotional response
Imitation plays a major role in social interactions
- Body language
- Facial expressions
- Syntactic use (what we say & how we say it)
There’s a reason why we do this
Research shows an association between imitating & “liking” someone
Being able to internally imitate others -> we “feel” what they are feeling -> understand intentions & motives through contextual cues= we respond compassionately and appropriately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것
미러 뉴런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까? 아기를 보고 웃으면 아기도 따라 웃는다. 다른 사람이 하품할 때면 옆 사람도 곧 따라 한다. 비보이와 스포츠를 보며 열광하고, 이영표가 헛다리를 짚으며 드리블하는 모습을 보고 그 동작을 흉내낸다.
이 모든 것은 미러 뉴런이 없었다면 일어날 수 없다. 우리에겐 당연한 듯 보이는 일상의 작은 학습들을 다른 동물들은 할 수 없고 영장류들도 제대로 해내지 못할 때가 많다. ‘학습의 동물’ 인간은 최고급 사양의 미러 뉴런이란 부품 덕분에 지구상에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말을 하는 것도 인간만의 발성기관과 뇌구조가 없다면 불가능한 동작이다. 미러 뉴런이 없다면 아기가 우리의 입술 모양과 소리를 따라 말을 익힐 수 없다.
미러 뉴런의 또 다른 기능은 다른 사람의 의도를 짐작하는 것이다. 인간은 어떤 상황에서 한 동작을 보면 대충 다음에 어떤 동작이 이어질지 알 수 있다. 더 나아가서 다른 사람의 사소한 동작과 표정, 소리를 듣고도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어떤 기분인지 파악할 수 있다. 늘 다른 사람의 마음을 모르겠다고 불평하면서도 우리는 타고난 독심술가다. 이런 역할에 미러 뉴런이 깊숙하게 개입해 있다. 만약 미러 뉴런이 없었다면 인간이 지금과 같은 사회와 문화를 만드는 것이 가능했을까?
아프냐? 나도 아프다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것도 미러 뉴런 덕분이다. 동물들처럼 단순히 생존을 위해 무리짓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관계들을 맺을 수 있는 바탕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자신의 것으로 느낄 수 있는 능력 때문이다. 연인이 아프면 나도 아프다. 힘든 사람을 보면 그 처지가 이해되고 도와주고 싶다. 공포영화에서 쫓기는 사람을 보면 마치 내가 도망가고 있는 듯 느껴진다. ‘너와 내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는 것, 공감이야말로 우주가 인간에게 내린 가장 큰 선물이자 미러 뉴런의 신비한 기능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여성은 남성에 비해 미러 뉴런 시스템에서 강한 활동이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남성보다 발달한 언어기능과 함께 여성의 미러 뉴런 시스템은 섬세한 감정표현과 공감을 가능하게 한다. 남자들이 이해하지 못할 드라마 중독도 알고 보면 여성의 이러한 능력에서 기인한다. 목석 같은 남자와 자폐증 역시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는 기능을 하는 미러 뉴런 시스템의 차이와 결함 때문이라는 연구도 나오고 있다.
인류 진화의 신비를 열다
영국 BBC 방송 초청 강연으로 이름난 뇌과학자 라마찬드란 박사는 미러 뉴런의 발견을 두고 ‘DNA 이후 가장 중요한 발견’이라고 했다. 인간은 250만 년 전부터 지금의 두뇌용량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의 모습, 즉 뛰어난 도구와 언어와 문화를 가지게 된 것은 고작 4만 년 전이라고 추측된다. 인류 진화에서 일어난 위대한 도약, 인류의 빅뱅의 비밀이 인간만의 미러 뉴런 시스템에 숨겨져 있다고 그는 말했다.
1996년 Macaque원숭이에 대한 연구 논문을 통해 처음으로 ‘Mirror Neuron’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Giacomo Rizzolatti 교수에 따르면, 거울뉴런은 “관찰자가 자신의 내부적 상황을 마치 자신이 실제 그 일을 수행하는 것처럼 둘 수 있게” 만들어준다. 따라서 우리는 타인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마치 자신을 거울에 비춰보고 있는 듯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최근의 연구를 통해, “DNA이후의 대발견”이라고도 칭해지는 미러뉴런은 그 정체를 조금씩 더 드러내게 되었다. 그에 따라, 일상생활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여러 사례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우리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했다. 영화를 볼 때 감정이입이 되는 이유, 여성이 남성보다 감성적으로 예민한 이유, 장애인의 재활이나 자폐의 원인 규명, 정치적 비방광고의 효과가 좋은 이유등이 모두 거울뉴런과 관계되어 있다는 것을 듣고 있노라면, 참을 수 없는 지적호기심이 무럭무럭 자라나는 것이 당연한 것 같다. 거울뉴런은 위에 제시한 사례들처럼, 인간의 기초적인 생활에서 배어나오는 수많은 의문들과 필수적인 연관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학계를 비롯한 생활의 화두가 되어버린 거울뉴런에 대해, Giacomo Rizzolatti 교수는 2001년 발표한 "I Know What You Are Doing"이라는 논문을 통해 그 작동 원리와 대상을 기술하고 있다. 논문에 따르면, 거울뉴런의 작동 원리는 ‘뉴런의 Matching Mechanism’이라고 일축할 수 있다. 다른 개체의 행동을 이해하기위해서, 우리의 뇌는 관찰된 행동에 대한 정보를 특정 신경과 연결 짓는다. 본래 이 연결된 신경이 해당 운동 정보를 처리하는 신경이기 때문에, 우리는 관찰을 통해서 우리가 직접 그 운동을 실행한 것과 같은 뉴런의 활성화를 경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우리는 생리적 역지사지를 경험하면서 다른 개체(상대방)의 행동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연결(Matching) 과정을 통해 이해되는 행동들은, 사실 호사가들이 맘껏 부풀려놓은 것들과는 약간의 거리가 있다. 앞서 언급한 실험의 결과 거울뉴런은 단순한 손동작이나 어떠한 물체자체에는 반응하지 않았다. 거울뉴런은 어떠한 ‘행동’이 특정한 ‘물체’를 향해 목적을 가지고 움직일 때, 그 둘의 상호작용에 대해서만 활성화되는 것이었다. 또한 동종의 행동에 대해서만 반응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예를 들어 원숭이의 거울뉴런은 사람의 행동에는 반응하였지만 사람이 도구를 사용하여 하는 행동에는 반응하지 않았다.
