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전(판소리소설) - 작자 미상(여행자 )
1. 줄거리
용왕이 병이 나자 도사가 나타나 육지에 있는 토끼의 간을 먹으면 낫는다고 한다. 용왕은 수궁의 대신을 모아놓고 육지에 나갈 사자를 고르는데 서로 다투기만 할 뿐 결정을 하지 못한다. 이 때 별주부 자라가 나타나 자원하여 허락을 받는다. 토기화상을 가지고 육지에 이른 자라는 동물들의 모임에서 토끼를 만나 수궁에 가면 높은 벼슬을 준다고 유혹하면서 지상의 어려움을 말한다. 이에 속은 토끼는 자라를 따라 용궁에 이른다. 간을 내라는 용왕 앞에서 속은 것을 안 토끼는 꾀를 내어 간을 육지에 두고 왔다고 한다. 이에 용왕은 크게 토끼를 환대하면서 다시 육지에 가서 간을 가져오라고 한다. 자라와 함께 육지에 이른 토끼는 어떻게 간을 내놓고 다니느냐고 자라에게 욕을 하면서 숲 속으로 도망가 버린다. 어이없는 자라는 육지에서 죽거나 빈손으로 수궁으로 돌아간다.
(이본마다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이 줄거리가 대표성을 띠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특히 결말에 따라 주제 의식이나 의미하는 바가 달라질 수 있음을 기억하자.)
2. 이본에 따른 주제 의식의 변화
‘토끼전’은 이본이 다양하다. 그러나 이본들이라도 ‘토끼가 별주부의 꾐에 빠져, 용왕에게 간을 빼앗길 뻔하지만, 기지로서 고난을 잘 극복한다’라는 이야기의 큰 틀은 변하지 않음. 하지만 이본 간에는 존재하는 세부적인 내용의 차이가 주제 의식의 변화를 일으키기도 함.
예) 이본① : 뭍으로 나온 토끼가 그냥 달아나버리고, 별주부는 빈손으로 용궁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 → 토끼를 서민으로 가정할 경우, 용왕으로 대표되는 권력자들의 횡포를 폭로하고 그들을 골탕먹이는 주제 의식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본② : 뭍으로 나온 토끼가 달아나버리자, 별주부가 바위에 머리를 박고 죽는 것으로 소설이 끝나는 경우 → 이본①과 유사한 주제 의식을 가지고 거기에 덧붙여서 별주부를 통해 충성스러운 신화의 모습을 주제 의식으로 담아낸다고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토끼전의 주제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다. 결말이나 내용의 변화에 따라 어떤 식으로 주제를 끌어낼 수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특히 문항으로 출제되었을 경우에는 <보기>에 제시된 관점이나 내용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잘 이해하는 것이 관건!
3. 작품개관
(1) 갈래 : 고대 소설. 판소리계 소설. 우화 소설.
(2) 성격 : 풍자적, 우화적, 해학적, 교훈적
(3) 주제(이원화되어 있음)
1) 표면적 주제 : 고난을 극복하는 지혜와 허욕에 대한 경계
(이본에 따라 ‘충의 사상’이 포함되는 경우도 많다.)
2) 이면적 주제 : 상류 계층(지배 계급)에 대한 비판 및 풍자, 인간의 속물적 근성을 풍자
(4) 의의 : 근원설화(구토지설)→판소리(수궁가)→소설(별주부전)→신소설(토의 간)의 계보를 갖는다.
(5) 특징
1) 중국의 고사와 속담 등을 활용.(고전 소설의 일반적인 경향)
2) 우의적(寓意的) 기법으로 인간 사회의 세태를 풍자하고 있음
(6) 등장 인물
1) 토끼
① 세속적인 부귀영화를 추구 → 속물적임
② 용왕의 횡포에 지혜를 발휘하여 죽음을 피함 → 지혜로운 백성
2) 별주부 : 우직하고 충성스러운 신하(유교적 인물)
3) 용왕 : 자신의 병을 고치기 위해 남의 생명을 빼앗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함→ 이기적이고 무능한 지배층의 모습
4. 이해와 감상
작자 연대 미상의 고전 소설로 동물을 의인화한 우화 소설이자 판소리 사설이 정착하여 이루어진 판소리계 소설이다. 인도의 본생 설화에서 기원하여 중국의 불전 설화와 우리 나라의 ‘구토지설’을 거쳐 판소리 ‘수궁가’로 불려지다 소설로 정착된 작품이다. 다른 판소리계 소설과 마찬가지로 영․정조 시대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본(異本)이 많다. 다양한 고사(故事)와 미사여구(美辭麗句)를 동원하고 있으며, 소설 전체에 해학적인 분위기가 넘친다.
우화(寓話)는 의미를 확장해 나가는 속성을 가지고 있어서 읽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매우 다양한 의미로 파악될 수 있는데, 이 작품의 경우도 주제를 ‘지나친 허욕에 대한 경계, 위기를 이겨낸 지혜, 유교적 충 사상’ 등으로 다양하게 파악할 수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용왕의 횡포만 일삼은 부패한 권력으로, 토끼를 이런 권력아래에서도 지혜를 내어 살 길을 찾아가는 민중의 상징으로 본다면, 이 소설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비정한 인간 세계를 풍자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당시 집권층의 무능이나 집권층 간의 대립을 풍자한 작품으로 볼 수 있는 것도 이 작품이 우화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소설은 인간의 본성과 세태를 우화적인 수법으로 풍자한 작품이라 볼 수 있다.
※ 이해와 감상2
토끼전'은 설화에서 소재를 따온 우화소설로 동물의 세계를 통하여 인간사회를 풍자하고 있는 작가 미상 작품이다. 신라시대부터 전래되어 내려오던 구토설화는 민중이 가장 즐기는 이야기로 윤색, 첨삭되어 오다가 조선조, 영,정조 때에 이르러서 비로소 문자로 정착되면서 그 내용도 기지설화에서 변모되어 유교적인 면으로 보이게 된다. 이 작품은 토끼와 자라를 위시한 여러 동물들을 의인화하여 쓰여진 소설이기 때문에 풍부한 유머와 재치가 나타나고 있다. 작자는 이 작품에서 자라와 토끼의 행동을 통하여 인간성의 결함을 비판하고 있는데 우리가 느낄 수 있는 몇가지 교훈을 들여본다면 분수에 넘치는 지나친 욕심을 버려야 된다는 것이며 언제나 경솔한 행동을 삼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며 무슨 일을 하던지 그것이 완전히 성사되기 까지는 함부로 비밀을 누설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 토별가의 등장인물과 당대 사회와의 관계
이 작품은 용왕의 병을 고치기 위해 토끼를 꾀어 용궁으로 데려가지만, 토끼가 기지를 발휘하여 용궁을 탈출한다는 이야기이다. 여기서 '병든 용왕'은 조선의 지배체제가 위기 상황에 있음을 비유하는 한편, 지배층의 횡포를 보여 주는 인물이다. '자라'는 임금에게 절대적 충성을 보여 주는 인물을 비유하고 '토끼'는 피지배 계층인 서민의 전형적인 모습에 해당한다. 이 작품을 통해 당대 조선 사회를 보면, 봉건 사회의 무능과 횡포에 대한 풍자, 인간의 허욕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