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배우기’(박지종)을 읽고 씨앗문장을 만듬. ‘말은 나의 의사를 전달하는 가장 쉽고 직접적인 수단이며, 반대로 내가 가장 상대의 의사를 전달받기도 가장 쉬운 수단이다’라는 구절에서 전달이 쉽기 때문에 상처를 받기 쉽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함.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김진명)를 읽고 씨앗문장을 만듬. ‘권력이란 여러갈래로 줄을 세우는 힘이라고 생각해요. 권력은 많은 사람들을 여러 방향으로 줄 세워 무한 경쟁의 충성심을 시험하는 과정이란 말이오. 중심을 향해 앞으로 나란히 줄을 서서 앞사람의 움직임에 따라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리는 모습을 한번 상상해 보시오.’라는 구절에서 권력의 속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으며 작가의 뛰어난 문장력을 알 수 있음.
‘나목’(박완서)을 읽고 씨앗문장을 만듬. ‘공포와 이제는 거의 육체적인 통증으로 변해버린 아품을 혼자 견디며 걸어야 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나눌 수 없는 나만의 일일 것이다’에서 살아가면서 닥치는 일은 개인이 감당해야만 하는데 혼자 견디는 만큼 무겁다는 생각을 하게 됨.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무라카미 허루카)
‘언어의 자유는 그 말이 완전히 가치를 상실할 때까지 내 것이 못 된다’(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우리가 1년 내내 진실만을 말한다면 진실의 가치가 없어져 버릴 지모 모른다‘
‘연을 쫓는 아이’(할 레드 호세이니)를 읽고 씨앗문장을 만듬. ‘이 세상에 단 하나의 죄 밖에 없다. 그것은 도둑질이다. 다른 죄들은 도둑질의 변형일 뿐이다’,
23일 오후 전북 익산시 갈산동 옛 익산경찰서 건물 하늘 위의 먹자구름은 쉴새없이 비를 쏟아내고 있었다. 후드득 떨어지는 빗소리를 뒤로 하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폐허처럼 방치된 건물 내부의 음습한 기운이 덮쳤다. 지하로 이어지는 어두컴컴한 계단에 발을 디디며 거미줄 몇 개를 끊었다. 형사계라고 적힌 낡은 표지판을 지나 왼쪽으로 돌았다. 숙직실로 보이는 작은 방이 있었다.
익산경찰서는 2003년 모현동으로 이전했다. 벽에서 떨어진 시멘트 조각들과 어지러이 꼬인 전선들이 세 평(9.92평방미터) 남짓한 방의 주인이 되어 있었다. 창문은 하나도 없었다. 구석진 지하 방에서 소리를 질러도 외부에선 알 수 없을 것 같았다. 15년 전 열다섯의 소년이 잡혀들어 왔다. 혐의는 택시기사 살인사건이었다. 이 방에서 한 소년은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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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다.
권력을 없애려다 그도 다른 하나의 권력이 된다.
{내가 사랑한 첫문장}
{감정의 격동}
{한양의 탄생}
[강원국의 세상살이 호신술]
내 능력은 80인데 100인 것처럼 일해
몸으로, 눈치로, 아부로 부족함 때우려니 불행
2년 전 쉰 살이 됐다. 쉰 살은 직장에서 슬슬 눈치보게 되는 나이다. 나도 고민했다. 눈치 보고 2~3년 더 붙어 있을 것인가, 적게 벌더라도 20~30년 일거리를 찾아나설 것인가.
돌아보니 열심히 일했다. 청와대에서 8년, 기업에서 17년 버틴 세월이 대견하다. 가진 역량은 80인데, 100을 가진 것처럼 보이면서 일했다. "제 능력으로는 안 됩니다. 못 하겠습니다"는 말을 못 하고 살았다. 오히려 내 실력이 드러날까 전전긍긍했다. 부족한 20을 몸으로, 눈치로, 때로는 아부로 때웠다. 그렇게 과자 뻥튀기 포장하듯 나를 꾸미면서 직장생활을 했다. 사는 게 행복하지 않았다. 더 이상 눈치보고 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결심했다. "나도 이제 쉰 살이 됐으니 못하는 것은 못한다"고 하며 살자.
직장인은 누구나 탈을 쓰고 산다. 상사는 상사의 가면을 쓰고, 부하는 부하의 가면이 있다. 그렇게 봐주기를 원하는 모습으로, 조직과 상사가 기대하고 요구하는 모습으로 산다. 살아남기 위해, 또는 원만한 관계를 위해, 혹은 상대를 배려한다는 명목으로 페르소나 뒤에 맨얼굴을 숨긴다. 회사가 원하는 모습으로 '탈춤'을 추며 20~30년 살아보라. 뒤집어쓴 위선과 가식의 탈이 어느새 내 얼굴로 굳어버린다. 급기야 내가 아는 내가 나인지, 상사가 인정하는 내가 진짜인지 헷갈린다.
조직은 우리의 맨얼굴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말하지 않는다. 가면을 쓰고 안간힘을 다하는 모습을 통해 이익을 만들어낸다. 용쓰기를 권장하고 부추긴다. 안 되는 일을 되게 하라고 응원한다. "해봤어? 당신은 무한한 능력이 있어. 우리는 당신을 믿어. 당신은 틀림없이 해낼 거야."
조직이 가장 무서워하는 사람, 껄끄러운 존재는 탈을 벗고 덤비는 사람이다. 스스로가 자기 얼굴로 사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최선을 다해보겠지만 제 능력 이상은 자신 없습니다." 자신이 갖고 있는 것만큼 보여준다는 마음으로 생활한다. 남들의 평가가 나쁜들 그것이 나인데 어쩌겠느냐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은 적어도 직장생활이 불행하진 않다.
상사에게 보여주고 싶은 가면을 벗자. 상사가 붙여준 그림자를 떼버리자. 그렇다고 어느 날 갑자기 솔직해지면, 꾸미지 않은 맨얼굴을 드러내면 상사가 당황한다. "저 사실은 능력이 이것밖에 안 되거든요? 못 하겠어요." 이렇게 맨얼굴로 악을 쓰면 속은 후련하겠지만 자리는 보장이 안 된다.
방법은 한 가지다. 본시 나와 남이 보는 내가 가까워지는 것이다. 차이를 줄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내 수준을 높이거나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나답게 살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