이 같은 전제조건이 충족된다고 해도, 거울 뉴런은 말 그대로 “엄격한 면”을 가지고 있다. 거울 뉴런의 첫 번째 변별적 특징은 행위 목적의 유사성뿐만 아니라, 행동의 방법성까지 동일해야만 활성화된다는 것이다.예를 들어 바나나껍질을 벗기기 위해 손을 사용할 때 활성화되는 뉴런은, 동일한 목적인 바나나껍질을 벗기기를 위해 입을 사용할 때에는 활성화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거울 뉴런의 두 번째 변별적 특징은 모든 행위에 동일하게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근원적인 운동일수록 더 크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Rizzolatti의 다른 연구논문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의 거울뉴런은 행위의 의도를 구별하고 그에 따라 반응량의 차이가 생겨난다. 식탁이 깨끗하게 준비되어 있는 상황(A)과 어질러져 있는 상황(B) 두 가지를 제시한 후, 컵을 집어 드는 행위를 관찰하게 한다. 이때, 실험참가자의 거울뉴런은 상황A에 더 크게 활성화되는데, 이 같은 결과를 통해 우리는 거울뉴런이 우선적으로 행위의 의도를 변별하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더 나아가 상황A의 함의를 더 익숙하고 관습적이며 기본적인 행동 레퍼토리(차를 마시려고 하는 상황)로 생각해 볼 경우, 위에서 제시한 바와 같은 ‘근원적 행동일수록 더 크게 반응한다.’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것이다.
어떤 행동을 하느냐를 넘어서, 왜 그러한 행동을 하느냐까지 변별하여 활성화되는 거울뉴런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도 더욱 더 심화되고, 또한 보편화되어 널리 이용될 것이다. 더욱 깊은 논의 수준을 위해서는 거울뉴런자체에 대해서도, 그것이 과연 어떤 것인가에 대한 탐구와 병행하여, 그것이 왜 생겨났는가에 대한 논의도 충분히 이루어져야한다고 본다.
거울뉴런은 현재까지 연구된 바에 따르면 전두엽 전운동피질(Premotor Cortex)과, 두정엽(Parietal Lobe) 그리고 측두엽 뇌섬엽 앞쪽(Anterior Insula)에 위치한다. 전두엽은 “인간은 전두엽에 존재한다.”라는 말도 있을 만큼, 가장 최근에 진화적으로 확립된 뇌의 영역이다. 두정엽 역시 시각과 청각, 체지각의 통합을 담당하는 고위기관이며 뇌섬엽은 비교적 복잡한 사회경제적 위협을 예측하고, 대처방안을 마련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주목해볼만한 점은, 거울뉴런이 자리 잡고 있는 뇌의 각 부위들 모두가 인간의 고유의 특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물론 거울뉴런은 영장류를 넘어서 조류에게서까지 발견되며 척추동물의 공통적 소유물이라는 견해가 있지만, 그 기능적 측면과 뇌내(內)에서의 위치적 정보를 함께 생각해볼 때 인간이 인간으로서 발전하고 기능하기 위하여 축조한 진화적 결과물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공고한 두뇌속의 성채는 인간의 고등문화의 효율적인 전수를 가능하게 한다. 고도의 지적활동이나 행동일반에 대해서 우리는 거울뉴런을 통해 간접적 정보를 직접적 정보와 동일하게 수용할 수 있는 것이다. 서당 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을 수 있는 것도, 맹모가 그 힘든 이사를 세 번이나 한 까닭도 모두 거울뉴런 덕택이고, 때문이었다.
