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역… 정작 한림대는 저 멀리에
춘천역·남춘천역의 병기역명 한림대역·강원대역
해당 대학과 2㎞ 떨어져…통학생, 대중교통으로 등하교
전국적으로 역명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최근 SNS에서 대학 이름을 역명으로 사용하는 일부 전철역들이 해당 대학과 상당히
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대입구역, 순천향대역, 한대앞역 등이 있다.
이들 역에서 내려도 대학까지는 꽤 걸어야 해서 학생들은 주로 택시나 셔틀버스를 이용한다.
춘천시의 경우 춘천역(한림대역)과 남춘천역(강원대역)이 병기역명으로 대학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포털사이트 지도를 이용해 길 찾기를 하면 남춘천역에서 강원대까지 2㎞, 춘천역에서 한림대까지는 2㎞를 훌쩍 넘긴다.
역에서 보이지도 않는 장소를 병기역명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해당 대학 학생들은 꾸준히 불편함을 호소해 왔다.
한림대 통학생 유아무개(22)씨는 “학교에 면접을 보러 처음 춘천역에 왔을 때, 춘천역의 또 다른 이름이 한림대역이라서 걸어서 가 볼 생각이었다”며 “역에서 내린 후 주위를 둘러봐도 학교 모습을 찾을 수 없어 결국 택시를 탔는데 생각보다 거리가 멀어 황당했었다”고 털어놨다.
지역의 역사와 전통이 담겨 있는 지명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태여 멀리 있는 대학의 이름을 빌려올 필요가 있을까?
문제는 코레일과 대학의 이해관계에 있다.
코레일은 ‘역명 병기제도’를 도입해 역과 가깝고 이용이 편리한 공익기관 학교 병원 백화점 등을 입찰을 통해 선정한다. 선정된 기관은 일정 금액을 지불한 후 기관명을 해당 역명에 병기해 사용하게 된다.
이는 코레일의 재정을 확보하면서 인근 기관의 홍보효과도 창출한다.
그러나 공공기관의 수익 창출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편리함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춘천역에서 한림대까지 시내 대중교통 서비스가 불편해 통학생들은 택시나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학교홍보를 위해 병기역명을 사용하면 효과는 있겠지만 불편함은 역을 이용하는 학생들과 시민들의 몫이다. 대중교통망 확충과 셔틀버스 노선 확대 등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신우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