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카데스에서 모압 벌판까지.
요르단 강 건너편 정복
민수 20장-신명 34장
10.1 카데스에서 요르단 강 건너편
(민수 20,14-22,1; 33,31-42; 신명 2,26-3,7)
이 지도에 표시된 여정은 여러 성경 본문의 정보를 통합한 것이다(민수 20-22장; 33장; 신명 2-3장). 하지만 성경 본문들이 모든 세부 사항까지 일치하는 것은 아니며 여전히 많은 지역의 위치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따라서 지도의 여정은 여러 세부 사항이 불확실하지만 성경 기사의 큰 줄기에 부합하게 작성했다. 카데스에서 이스라엘인들은 호르 산 방향으로 향하는데, 호르 산 근처에는 모세롯(민수 33,30b; 신명 10,6에는 모세라)이 있었다. 호르 산은 지금의 예벨 마데이라Gebel Madheira로 볼 수 있다. 호르마(정확히 할 수는 없지만 유다의 남쪽 네겝 사막 지역에서 찾아야 한다)에서 이스라엘은 아랏 왕에게 승리를 거둔다. 호르 산에서 이스라엘은 요르단 강 건너편으로 바로 가는 대신, 에돔의 영토를 우회하여 남쪽으로 향한다. 민수기 33장 31절부터 35절에 언급된 숙영지들 중 오직 에츠욘 게베르만 확인되었는데 현재 아카바 만의 엘랏Elat 근처였을 것이다. 여기서 이스라엘인들은 다시 북쪽으로 올라갔다고 보아야 한다. 푸논(민수 33,42)은 현재의 페난Fenan에 해당될 것이고, 오봇(민수 21,10; 33,43)은 아인 엘 웨이바'Ain el-Weiba에 해당된다고 가정할 수 있다. 이렇게 이스라엘인들은 제렛 천(오늘날의 와디 엘 하사Wadi el-Hasa. 민수 21,12)에 도착하는데, 제렛 천이 모압 영토의 남쪽 경계선으로 알려져 있다. 모압의 동쪽 경계로 이예 아바림(민수 21,11)이 언급된 것으로 보아 모압 영토를 우회하는 여정을 추정할 수 있다. 그리하여 모압의 북쪽 경계인 아르논 강(오늘날의 와디 무집Wadi Mujib)에 이르게 된다. 브에르와 마타나(자주 키르베트 엘 메데이이네Khirbet el-Medeiyineh라고 언급되는)는 와디 에트 테메드Wadi eth-Themed 근처였음이 틀림없다. 여기서 이스라엘인들은 와디 엘 하비스Wadi el-Habis 연안의 나할리엘(민수 21,19) 방향으로 옮겨 갔다가, 느보 산의 봉우리 중 하나인 피스가 산(라스 에스 시야가Ras es-Syagha. 민수 21,20) 근처 바못(21,19b)에 도착한다. 여기서 벳 여시못에서 아벨 시팀까지 이르는 모압 벌판에 진을 치게 된다. 성경 기사에 따르면 바못에서 모세는 모압 북쪽의 영토를 다스리던 아모리인들의 임금 시혼에게 사신을 보낸다(민수 21,21. 그러나 신명기 2장 26절에 따르면 이 일은 아르논 강 근처 크데못 광야에서 일어나는데, 이 기사가 더 논리적인 듯하다). 그러나 시혼이 이스라엘의 통과를 거부함으로써 야하츠(야하자, 야사. 아마도 현재의 립Libb)에서 싸움이 벌어졌다. 여기서 이스라엘이 승리함으로써 시혼의 왕국 북쪽 경계인 야뽁 강까지 영토를 점령했다. 점령된 도시 중 디본과 메드바가 기록되어 있다(민수 21,30).
뒤를 이어 이스라엘은 야뽁 강 북쪽 지역에 자리한 바산의 왕인 옥과 싸움을 벌인다. 에드레이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이스라엘이 승리함으로써 그 지역까지 복속시킨다. 신명기 3장 1절부터 7절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바산 영토의 모든 도시를 파괴하고 약탈했다. 이것으로 성경 기사에서 약속받은 영토 점령에 대한 첫 번째 단계, 즉 요르단 강 동쪽 지역 점령에 관한 약속이 이루어진다. 모세는 이 영토를 가드, 르우벤, 그리고 므나쎄 지파 일부에게 나누어 주었다.
10.2 발라암의 신탁
바알 프오르(혹은 프오르)의 불충실, 미디안 원정 등은 모압 벌판에서 일어난 일들이다(민수 22-25장; 31장). 이스라엘을 저주하기 위해 모압 왕 발락은 유명한 점쟁이 발라암을 불러온다. 발라암의 거처는 프토르(민수 22,5)였는데 이곳은 아시리아 문헌들에 언급된 유프라테스 강 상류 연안의 피트루Pitur와 동일한 장소일 것이다(그곳은 ‘아마우Amau인들의 땅’에 위치하지만, 해석이 불확실하다. ‘그의 백성 자녀들의 땅’으로 번역해야할 것이다). 발라암은 암몬과의 경계인 이르 모압에서 발락을 만나는데, 여기서 두 사람은 희생 제사를 바치기 위해 키르얏 후촛으로 옮겨 간다. 그다음에 모압 왕 발락은 발라암이 이스라엘 진영을 바라보면서 저주를 내릴 수 있도록 그를 여러 장소(바못 바알, 피스가 산 꼭대기 ‘파수병 밭’, 프오르)로 데려가지만, 발라암은 줄곧 저주 대신 하느님의 영을 받아 이스라엘에 축복을 내린다. 발라암의 이름은 요르단 계곡 동쪽의 텔 데이르 알라Tell Deir ‘Alla(일반적으로 성경의 수콧으로 추정된다)에서 발견된 8세기의 단편적 비문에도 등장한다.
모압 평야는 신명기에 나오는 모세의 연설들의 배경이 되는 곳이다. 신명기 마지막 부분에 모세의 죽음이 서술된다. 그에게는 약속된 땅을 밟지 못하고 느보 산의 피스가 정상에서 그 땅을 바라보는 것만 허락되었다.
종교적 의미
신명기는 모세의 죽음과 이스라엘 백성이 약속된 땅 가나안 앞까지 도착했다는 이야기로 모세오경을 마무리한다. 성경의 이 첫 번째 부분은 히브리인들의 토라, 율법에 해당된다. 토라는 하느님의 원의(願意)의 가장 전형적인 계시로 여겨졌다.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에게 하신 땅을 차지하리라는 약속이 온전히 실현되지 않은 상태에서 토라는 요르단 강변을 배경으로 끝을 맺는다. 그리스도교 입장에서 모세오경을 읽을 때, 모세오경이 약속된 땅으로 백성들을 인도할 임무를 여호수아에게 맡기면서 요르단 강변에서 끝맺는 것은 무의미한 것이 아니다. 마르코 복음서는 예수(여호수아와 동일한 이름을 지님!) 생애의 기사를 요르단 강변에서 시작하는데, 이는 그리스도 안에서 과거의 약속들이 충만히 실현됨을 암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