다른 하나의 진화적 가설은 마음을 읽는 모듈로서의 필요성이다. 인간이 사회를 구축해감에 따라서 더 많은 충돌이 생겨나게 되었고 이를 조정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질 필요성이 생겨났다. 또한 상대방에 대해 이해한 정보를 집단적으로 교류하는 것을 통해, 거대해진 사회 속에서 서로 도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성 또한 생겨났다. 수많은 타인들에 대한 정보의 교류가 원활하지 못하면 공동체의 기본 요건인 ‘상호 이타주의’가 성립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필수요건을 모두 충족시켜준 것이 거울뉴런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거울뉴런은 타인의 행동을 관찰하면, 마치 자신이 직접 행동한 것과 같은 내적 상태로 만들어주는 작용을 하며 그 행동의 의도까지 변별한다. 이러한 작용은 인간이 타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자체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단순한 관찰로 인한 피상적 정보획득을 하던 영장류의 원숭이는 ‘뇌, 즉 마음으로 함께 느끼는’ 원숭이들의 상호이해를 기반으로 한 협력 상황에서 고립되어 점차 씨가 말라갔을지도 모를 일이다. 위에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I Know What You Are Doing" 논문의 결론인 ‘거울뉴런은 행동이 완전한 시각적 단서로 주어지지 않아도, 추론을 통해 그 행동의 목적성을 알고 완전한 행동을 관찰한 것과 마찬가지로 반응한다.’라는 사실 또한 거울 뉴런의 반성적 효과가 상호 이해에 도움이 되는 것을 거들었을 것이다.
거울뉴런이 실재하는 F5 영역이 언어를 담당하는 Broca 영역과 상동기관(homolog)이라는 것 역시 생각해볼만한 점이다. 앞서 지적한 바대로 사회를 구축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해뿐만 아니라 그 이해한 정보를 교환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이를 가능하게 했던 가장 강력한 요인이 바로 언어의 발달이라고 할 수 있다. 언어를 생성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는 Broca 영역과 그 기원을 공유하고 있는 거울뉴런(F5영역)은, 두 영역의 필요성이 대두된 이후 자연선택에 의해 우선적으로 살아남았을 것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또한 그 거울뉴런의 기능은 고차원적인 언어 학습과정을 지속적으로 도우며 인간이 다른 동물에 비해 높은 수준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영위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 원천적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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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소비 : 범상규 건국대학교 교수
거울뉴런의 역할에 대해 빌라야누르 라마찬드란(Vilayanur Ramachandran) 박사는 다음 두 가지로 정의를 내렸다. 첫째, 가장 명확한 것으로 거울뉴런은 타인의 의도를 간파하게하며, 이로써 오랑우탄이나 침팬지 등 고등 유인원과 달리 우리 인간들은 ‘마음이론’을 갖게 되었다. 둘째, 거울뉴런은 다른 사람을 시각적으로 유리한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 외에도 ‘개념적’으로 유리한 입장에 서도록 전환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들은 종종 “당신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겠다.”와 같은 의미를 사용하게 된다고 한다. 상대방의 행동을 모방하는 재주라는 관점에서 보면 우리 인간 못지않게 유인원 중 오랑우탄 또한 모방이 가능하다. 그들 역시 자물쇠를 열줄 알고 노를 저을 줄도 안다. 다른 누군가가 그렇게 하는 것을 본 뒤 따라 함으로써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생존의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거울뉴런이 뇌 속에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오랑우탄과 다르다. 우리 인간은 거울뉴런을 통해 단순 모방차원이 아닌 또 다른 능력을 습득할 줄 알기 때문이다. 바로 공감이라는 감정을 느낀다는 점이다.
심리학자인 폰 바렌(von Barren) 연구팀은 우리들이 의도적으로 상대방과 소통하고 있을 때, 무의식적이고 무심결에 소통하도록 만드는 거울뉴런의 또 다른 형태의 공감능력을 보여주었다. 레스토랑 안에서 웨이트리스가 손님들의 주문사항을 손님들에게 그대로 흉내 내어 말을 하거나, 손님이 한 말과 같은 말을 반복함으로써 그들의 주문을 확인시켜 주며 ‘네’라고 대답했다. 그 후 고객들이 준 팁을 계산하자, 웨이트리스가 고객의 주문을 반복해서 말할 때마다 팁의 액수는 올라갔다. 손님들은 웨이트리스가 자신들의 주문이나 말을 따라할 때 평균적으로 140퍼센트의 팁을 주었다. 자신들의 말을 그대로 따라 하는 말을 들은 손님들은 비록 의식하지는 못하지만 자신들이 더 좋은 서비스를 받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손님과 웨이트리스 간에는 의식적인 소통이 아닌 무의식적인 공감이 이루어졌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은 자신이 동감하는 말을 들을 때 잘 호응하고 그 반응 역시 신속하지만, 반대로 자신이 동의할 수 없는 말을 들을 때 그 반응은 상대적으로 느리다.
