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도르목장
노창호
춘분을 맞이한 남녘 땅에 차디찬 거센바람이 몰아치고, 파랗게 펼쳐지는 하늘에는 흰 뭉게 구름이 봄맞이로 분주한지 빠른 흐름으로 스치고 있다.
제주의 대표적인 이시돌 목장 입구에는 겹동백꽃이 활짝 피어 목장을 찾는 길손에게 포근한 감성으로 감싸고.. 목장의 넓은 초지는 이미 파랗게 덮은 풀잎이 크게 성장하여 흐르는 바람의 태동하는 위치를 보여 주고 있다.
마치 큰 파도가 지나듯 무형의 바람이 지나는 길이 감지 되고, 잠시 멈추는 곳도 보인다.
넓게 펼쳐진 새미은총동산의 초지를 가로 지르는 한적한 길을 걸으며 예수님의 생애를 조각상으로 표현한 수 많은 조형물을 지나 호수를 돌고 울창한 삼나무 숲의 향긋한 피톤치드에 취해 오늘을 출발시킨다.
동행한 여동생이 한림읍 비양도 탐방을 원하여, 첫배 승선 목적으로 서둘러 왔지만, 심한 풍랑으로 출항이 금지되어, 이시돌 목장으로 발길을 옮겨 걷다보니 시장끼가 느껴온다.
11시가 채 않된 시간 화순항 포구옆 위치한 한식 전문점 "한가네 식당"의 허름하고 작은 간판 앞에는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줄 세워 기다림을 하고 있다.
흰 텐트 안은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빈자리 없이 조그만 원형 프라스틱 의자에 앉아 옆사람과 히프를 맞대고 있다.
기다린다는 시간이 아까워 산방산 앞마을 전복죽 집으로 소문난 "산채향"으로 향한다.
그 누가 말했던가?
요즘 시장 불황과 고가의 물가로 먹고 살기 힘들 정도 시장 악화로 장사가 않된다는 총선 출마자들의 비명과는 달리 이곳도 이미 수많은 사람이 대기소를 채우고, 번호표를 빼어든 일부 손님은 승차한 상태로 기다리고 있다.
정말 내가 밥 먹고 살기 힘든 호황의 장소에서 인내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금오름으로 향한다.
서부 중산간지역의 대표적인 금오름은 수많은 오름과는 달리 山頂火口湖를 갖추고 있어 新期 기생화산체로 불리워 진다.
오르는 길에 거목 소나무에 기생하여 오랜 세월 성장해온 송담이 내 손목 보다 굵어 보여 잠시 발걸음 멈추고, 사진으로 그 굵기를 나름해 본다.
단체로 탐방 나온 대학생 팀들에 끼어 427.5m 山頂에 이르니, 2,861m 둘레 분화구 능선이 잘 정리되어 있고, 동서남북 조망이 시원하게 보이는 가운데 한라산 정상은 오늘도 구름으로 덮혀있다.
52m 깊이 아래 火口湖의 맑은 물을 한웅큼 담가보며, 반영되는 흰구름을 두손으로 잡아본다.
대자연의 신비로운 조화에 감동을 거듭하며, 은빛으로 반짝이는 한경읍 앞바다 세워진 수 많은 풍력 발전기의 운치에 매료되어 오늘 여정을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