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에서 즐기는 수제 맥주, '낭만에 취한다' [3호 기사 초안]

[20197079 용경민]

“그냥 맥주 보다는 생맥주, 생맥주 보다는 수제 맥주.”

강원도 춘천에 거주하는 김 모씨(24, 남)는 평소 다른 술보다 맥주를 즐겨 마신다. “이전에는 아무 맥주나 잘 마셨다.”던 그는, “수제 맥주가 인기를 끌면서 마셔봤는데 너무 만족스러웠다.”며, “이제는 안주를 보고 가게를 가는 게 아니라 어떤 맥주인지를 보고 간다.”고 전했다.

한국 소비자원에 따르면, 국내 수제맥주시장 규모는 2015년 218억 원에서 2020년에는 1,180억 원으로 약 5.4배 증가했다. 2018년 이후로 주세법이 개정되면서 수제 맥주의 생산과 판매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었고,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이 수제 맥주를 접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순풍에 돛을 단 결과다. 그만큼 소비자들이 수제 맥주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수제 맥주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는 데에는 일반 맥주에 비해 풍부한 효모에서 발생하는 차이도 한목 했다. 시중에 유통되는 일반적인 맥주의 경우 100% 멸균된 상태로 유통된다. 미생물 배지를 전문으로 하는 ㈜에코드림에 의하면, “맥주는 ‘효모’라는 미생물을 통해 만들어지는데, 유통과정을 거치면 그 시간동안 효모가 죽고 다른 미생물이 들어와 맥주가 상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반면에 수제 맥주는 유통과정이 짧고 빠른 소비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효모가 살아있는 채로 판매한다. 이런 풍부한 효모는 건강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캘리포니아주 폴리테크닉대학은 한 연구를 통해 "수제맥주는 비타민B3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모 다량 함유하고 있어서 와인보다도 건강에 낫다."고 전했다. 맛적인 부분에서도 차이가 있다.  ㈜에코드림의 사장 용석호 씨는 “효모는 종 마다 풍미가 다른데, 효모를 살아있는 채로 마시면 그 풍미가 더 풍부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전했다.

 수제 맥주 열풍은 강원도에서도 불기 시작했다. 통계청의 <주류별·지역별 제조면허 현황>에 따르면 현재 강원도에서는 18개 기업이 맥주를 생산˙판매하고 있는데, 이는 전체 광역자치단체 중 3번째로 많은 수치다. 특히 낭만의 도시라는 춘천에서는 춘천과 소양강을 브랜드로 삼은 수제맥주들이 출시되어 특히 성공을 거두고 있다.

춘천 내 일반 가게에서도 만날 수 있는 닭갈비어.

 그 중 하나는 우두동에 위치한 ‘감자아일랜드’에서 2020년 선보인 '닭갈비어'다. 소양강 물로 만들었다는 이 수제 맥주는, 춘천 시내의 일부 음식점에도 납품 중이다. 닭갈비어는 밀을 원료로 하는 다른 맥주들과 달리 감자를 원료로 하여, 업체 측에 따르면 “거품이 부드럽고, 감자의 풍미가 살아있어 춘천의 대표 음식인 닭갈비와 잘 어울린다.”고 한다. 또한 강원도의 감자는 한 때 도지사가 직접 나서서 팔 만큼 생산량보다 소비가 적어 고민이었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후 강원대학교와 협력해 새로운 효모 종균을 만들었고, 이를 이용한 옥수수 수제맥주를 만들었고 최근에는 복숭아를 이용한 수제맥주를 선보였다.

 소양강 물을 사용해 성공을 거둔 사례는 또 있다. 효자동에 위치한 스퀴즈 브루어리는 소양강 물을 원료로 하는 맥주들로 2019년부터 대한민국 주류대상을 3년 연속 수상하며 주조기술을 인정받고 있다. 이 곳의 대표적인 춘천 수제맥주는 '소양강 에일'과 '춘천 IPA'다. 이들은 15˚C 이상의 상온에서 발효시킨 맥주인 에일에 속하는 맥주로, 업체 측에서는 "풍부한 과일향이 느껴지며 탄산이 적다."고 전했다. 다만 “춘천 IPA는 소양강 에일보다 홉을 많이 넣어 상대적으로 쓴 맛이 강하다.”고 전했다. 2023년부터는 동춘천산업단지에서 아시아 최대 크기인 1만3200㎡ 규모의 수제맥주 공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스퀴즈 브루어리에서는 주조시설(유리창 뒤)을 구경하며 그와 연결된 관을 통해 나오는 맥주를 즐길 수 있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의하면 “연수로 맥주를 만들면 상대적으로 덜 쓰고, 부드러운 맥주를 만들기 쉽다.”고 한다. 미네랄의 농도를 나타내는 데에는 칼슘과 마그네슘으로 계산한 ‘경도’라는 지표를 사용하는데, 미네랄이 적으면 연수, 높으면 경수라고 한다. 소양 정수장의 2022년 4월 수질검사결과에 따르면 소양강의 경도는 27㎎/L로 연수로 분류된다. 서울물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한강은 89㎎/L의 경도를 가진 중경수다. 소양강 물이 덜 쓰고 부드러운, 대중적인 수제 맥주를 만들기에 좋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춘천에 본가를 두고 수원에서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문 모씨(24, 남)는 “맛이 확실히 다르다”며, “맥주를 마시려고 춘천에 자주 내려올 정도.”라고 극찬했다.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맛.”이라던 그는 “서울이나 수원보다 복잡하지도 않고 도시도 작기 때문에 왠지 모를 여유로움과 편안함도 있다.”며, 춘천에서 수제 맥주를 마실 때의 장점을 말하기도 했다.

 다만, 과유불급이라는 말은 수제 맥주에도 예외가 아니다. 어디까지 다른 술에 비해 덜 해롭다는 것이지, 해롭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특히 맥주 안주는 주로 치킨이나 피자, 감자튀김 같은 기름진 것이 위주이기 때문에 특히 더 적당한 조절이 필요하다.

 이전부터 '수제 맥주'라고 하면 독일, 독일 하면 수제 맥주일 정도로 수제 맥주 매니아들에게 독일은 여러 맥주를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여행지였다. 하지만 코로나19의 등장과 함께 독일 여행은 힘든 상황이며, 비용과 시간적인 측면에서도 부담이 크다. 반면에 춘천은 경춘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가 연결되어 있고 경춘선 전철과 기차를 통해 보다 편하게 접근이 가능하다. 만약 수제 맥주를 즐기고 싶지만 비용과 시간이 부담스럽다면 춘천을 방문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접근성만 좋은 것이 아니다. 강이 많아 레포츠와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기에 좋고 높은 곳이 많아 카페에서 경치를 즐기기도 좋다. 애니메이션 박물관과 같이 가족 단위로 방문하기 좋은 장소도 많으며 최근에는 레고랜드가 개장하며 가족 관광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아침에는 커피를, 낮에는 도시를 즐기고 밤에는 한 잔 기울인다면, 춘천의 낭만에 취해볼 수 있을 것이다.

용경민 심은영 대학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