공감의 힘, 군중심리에서 감성마케팅까지
로베르토 카베자(Roberto Cabeza) 교수에 따르면, 우리는 미소 짓는 사람들에게 끌릴 뿐 아니라 그들의 이름을 보다 더 잘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우리는 장차 낯선 사람들과 상호작용할 경우를 대비하여 자신에게 더 친절한 사람을 기억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또 가장 성과가 좋은 리더는 성과가 중간 정도인 집단의 리더보다 부하들을 평균적으로 3배 정도 더 자주 웃게 만든다고 한다. 잘 웃고 분위기를 즐겁게 만드는 리더 밑의 직원들은 그들의 거울뉴런을 통해 자신도 모르게 웃고 즐겁게 일을 하도록 하기 때문이라고 파비오 살라(Pavio Sala)는 말한다. 또 사우스웨스트항공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이었던 허브 캘러허(Herb Kelleher)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상대방과 깊은 교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악수를 하거나 포옹을 하며 자주 웃고 성과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이처럼 거울뉴런의 공감능력을 적절히 자극할 경우 사회적 상호성을 높여 주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바로 자폐증의 사례다. 자폐환자의 경우, 타인의 행동을 관찰할 때 거울뉴런의 활동이 매우 적기 때문에 감정이입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거울뉴런은 사람들의 감정과 태도를 주변사람들에게 전염시키기도 한다. 즉 정상적인 일반인이라면 다른 사람과 얼마든지 공감을 나누며, 비록 원하지 않더라고 쉽게 이 공감을 지울 수는 없다. 이러한 공감현상을 감정의 공명 현상이라고 하는데, 이는 눈치채지 못할 사이에 순간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다분히 이성으로 조종하기 어렵다. 이러한 공명현상의 가장 극단적인 예가 바로 군중심리인데, 이 군중심리의 가장 큰 특징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공감의 형성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군중은 마치 스스로 알아서 움직이는 자기 동력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참가자의 5퍼센트만이 특정한 목표를 좇으며 나머지 95퍼센트는 자동적으로 이들을 따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대규모 콘서트장이나 축구경기장에서 한꺼번에 많은 인파가 출구로 몰리는 바람에 사상자가 속출하는 소동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현장에 모인 군중들은 자기도 모르게 옆 사람이 하니까 따라 하는 셈이다.
거울뉴런의 이러한 공감능력은 특히 여성이 남성보다 더 민감하기 때문에 드라마나 멜로영화 속 주인공의 눈물에 쉽게 감정이입 되곤 한다. 최근 개봉되어 인기를 끈 영화 ‘건축학개론’이나 ‘써니’를 보면서 자신이 바로 풋풋한 여대생이나 발랄한 여고생인 것처럼 느끼며 향수에 빠져들었던 것이다. 특히 여성들의 상대방에 대한 감정이입이나 공감능력은 구매과정에서 잘 나타난다. 감성마케팅이 주로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공감능력은 설득커뮤니케이션의 핵심
거울뉴런은 정치연설, 학술강연회나 제품설명회처럼 많은 청중들을 대상으로 연설할 때 매우 효과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 강연자가 자신의 겉옷 상의 단추를 풀어주는 단순한 행위는 청중들로 하여금 편안한 반응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 안경을 고쳐 쓴다거나 강단을 좌우로 걸어 다니거나 하는 행동들은 육체적으로는 물론 심리적으로 관객들에게 편안함을 느끼도록 해준다. 이러한 심리적인 편안함을 통해 청중과의 감정이입은 가능하게 된다. 또한 강연 도중에 청중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는 행위를 할 경우, 청중들에게 무의식적으로 동조하게 하는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물론 뜨거운 반응을 얻게 된다. 이런 행동들은 실제 제품판매 현장에서도 유용하게 적용된다. 소비자들에게 열심히 제품을 설명하는 매장 직원이라면 일방적으로 제품설명을 죽 나열하기 보다는 소비자들의 눈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는 행위를 할 때, 소비자들 역시 공감하게 되어 쉽게 설득 당할 수 있게 된다.
거울뉴런의 공감효과는 의외의 경우에도 발휘된다. 미국의 유명한 미식축구선수 O.J. 심슨은 전처와 정부 살해사건을 다룬 재판에서 매우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증거물로 제시된 장갑이 심슨의 것인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그가 장갑을 손에 끼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면서 배심원들은 마치 자신이 그 장갑을 힘겹게 끼려고 애쓰는 것처럼 느꼈다. 이 때 심슨의 변호사인 조니 코크런은 한 마디 말로써 배심원들에게 감정적으로 극적인 심정변화를 일으켰다. “장갑이 손에 맞지 않는다면 당신은 무죄입니다.” 거울뉴런이 만들어낸 배심원단의 이러한 신체적 공감은 심슨의 무죄를 확신하는데 매우 중대한 역할을 했다.
