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의실 밖 강의실 2017년 겨울 강의
노자 도덕경 65, 66장
2017-12-22
낙 엽
이생진
한 장의 지폐보다
한 장의 낙엽이 아까울 때가 있다
그때가 좋은 때다
그때가 때 묻지 않은 때다
낙엽은 울고 싶어 하는 것을
울고 있기 때문이다
낙엽은 기억하고 싶어 하는 것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낙엽은 편지에 쓰고 싶은 것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낙엽을 간직하는 사람은
사랑을 간직하는 사람
새로운 낙엽을 집을 줄 아는 사람은
기억을 새롭게 갖고 싶은 사람이다
덕경 63장 큰 일은 사소한 데서 시작된다
爲無爲, 事無事, 味無味, 大小, 多少, 報怨以德.
위무위, 사무사, 미무미, 대소, 다소, 보원이덕.
圖難於其易, 爲大於其細.
도난어기이, 위대어기세.
天下難事, 必作於易, 天下大事, 必作於細.
천하난사, 필작어이, 천하대사, 필작어세.
是以聖人, 終不爲大, 故能成其大.
시이성인, 종불위대, 고능성기대.
夫輕諾必寡信, 多易必多難. 是以聖人猶難之. 故終無難矣.
부경낙필과신, 다이필다난. 시이성인유난지. 고종무난의.
덕경 64장 아름드리 거목도 털끝 같은 싹에서 자라나고
其安易持, 其未兆易謀, 其脆易泮, 其微易散.
기안이지, 기미조이모, 기취이반, 기미이산.
爲之於未有, 治之於未亂.
위지어미유, 치지어미란.
合抱之木, 生於毫末, 九層之臺, 起於累土.
합포지목, 생어호말, 구층지대, 기어누토.
天里之行, 始於足下.
천리지행, 시어족하.
爲者敗之, 執者失之.
위자패지, 집자실지.
是以聖人無爲, 故無敗; 無執, 故無失.
시이성인무위, 고무패; 무집, 고무실.
民之從事, 常於幾成而敗之. 愼終如始, 則無敗事.
민지종사, 상어기성이패지. 신종여시, 즉무패사.
是以聖人, 欲不欲, 不貴難得之貨, 學不學, 復衆人之所過,
시이성인, 욕불욕, 불귀난득지화, 학불학, 복중인지소과,
以輔萬物之自然而不敢爲.
이보만물지자연이불감위
.
덕경 65장 순리로 나라를 다스려라
古之善爲道者, 非以明民, 將以愚之.
고지선위도자, 비이명민, 장이우지.
民之難治, 以其智多.
민지난치, 이기지다.
故以智治國, 國之賊; 不以智治國, 國之福.
고이지치국, 국지적; 불이지치국, 국지복.
知此兩者, 亦稽式; 常知稽式, 是謂元德.
지차양자, 역계식; 상지계식, 시위원덕.
玄德深矣, 遠矣, 與物反矣, 然後乃至大順
현덕심의, 원의, 여물반의, 연후내지대순
덕경 66장 남의 위에 서려거든 자신을 낮추어라
江海所以能爲百谷王者, 以其善下之, 故能爲百谷王.
강해소이능위백곡왕자, 이기선하지, 고능위백곡왕.
是以欲上民, 必以言下之; 欲先民, 必以身後之.
시이욕상민, 필이언하지; 욕선민, 필이신후지.
是以聖人 處上而民不重, 處前而民不害.
시이성인 처상이민부중, 처전이민불해.
是以天下 樂推而不厭. 以其不爭, 故天下 莫能與之爭.
시이천하 낙추이불염. 이기부쟁, 고천하 막능여지쟁.
덕경 65장 智는 痴, 理性主義의 모순과 오류
古之善爲道者, 非以明民, 將以愚之.
고지선위도자, 비이명민, 장이우지.
옛날 도를 잘 실천했던 사람은, 백성을 지식으로 밝음(지식)으로 이끌지 않고, 우매함으로 이끌려 했다.
1. “明”과 “愚”
1) 明謂多見 巧作蔽其撲也, 愚謂無知 守眞順自然也.
명위다견 교작폐기박야, 우위무지 수진순자연아.
아는 게 많고 기교를 부리고 순진함을 엎어버리는 것을 가리켜 明 이라 하고, 아는 게 없고 참됨을 지키고 자연에 따르는 것을 가리켜 愚라고 한다.
