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석탄 반입 의혹과 관련된 선박이 지금까지 알려진 규모보다 많은 최소 8척에 이른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의혹에 연루된 선박들은 북한산 석탄을 밀반입한 것이 확인된 후에도 우리 항구를 수십 차례 오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당TF “1년간 52차례 입출항” 지난주에 평택항 다녀간 선박도
자유한국당 북한석탄대책TF 단장인 유기준 의원은 5일 “해양수산부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 석탄 반입 의혹에 연루된 선박이 지금까지 조사된 것만 8척”이라며 “특히 이들 중 3척은 지난해 8월 유엔 안보리 제재가 시작된 후 총 52차례 국내를 오갔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의혹 연루 선박은 기존의 리치글로리·스카이엔젤·샤이닝리치·진룽·안취안저우66호 등 5척 외에도 카이샹·스카이레이디·탤런트에이스호 등 3척”이라며 “이외에도 2척이 정유제품을 북한으로 실어날랐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샤이닝리치호는 지난해 10월 19일 북한 석탄을 국내에 반입한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도 지난 3일을 포함, 11차례 더 국내에 입항했다. 이날 미국의소리(VOA)는 샤이닝리치호가 지난 2일 오후부터 평택항에 머물다 4일 오후 출항했다고 보도했다.
진룽호는 10월 27일 밀반입 이후 19차례, 안취안저우66호는 8월 2일 밀반입 이후 14차례나 우리나라 항구를 드나들었다. 지난해 12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2397호에 따르면 석탄 불법수출 등 제재위반 행위에 관여한 선박이 자국에 입항할 시 의무적으로 나포나 검색, 억류 대상이 된다. 유 의원은 “이 배들이 국내 항구를 오가는 동안 정부는 완전히 손을 놓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북한 석탄 밀반입 의혹 선박 최소 8척”
북,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촉구… 전문가들 “북한 비핵화 조치 선행돼야”
북한이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한국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때문에 한국 정부의 역할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중요한 것은 북한의 과감한 비핵화 조치라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연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31일, ‘무엇이 북남관계의 새로운 여정을 가로막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한국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이 신문은 “청와대 주인은 바뀌었지만, 이전 보수 정권이 저질러놓은 개성공업지구 폐쇄나 금강산관광 중단에 대한 수습책은 입 밖에 낼 엄두조차 못하고, 도리어 외세에 편승하여 제재·압박 목록에 새로운 것을 덧올려놓고 있는 형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철도·도로 등 부문별 실무회담과 군사회담 개최, 남북 탁구 단일팀의 우승, 이산가족 상봉 행사 준비를 비롯해 현재 진행 중인 남북 협력사업을 거론하면서, “문제는 이 광경들이 관계 개선의 거세찬 실천적 흐름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분위기 조성으로 그치고 있다는 데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이같은 불만은 남북 간 최근 다양한 분야의 접촉과 교류에도 불구하고, 경제협력 사업에는 전혀 진전이 없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대북 제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본격적인 남북경제 협력 사업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지난 27일, 개성공단 기업인 153명이 공단 시설을 점검하겠다며 낸 방북 신청에 대한 승인을 유보했습니다. 이유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녹취: 이유진 부대변인] “상기 북한 방문 신청에 대한 승인을 유보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관련 신청인에게 통보를 하였습니다. 사유는 관계기관 간 협의에 따라서 제반 여건이 조성될 때까지 승인을 유보한다는 입장입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2016년 2월 공단 가동 중단 이후 이번까지 모두 6차례 방북 승인을 신청했지만, 3번은 불허, 3번은 유보 통지를 받았습니다.
금강산관광은 2008년 7월 11일 한국 관광객이 이른 새벽 산책하러 나갔다가 북한군의 총격을 받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중단된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김준형 한동대학교 교수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때문에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준형 교수] “뭘 부산하게 많이 하는 것 같지만 경협이라든지 도로라든지 철도라든지 이런 것들을 전혀 못하는 상황이니까, 북한이 원하는 관광부터 시작해서...”
김 교수는 한국 정부가 제재에 해당되지 않는 사업만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남북 협력사업에 대해서 대북 제재를 예외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유엔 안보리로부터 남북 군 통신선 복원을 위해 북한에 광케이블과 연료를 줄 수 있도록 승인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대북 제재 예외를 요청하는 것이 제재 완화 차원의 접근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한국 정부가 대북 제재 완화나 해제와 관련해서 미국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마크 램버트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은 최근 한국의 남북 경협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북한의 비핵화 전까지 남북 경협 재개는 어렵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은 최근 미국이 대북제재 주의보를 전격 발표한 것은 미국으로서 당연한 조치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6.12 정상회담 이후 합의사항 이행이 지연되는 북한의 태도가 보여졌을 때 그 원인을 찾다보면 결국은 북-중 관계의 복원과 제재이 행의 완화, 이렇게 논리적으로 추론할 수가 있거든요.”
신 센터장은 미국의 입장에서는 비핵화 협상을 본 궤도에 올리기 위해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는 인식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준형 한동대학교 교수는 대북 제재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과감한 비핵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준형 교수] “북한이 과감한 조치를 하고 그 과감한 조치에 따라 제재 일부를 해제하는 이런 시스템으로 가야 하는 거거든요.”
한편,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할 때까지 제재를 해제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입장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성장 본부장] “북한이 핵탄두를 폐기하고 ICBM을 폐기하고 핵 시설을 다 해체할 때까지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한다면, 북한에게는 매우 굴욕적인 협상이 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정 본부장은 북한의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따라서 제재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