반면 사진처럼 생명력 없는 사물은 거울뉴런을 흥분시키지 못하는데, 그것은 거울뉴런이 흉내 낼 수 있는 행동이 없기 때문이다. 거울뉴런이 우리를 행동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따라 할 수 있는 행위가 필요하다. 이러한 사실은 기업에서 제공하는 정보의 유형이나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한 수단을 선택하는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해 준다. 홈페이지에서 제공되는 정보는 단순 팝업창 보다는 동영상이 효과적이며, 보고서 작성은 파워포인트보다 동영상을 활용한 브리핑이 낫다. 파워포인트는 사실상 거의 모든 감정 및 신경 전달물질을 차단하고 발표효과를 반감시킨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시청자 참여프로그램이 인기인 이유
공감능력은 단순히 모방소비에 그치지 않고 소비활동에도 깊숙이 작용되며, 사람들은 모방보다는 공감이라는 감성에 더 충실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톱 모델들인 나오미 캠벨, 클라우디아 쉬퍼, 크리스티 털링턴 그리고 엘르 맥퍼슨 등은 뉴욕과 런던에 본점을 둔 새로운 감각적인 레스토랑인 ‘패션 카페’를 오픈했지만, 한결같이 실패하고 말았다. 그 실패한 이유는 레스토랑 주인인 유명 모델들이 모두 몸이 말랐기 때문에 손님들은 그 레스토랑에서 식욕을 느낄 수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비록 배가 고파도 많이 먹지 않았다. 이는 유명한 모델들의 메마른 시각적 정보와 레스토랑 음식에 대한 미각적 정보라는 서로 다른 감각요소 간의 연합으로 새롭고 더 강력한 ‘공감각’이라는 자극이 소비자들의 감성을 부정적으로 자극했던 것이다.
거울뉴런은 일방적이고 수동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는 모방행위보다는 쌍방향적이고 능동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는 체험행위에 더 열광하게 만든다. 이러한 체험행위는 확정된 의도보다는 모방자 자신의 의도를 적극적으로 반영시키기 때문에 쉽게 공감이 형성될 수 있다. 국내 대표적 장수프로그램인 전국노래자랑이나 갈수록 뜨거운 열기를 보여주는 슈퍼스타K는 시청자를 단순한 방관자가 아닌 참여자로 끌어들이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러한 요소야말로 시청자가 직접 무대에 섰다는 가상의 공감대를 주기에 충분하다. 또한 맛집 코너, 최신 유행패션 혹은 명품브랜드를 소개하는 각종 추천프로그램이 인기인 연유도 모방보다는 쌍방간 공감을 주기 때문이다. 단순히 정보만을 제공하기보다는 나와 비슷한 사람이 비슷한 얘기를 전달함으로써 보는 사람을 주인공인 것처럼 만든다. TV 속 개그프로그램 역시 일방적인 스탠딩 개그보다는 방청객과 주고받는 반응을 직접적으로 이끌어 내는 개그소재일 때 더 흥미를 자아내기 마련이다. 연예인 혹은 일반방청객을 무대 위로 걸어 나오게 함으로써 더 이상 개그맨들만의 얘기가 아님을 보여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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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신경은 이탈리아의 신경생리학자 리촐라티(G. Rizzolatti)가 1990년대에 처음 원숭이의 이마엽에서 발견했습니다.
이마엽에는 근육에 운동 명령을 내리는 운동피질이 있는데, 이 운동피질은 크게 두 영역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특정 근육에 직접 신경을 내보내는 일차운동피질이 있고, 운동을 계획하고 통괄하는 앞운동피질과 보조운동영역이 있습니다. 리촐라티는 원숭이가 땅콩을 손으로 잡으려 할 때 앞운동피질의 신경세포에서 나타나는 신호를 연구했는데, 원숭이가 땅콩을 쳐다보기만 하거나 손으로 땅콩이 아닌 다른 것을 잡았을 때 이 세포는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원숭이에게 땅콩을 보여 준 다음 불을 끄고 원숭이가 땅콩이 담긴 접시로 손을 뻗게 했을 때는 이 신경세포가 활성화되었습니다.
이 신경세포는 원숭이의 뇌에서 행동에 대한 계획, 즉 ‘접시에 있는 땅콩을 잡아라’는 명령을 내리는 세포인 것입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원숭이 자신의 손은 가만히 두고, 누군가가 접시 에 있는 땅콩을 손으로 잡으려는 모습을 봤을 때도 이 세포가 활성화되었습니다. 이것이 신경세포에서 처음으로 관찰된 거울신경입니다.
거울신경은 원숭이보다 사람에서 훨씬 발달해 있습니다. 덕분에 타인의 행동을 보고 있기만 해도 자신이 그 행동을 하는 것처럼 뇌의 신경세포가 작동합니다. 이때 활동하는 세포는 관찰자가 관찰된 행동을 똑같이 직접 할 때 작동하는 세포와 동일합니다. 거울신경은 타인의 행동을 관찰할 때만 작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행동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이야기만 듣고 있어도 작동합니다. 그런데 거울신경에서 일어나는 과정은 관찰자의 의지나 생각과는 상관없이 자동적으로 일어납니다. 어떤 행동을 인지하면 관찰자의 뇌는 마치 그 행동을 직접 행하는 것과 같이 작동하는 거죠.
거울신경의 존재를 알려 준 원숭이에게 땅콩 실험을 한 가지 더 해 봤습니다. 이번에는 원숭이에게 땅콩을 잠시 보여 준 후 땅콩 접시를 칸막이 뒤로 숨겼습니다. 이제 원숭이는 땅콩 접시는 보지 못하고, 칸막이만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다음 사람이 칸막이 뒤에 있는 땅콩을 집었습니다. 원숭이는 사람의 팔이 칸막이 뒤로 사라지는 모습만 봤지, 직접 땅콩을 집는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도 원숭이의 거울신경은 반응했습니다. 일련의 행동 중에서 일부분만 관찰하더라도 거울신경 세포들은 행동 전체를 본 것처럼 작동한 것입니다.