2) “明”; 明은 智와 통하여 事理分別의 의미가 강하여, 지식, 이성, 법, 예, 권력, 재물, 군사력 등으로 백성 위에 군림하려는 밝음. 즉 똑똑하고 영리해 시시비비와 손익계산에 뛰어나고 꾀바름으로 풀이할 수 있다.
3) “愚”: 바보 김수환 추기경, 바보 이반, 白痴 아다다, 愚公移山, 愚直
愚 어리석을 우, 心 (마음 심, 4획), 총 13획, 1. 어리석다, 2. 우직하다, 성실하고 순박하다, 3. 고지식하다, 4. 어리석게 하다, 5. 나(자기의 겸칭)
民之難治, 以其智多.
민지난치, 이기지다.
다스리기 어려운 백성들은, 그들이 지식(이해득실을 따지는 처세적 지식, 잔꾀)이 많기 때문이다.
1. 바울의 코린토 신도들에게 보내는 편지 1.
1장 19절~20절; “사실 성경에도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나는 지혜롭다는 자들의 지혜를 부수어 버리고, 슬기롭다는 자들의 슬기를 치워버리리라.> 지혜로운 자가 어디에 있습니까? 율법학자가 어디에 있습니까?”
1장 27절~28절;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지혜로운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이 세상의 어리석은 것을 선택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있는 것을 무력하게 만드시려고, 이 세상의 비천한 것과 천대받는 것 곧 없는 것을 선택하셨습니다. 그리하여 어떠한 인간도 하느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故以智治國, 國之賊; 不以智治國, 國之福.
고이지치국, 국지적; 불이지치국, 국지복.
그러므로 智謀로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나라의 재앙이요, 지모로써 나라를 다스리지 않는 것은, 국가의 복이다.
1. “智”는 도경 36장의“國之利器 나라의 이기”의 뜻과 통함; 한비자는‘賞罰’, 하상공은‘權道’, 儒家는‘仁義禮智’, 이순보는‘兵器’ 등으로 해석했다. 春秋戰國시대 百家爭鳴하던 시대 智는 出世의 수단이었다. 이 智는 是是非非를 따지는 권력에 논거를 제시하는 기술적 學인데 노자는 이를 비판하고 있다.
2. 심산(心山) 김창숙(金昌淑, 1879~1962); 智를 지닌 자들의 曲學阿世
“우리나라는 유교의 나라였다. 실로 나라가 망한 원인을 따져보면 이 유교가 먼저 망하자 나라도 따라서 망한 것이다. 지금 광복운동을 선도하는 데 3교의 대표가 주동을 하고 소위 유교는 한 사람도 참여하지 않았다.”
知此兩者, 亦稽式; 常知稽式, 是謂玄德.
지차양자, 역계식; 상지계식, 시위현덕.
이 두 가지를 아는 것이 (고금에) 한결같은 법도이고, 이 법도를 늘 아는 것을 일컬어 玄德이라 한다.
1. “稽”는 “法”, “稽式”은 “法式”, “典範”의 뜻
1) 稽 헤아릴 계, 禾 (벼 화, 5획), 총 15획, 1. 상고하다(詳考--), 조사하다(調査--), 2. 헤아리다, 3. 논의하다(論議--), 상의하다(相議ㆍ商議--), 4. 묻다, 점을 치다, 5. 셈하다, 세다, 6. 견주다(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알기 위하여 서로 대어 보다), 7. 맞다, 서로 같다, 8. 머무르다, 멈추다, 9. 막다, 저지하다(沮止--), 10. 이르다(어떤 정도나 범위에 미치다), 미치다(영향이나 작용 따위가 대상에 가하여지다), 11. 조아리다, 12. 쌓다, 저축하다(貯蓄--), 13. 법식(法式), 준칙(準則), 14. 창(槍: 의장의 하나)
※ 滑稽 골계 (滑 익살스러울 골, 미끄러울 활, 稽 상고할 계); 말이 매끄럽고 익살스러워 웃음을 자아내는 일
※ 諧謔 해학(諧 화할 해, 謔 희롱할 학); 익살스럽고도 멋이 있는 농담(弄談).
玄德 深矣, 遠矣, 與物反矣, 然後乃至大順.
현덕 심의, 원의, 여물반의, 연후내지대순.
현덕은 심오 아득하여, 현상과 반대되지만(그 참모습으로 도로 돌아가), 마침내 크게 자연에 순응하는 이치와 통하게 된다.
