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과 열정사이'에서의 마빈은 늘 스포츠 센터를 다닌다.
그리고 아오이는 집에서 목욕을 하고 책을 읽는다.
결핍을 느끼는 이는 운동을 하고,
상실을 겪은 이는 움직이지 않는다.
난 운동을 좋아한다.
보는 것도 좋지만 내가 땀흘리며 직접 뛰는게 더 좋다.
스무살 부터 5년 동안 운동을 게을리 해본적이 없었는데..
지난 1년간 난 아무 운동도 하지 않고,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었다.
가끔 바람을 느끼고 싶어 동네 주차장만 뱅뱅 돌며 탔던 인라인을
오늘은 중랑천 자전거도로까지 가져가 탔다.
저녁7시부터 8시까지.. 한시간을 달리고 월계역쪽으로 빠져나와
집까지 터덜터덜 걸어가는 길에..
동전 야구장 하나를 보았다.
어두운 골목길 주택가에 세칸짜리 동전 야구장이 있었고
주인 아저씨와 아저씨의 친구분들이 막걸리를 한잔씩 하고 계신 것 외에는
지나가는 사람 조차 없었다.
난 좌우를 잘 살피고.. 용기를 내어 야구장으로 들어갔다.
오래전에 한번 들어갔다가 공은 한개도 못 때려보고 나온 적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도 늘 야구가 하고 싶었지만 챙피해서 시도조차 못 해봤다.
그래도 오늘은 스무개 중 다섯개 정도는 공을 맞춰봤다^^
멀리 날리지는 못했지만 맞추기는 했다.
초등학교 다닐때도 남자애들은 야구나 축구 같은거 해도
여자애들은 늘 피구나 발야구만 했다.
그런 성차별적인 교육이 나 같이 야구공도 제대로 못 때리는 사람을 낳은 것 같다.
이제 나는 조금씩 움직인다.
상실감 같은건 사라지는 모양이다.
아무것도 못하게 축 늘어졌던 팔과 다리는..
가끔씩은 무얼 할 수 있게 괜찮아져가고 있다.
사람이 없는 동전 야구장.
우리집에서 30분 정도 걸어야 도달하는 곳에 있지만
여름 저녁 종종 이곳을 들려 야구공을 맞춰볼 계획이다.
주머니에 오백원짜리 동전 너댓개는 넣어가야지...
첫댓글 저도 야구공치는거 디기 좋아하는데...특별히 야구를좋아하는건 아닌데 그건 무지 재밌드라고요 그래서 학교다닐땐 자주다녔어요. 형부가 집에 인사드리려오고나서 두번째만나는날도 같이 야구를 쳤죠 형부가 무지 좋아하던데요. 처제가 같이 쳐주니까..^^ 근데실력은 아직까진 5~6개정도밖에 안돼요 더 연습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