거울신경이 처음 발견된 곳은 앞운동피질에 속하는 아래이마엽 뒷부분이었는데, 나중에는 아래마루소엽(inferior parietal lobule)의 앞부분에서도 발견되었습니다. 이마엽과 마루엽 사이에는 수많은 신경들이 연결되어 있는데, 이마엽은 주로 운동 명령을 내리고 마루엽은 감각을 통합하는 부위이기 때문에 이마엽과 마루엽을 연결하는 신경들은 감각과 운동을 통합하는 기능을 합니다. 그래서 거울신경은 하나의 세포가 아니라, 이마엽의 운동영역이 마루엽에서 감각 신호를 받는 신경 체계입니다. 이를 거울신경 체계(mirror neuron system)라고 합니다.
사람이 상대방의 행동을 관찰하면 일단 뒤통수에 있는 시각중추에서 이미지가 그려집니다. 거울신경은 시각중추에서 얻어진 시각 정보를 운동영역에 전달하는 기능을 하는데, 시각 정보가 운동영역에 표시되기 위해서는 중간 단계가 필요합니다. 그 역할을 관자엽의 위관자고랑(superior temporal sulcus)이 담당합니다. 시각피질의 신경섬유는 위관자고랑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위관자고랑은 일종의 해석 장치입니다. 여기서 해독된 정보는 신경섬유를 통해서 마루엽 하부의 거울신경에 전달되고, 이어서 앞이마엽 거울신경까지 전달됩니다.
위관자고랑의 해석 장치는 시각중추의 모든 시각 정보를 검색하여 살아 있는 행위자가 하는 행동에 대한 정보만을 골라냅니다. 생명체가 아닌 로봇이 하는 행동은 여기서 처리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위관자고랑이 분석하는 시각 정보는 의도나 감정이 포함된 행동, 즉 사람을 비롯한 생명체가 하는 행동입니다. 자동차나 기계의 움직임에 대한 정보는 이곳에서 일단 걸러지기 때문에 거울신경으로 들어가지 못합니다. 이 해독 시스템은 사람이나 동물의 몸짓, 인상, 입술 모양, 특히 시선을 해독하도록 만들어진 것입니다.
거울신경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많은 가설들이 제안되었는데,
행동 이해, 모방, 의도 이해, 공감 등 네 가지가 대표적인 기능입니다.
다른 사람의 행동을 그냥 보고만 있는데도 운동신경이 활성화되는 현상이 처음 관찰되었을 때 이 현상은 아주 이상해 보였지만,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타인의 행동을 관찰할 때 운동 체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단순한 이미지 정보만으로는 그 행동의 의미나 다른 행동과의 관련성을 알 수 없습니다. 관찰된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려면 그것을 운동의 의미 체계로 전환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즉 자신이 시뮬레이션(가상체험)을 해 봐야 비로소 그 행동의 의미나 의도를 이해하게 됩니다. 이 기능을 마루-이마엽 거울신경이 합니다. 시각중추에서 수집된 정보가 거울신경을 거쳐야만, 관찰된 행동을 관찰자가 진정으로 이해하게 되는 거죠.
원숭이나 인간은 거울신경을 통해서 공감을 해야 상대방의 행동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기초로 다른 기능들이 가능해지는데, 그중 하나가 모방입니다. 모방은 인간이 성장하는 동안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학습 방법이며, 시행착오라는 시간 소모 없이 많은 기술을 익히는 방법입니다. 모방은 상대방의 얼굴 표정이나 몸짓을 이해하고, 상대방의 목표, 의도, 욕구 등을 이해하는 것과 같은 사회적 기본 기술을 발달시키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모방은 뇌의 위관자고랑과 거울신경 체계가 담당합니다. 시각정보는 위관자고랑에서 거울신경 체계로 전달되는데, 거울신경의 마루엽에서는 모방된 행동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이마엽은 모방된 행동의 목표를 파악합니다.
모방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유아 침팬지나 유아 원숭이도 얼굴 표정이나 손짓을 모방합니다. 이는 인간의 모방 능력은 영장류 초기에서부터 진화해 온 능력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침팬지나 원숭이의 모방 능력은 인간에 비해 초보적입니다. 인간의 거울신경은 목표 지향적인 움직임뿐만 아니라 의미 없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활성화되는 반면, 원숭이의 거울신경은 목표 지향적인 행동을 관찰하는 동안에만 활성화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원숭이의 거울신경은 관찰된 행동의 목표를 이해하고 그대로 따라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지만, 관찰한 행동의 세세한 부분까지는 인식하지 못합니다. 모방 학습은 거울신경 중에서도 앞이마엽의 역할이 중요한데, 인간의 앞이마엽은 원숭이에 비해 월등히 발달했습니다.