1. “順”; 경로를 따라서 물이 흐르듯이 머리를 돌려서 나아감을 뜻함.
順理, 和順의 길
2. 심산 김창숙의 「我愚我自智歌아우아자지가」
世罵我太愚 세매아태우 세상은 나를 어리석다 욕하지만
我歎世多智 아탄세다지 나는 세상에 지혜 많은 것을 탄식한다.
智者何其巧 지자하기교 지혜로운 자들은 어찌 그리 간교하고
巧者何其僞 교자하기위 간교한 자들은 어찌 그리 잘 속이는가
智者多貴顯 지자다귀현 지혜로운 자들을 귀하게 떠받들고
愚者多賤棄 우자다천기 어리석은 자를 천하다고 버리지만
賤棄固所甘 천기고소감 천하게 버림받음을 달게 받고
貴顯非所企 귀현비소기 귀하게 드러남을 꾀하지 않겠다
我愚我自智 아우아자지 내 어리석음을 스스로 아니
何傷死於義 하상사어의 의에 죽는 자, 그 무엇에 상처 입으리?
2. 萬折必東(만절필동)
순자(荀子) 유좌편(宥坐篇)에 등장하는 '만절필동'은 '(황하의) 강물이 일만 번을 굽이쳐 흐르더라도 반드시 동쪽으로 흘러간다'는 말이다. '일이 곡절을 겪어도 이치대로 이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절필동은 '천자를 향한 제후들의 충성'의 뜻으로 의미가 확대된 말"이기도 하다. 특히 조선에서는 선조가 임진왜란 후 명나라의 원군 파병에 감사하는 글에 '만절필동, 재조번방(再造藩邦)' 즉 '황하가 결국 동으로 흐르듯 (명이) 제후의 나라(조선)를 다시 세워줬다'고 쓴 이래로, 명나라에 대한 변함없는 충성을 의미하는 말로 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숙종 때 숭명배청(崇明排淸·명나라를 숭배하고 청나라를 배척)의 성지로 만들어진 경기도 가평군 조종암(朝宗巖)에도 선조의 어필을 본뜬 '만절필동' 글귀가 새겨져 있다.
조선 중엽 송시열은 친명(親明) 중화주의자였다. 일상생활에서도 명나라 복식을 하고 명나라 예법을 따를 정도였다고 한다. 명나라는 임진왜란 때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자 중원(中原)의 문화 정통성을 이은 어버이 같은 나라라는 게 그의 인식이었다. 그가 제자들을 모아 가르친 속리산 계곡은 모화(慕華)사상의 요람이자 발신지 같은 곳이다. 그가 죽자 제자들은 이곳에 그를 기리는 서원을 세우고 '화양서원'이라고 이름했다. '화양(華陽)'은 중국 문화가 햇빛처럼 빛난다는 뜻도 된다. 또 명나라 황제 신종을 제사 지내기 위한 사당을 짓고 '만동묘(萬東廟)'라고 했다. 만동(萬東)은 '만절필동(萬折必東)'의 준말이다. 중원의 젖줄인 황하(黃河)는 수만 번 물길을 꺾어 흐르지만 결국은 동쪽을 향한다. 중국에선 충신의 절개를 가리키는 이 말이 조선의 중화주의자들에겐 중국 황제를 향한 변함없는 충절을 뜻하게 됐다.
덕경 66장 향나무는 저를 찍는 도끼날에도 향을 묻힌다
江海所以能爲百谷王者, 以其善下之. 故能爲百谷王.
강해소이능위백곡왕자, 이기선하지, 고능위백곡왕.
강과 바다가 온갖 골짜기의 임금이 될 수 있는 까닭은, 잘 낮추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온갖 골짜기의 임금이 될 수 있다.
是以, 欲上民, 必以言下之; 欲先民, 必以身後之.
시이, 욕상민, 필이언하지; 욕선민, 필이신후지.
이와 같이 백성들 위에 서고자 하면, 반드시 자신을 말을 낮춰야 하고, 백성들 앞에 서고자 하면, 반드시 자신은 뒤로 물려서야 한다.
1. “言下”; “孤”, “寡”, “不穀” (39장)
2. 덕경 71장
知不知上, 不知知病. 夫唯病病, 是以不病. 聖人不病, 以其病病, 是以不病.
지부지상, 부지지병. 부유병병, 시이불병. 성인불병, 이기병병, 시이불병.