사람의 거울신경은 원숭이나 개가 하는 행동을 볼 때보다는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관찰할 때 더욱 활성화됩니다. 이처럼 거울신경은 관찰자와 관찰되는 행위자가 서로 닮았을 때 더욱 활성화됩니다. 아이가 발달 과정에서 타인보다는 자기와 닮은 가족을 더 모방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한 개체가 다른 개체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얻는 정보를 두 가지로 나누어 보면, 하나는 ‘그 행동이 무엇을 하는 행동인가?’이고, 다른 하나는 ‘왜 그 행동을 하는가?’입니다. 어떤 사람이 사과를 쥐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는 그가 사과를 쥐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 동시에 그가 왜 사과를 가지고 있을까를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가 먹으려고 쥐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바구니에 담기 위해 쥐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하나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행동의 의도까지도 생각합니다. 거울신경이 이러한 의도 이해에도 관련되어 있다는 증거가 많습니다.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형태의 화면 ①사과 자체, ②사과 없이 손으로 뭔가를 쥐고 있는 듯한 행동, ③다양한 상황에서 손으로 뭔가를 쥔 행동 등을 관찰하게 했습니다. 실험실 조건은 마지막 상황 ③에서만 관찰자가 화면에 나타나는 행동의 의도를 알 수 있었고, 앞의 두 상황 ①, ②에서는 사람들은 왜 사과가 있는지, 왜 손을 오므리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위 세 가지 상황에서 기능적 자기공명 촬영술(fMRI)로 거울신경의 활동 정도를 평가했는데, 세 번째 상황에서 다른 두 상황에 비해 앞운동피질의 거울신경이 훨씬 활성화되었습니다. 이것은 거울신경이 행동을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행동의 의도를 이해하는 역할도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거울신경이 발견된 초기에 연구된 행동들은 행동 이해, 모방, 의도 이해 등과 같이 감정적인 내용이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거울신경의 활성화는 운동과 관련된 회로인 마루-앞이마 회로에서 주로 나타났습니다. 거울신경이 타인의 감정을 똑같이 느끼는 능력, 즉 공감 능력과도 관련된다는 사실은 나중에 알려졌습니다.
사람들에게 악취를 맡게 하고 fMRI 사진을 촬영하면, 앞뇌섬(anterior insula)과 앞띠이랑(anterior cingulate)이 활성화되는데, 이 부위들은 감정과 관련된 영역입니다. 그런데 불쾌한 표정을 짓는 얼굴들을 관찰할 때도 앞뇌섬의 같은 부위가 활성화됩니다. 직접 자극을 받지 않고 단지 불쾌한 얼굴만 봤을 뿐인데도 자기가 직접 자극을 받은 것처럼 뇌가 반응하는 거죠.
통증에 대한 실험도 있었습니다. 부부를 대상으로 여성의 손에 통증을 가하고 뇌의 변화를 관찰한 다음, 배우자인 남성의 손에 통증을 주는 동안에 여성의 뇌 변화를 조사했습니다. 남성은 MRI 장치 옆에 앉고, 여성은 거울을 통해서 자신과 배우자의 손을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스크린을 통해서는 둘 중 누가 자극을 받는지와 자극에 의한 통증 여부를 알려 주었습니다. 실험 결과 여성 자신에게 통증이 주어졌을 때는 당연히 통증 감각 신호를 직접 받아들이는 뇌의 부위인 일차몸신경피질, 이차몸신경피질, 그리고 통증 신호를 감정적으로 처리하는 부위인 앞뇌섬과 앞띠이랑 등이 활성화되었습니다.
몸신경피질은 통증의 위치와 같은 객관적인 특성을 알려 주는 부위이고, 뇌섬과 띠이랑은 통증 때문에 얼마나 기분이 나쁜 것인지와 같은 통증 관련 감정을 처리하는 영역입니다. 그런데 배우자인 남성에게 통증을 가할 때는 당연히 여성의 몸신경피질은 변화가 없었지만, 통증에 대한 감정을 처리하는 뇌섬과 띠이랑은 활성화되었습니다. 즉 배우자가 경험하는 통증에 대한 감정 반응은 자신이 직접 통증을 경험할 때와 동일한 뇌 회로를 통해서 나타난 것입니다.
거울신경에 대한 연구는 지금 살펴본 행동 이해, 모방, 의도 이해, 공감 등의 영역을 넘어 인지 기능과 언어 기능에도 역할을 한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는데, 자아 인식(self-recognition)에도 거울신경이 관여합니다. 거울신경을 통해서 타인을 자기에게 비춰 보는 과정은 자기가 자신의 사진을 바라볼 때도 작용합니다. 그래서 모방과 자아 인식은 서로 관련되어 있을 것입니다. 연구한 바에 따르면 아이들은 자아 인식 능력이 뛰어날수록 모방 능력도 뛰어났는데, 이는 자아 인식이 거울신경에 의한 사회적 상호작용의 도움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거울신경은 언어 발달 과정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언어가 몸짓에 의한 의사소통에서 진화되었다는 견해는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거울신경이 발견되면서 더욱 주목받게 되었습니다. 거울신경 자체가 언어의 복잡성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지만,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의 의도가 메시지를 받는 사람에게 전달되는 언어의 진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타인의 생각을 유추하는 능력이 없다면 언어가 발달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권력은 腦를 바꾼다… 감정이입 '거울 뉴런' 작동 멈춰
충동적이고 배려 없는 행동… 전두엽 손상된 환자와 흡사
과제 해결 시간 더 짧게 봐 "일 빨리 못한다" 부하 질책
시청자들은 20일 종영한 인기 드라마 '미생(未生)'에서 부하 직원에게 폭언을 일삼는 마 부장이나 박 과장 같은 상사를 보고 함께 분노했다. 직장인들은 "현실에는 드라마보다 몇십, 몇백 곱절은 더 폭압적인 상사가 있다"고 말한다.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도 그런 사례다. 왜 윗자리에만 올라가면 부하 직원을 사람 취급하지 않는 것일까. 과학자들은 뇌에서 원인을 찾았다. 권력을 가지면 뇌가 상대를 이해하지 못하고, 심지어 마약중독과 같은 상태에 빠진다는 것이다.
◇"아프냐, 나는 모른다"
한때 TV 드라마 '다모(茶母)'에 나왔던 대사 "아프냐, 나도 아프다"란 말이 인기를 끌었다. 내가 아끼는 사람이 아프면 나 역시 아픔을 느끼는 감정이입(empathy)을 나타낸 말이다. 폭압적인 상사의 뇌는 이 같은 감정이입 능력이 매우 줄어든다는 사실을 캐나다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캐나다 윌프리드 로리어대와 토론토대 공동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남에게 의존했거나 반대로 다른 사람을 압도했던 경험을 글로 쓰게 했다. 자신을 미약한 존재이거나 반대로 상사처럼 힘을 가진 존재로 잠시 생각하게 한 것이다. 이 상태에서 누군가 손으로 고무공을 쥐는 영상을 보여주면서 뇌 활동을 측정했다.
사람의 뇌(腦)에는 다른 사람의 몸짓을 보거나 말을 들으면 그 사람과 같은 느낌을 받게 하는 신경세포가 있다. 바로 '거울 뉴런(mirror neu ron)'이다. 1990년대 이탈리아 과학자들이 원숭이에게서 처음 발견한 현상으로, 상대가 공을 쥐는 모습을 바라보면 내 뇌에서도 공을 쥐는 것과 관련된 신경이 작동하는 식이다. 인간을 비롯한 영장류 모두가 거울 뉴런을 갖고 있어 동료의 고통을 제 것인 양 느낄 수 있다.
실험 결과 권력을 가졌던 기억을 떠올린 사람은 거울 뉴런이 거의 작동하지 않았다. 반면 힘이 약한 존재라는 생각을 한 사람은 거울 뉴런이 활발하게 작동했다. 결국 폭압적인 상사는 부하 직원이 느끼는 고통을 보고도 "아프냐, 나는 모른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는 것. 연구 결과는 올 4월 '실험 심리학 저널'에 실렸다.
◇권력 도취는 마약중독 상태와 비슷
뇌는 권력이 주는 달콤함에서 헤어나기도 어렵다. 마약중독과 같은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아일랜드 트리니티칼리지의 이언 로버트슨 교수는 2013년 발표한 책 '승자의 뇌(The Win ner Effect)'에서 "권력을 쥔 사람들은 남녀 구분없이 테스토스테론이라는 남성 호르몬이 증가한다"고 밝혔다. 테스토스테론은 뇌에 만족감을 주는 호르몬인 '도파민' 분비를 촉진한다. 마약인 코카인에 중독돼도 도파민 분비가 늘어난다.
뇌는 권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점점 악질이 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1971년 미국 스탠퍼드대 필립 짐바르도 교수의 '교도소 실험'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짐바르도 교수는 대학생 24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은 죄수, 다른 쪽은 간수 역할을 시켰다. 실험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간수 역할을 한 학생들은 아무런 지시를 받지 않았는데도 죄수 역할의 학생들을 학대하기 시작했다. 학대 행위는 갈수록 더 악랄해졌다.
미국 UC버클리의 대처 켈트너 교수는 심지어 권력에 빠진 사람은 뇌의 '안와 전두엽(眼窩 前頭葉)'이 손상된 환자처럼 행동한다고 주장했다. 안구가 있는 곳 바로 뒤의 이곳이 손상되면 충동적이고 남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을 한다. 켈트너 교수는 "권력의 경험은 누군가 두개골을 열고 감정이입을 하는 뇌 영역을 끄집어내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심지어 시간 개념도 달라진다. UC버클리 세리나 첸 교수팀은 올 7월 '실험 사회 심리학 저널'에 "상사는 같은 시간이라도 부하보다 더 길게 느낀다"고 밝혔다. 반대로 직원들이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더 짧게 본다. 결국 상사는 "시간이 그리 많은 데도 일을 빨리 못 한다"고 부하 직원에게 고함을 지르게 된다는 것이다. 켈트너 교수는 "다행인 점은 뇌는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것"이라며 "중국 도교(道敎)에서 '사람을 이끌려면 그들 뒤에서 걸어가라(欲先民 必以身後之)'고 한 말은 과학적으로도 올바른 말"이라고 밝혔다.
수정 2015-07-10 / 등록 2013-01-02 / 조회수 : 8924 (4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