알면서 모르는 듯이 하는 것이 최상이요, 모르면서도 아는 체함은 病(痴)이다. 다만 병을 병이라 알면 이로써 병에 걸리지 않는다. 성인은 병을 앓지 않는데 병을 병이라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병에 걸리지 않는다.
2. 無知는 我相에 눈이 멀어 眞相을 알지 못하는 것, 不知는 아는 것도 諸行無常, “道可道 非常道, 名可名 非常名”이기에 모른다고 하는 것.
是以聖人 處上而民不重, 處前而民不害.
시이성인 처상이민부중, 처전이민불해.
이런 까닭에 지혜로운 사람은 마지못해 백성 위에 오르지만, 백성들이 부담스러워 하지 않고, 백성들의 앞장을 서되 해를 입히지 않는다.
是以 天下樂推而不厭. 以其不爭, 故天下莫能與之爭.
시이 천하낙추이불염. 이기부쟁, 고천하막능여지쟁.
이런 까닭에 온 세상이 그를 기꺼이 받들어 섬기되 싫어하지 않는다. 다투지(경쟁하지) 않으므로, 세상에 그와 다투려는 자가 없게 된다.
1. “推”와 “推敲”; 賈島(가도)와 韓愈(한유)
閑居少鄰竝 草徑入荒園. 鳥宿池邊樹 僧敲月下門.
한거소린병 초경입황원. 조숙지변수 승고월하문.
한가롭게 사니 함께하는 이웃도 드물고, 풀숲 오솔길은 황폐한 뜨락까지 통한다. 새는 연못가 나무에 깃들이고, 중은 달빛 아래 문을 두드린다
過橋分野色 移石動雲根. 暫去還來此 幽期不負言.
과교분야색 이석동운근. 잠거환래차 유기불부언.
다리를 건너니 들판의 색깔도 나뉘고, 돌을 옮기니 구름의 뿌리가 움직인다, 잠시 떠났다가 다시 이곳에 돌아오니, 그윽한 기약 어기지나 말았으면
推 밀 추, 밀 퇴, 扌 (재방변, 3획), 총11획, 1. 밀다, 2. 옮다, 변천하다(變遷--), 3. 천거하다(薦擧--), 추천하다(推薦--), 4. 넓히다, 확충하다(擴充--), 5. 헤아리다, 추측하다(推測--), 6. 받들다, 공경(恭敬)하여 높이 받들다, 7. 꾸미지 아니하다, 8. 꾸짖다, 꼬집다, 따지다, 힐난하다(詰難--), 9. 성(盛)한 모양, a. 밀다 (퇴), b. 밀어젖히다 (퇴)
※ 형성문자; 隹(추)는 본디 뜻은 새였으나 여기에서는 椎(추☞나무방망이)ㆍ錐(추☞송곳) 따위와 공통되어 치는 듯한 거동(擧動)을 나타냄. 推(추)는 손으로 밀다→밀어 젖히다→밀어 치우다→밀어 나아감, 또 옮기다→짐작하다 따위의 뜻으로 씀.
※ 모양이 비슷한 한자; 催 재촉할 최, 唯 오직 유, 누구 수, 惟 생각할 유, 稚 어릴 치, 維 벼리 유, 誰 누구 수
厭 싫어할 염, 누를 엽, 빠질 암, 厂 (민엄호, 2획), 총 14획, 1. 싫어하다, 2. 물리다, 3. 조용하다, 4. 가리다, 5. 막다, 6. 가위눌리다(움직이지 못하고 답답함을 느끼다), a. 누르다 (엽), b. 따르다 (엽), c. 마음에 들다 (엽), d. 젖다(엽), e. 빠지다 (암)
※ 형성문자; 厌(염)의 본자(本字). 뜻을 나타내는 민엄호(厂☞굴바위, 언덕)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猒(염)이 합(合)하여 이루어짐.
※ 유의자; 嫉 미워할 질, 嫌 싫어할 혐, 惡 미워할 오, 악할 악
저 녁 눈
박 용 래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말집 호롱불 밑에 붐비다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조랑말 발굽 밑에 붐비다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여물 써는 소리에 붐비다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변두리 빈터만 다니며 붐비다
※ 종교마저 썩었으니 희망이 있습니다. 더 썩을 게 없기 때문입니다. 눈마저 내려 밤이 더 무겁게 내려앉으니 곧 새로운 새벽이 오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
첫댓글 금년도 한해 그야말로 비가오나 눈이 오나 변함없이 뜨거운 마음으로 강의해 주신 오준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