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 지나고
삼일절입니다.
닷새만에 띄우는 편지,
할말은 많지만
말이 되질 않습니다.
현명한 농부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다음 봄에 뿌릴 씨앗(종자)만은 삶아먹지 않는다지요.
철도. 발전소는 절대 삶아먹어서는 안될
우리의 씨앗입니다.
내일, 또 내일
우리의 들판을 푸르게 살찌울 씨앗입니다.
저는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걱정해주시는 님들께
고마움과 안부를 전하려
잠시 걸음을 멈추고 PC방에 들렸습니다.
다압마을 매화가 환하겠구나 생각하니
그 환한 매화 본 듯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섬진강 . 김인호>
▲데미샘 ⓒ 오마이뉴스 조호진
자네의 '섬진강 편지'는 그렇게 쓰여졌네. 현명한 농부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봄에 뿌릴 씨앗만은 먹지 않는다고, 철도·발전소는 바로 우리의 씨앗이라고 호소했네. 그렇게 산개 투쟁으로 낮선 곳을 헤매던 자네는 매화 피는 섬진강을 눈시울 붉도록 그리워하며 카페에 흔적을 남겼네.
지난해 늦가을, 자네는 섬진강으로부터 멀리 떠나야 했네. 섬진강 편지를 카페에 띄우며 네티즌 벗들에게 끝내 우리가 돌아갈 곳은 누님의 강, 어머니의 강인 섬진강이라며 강 안개 같은 글들로 감동을 주던 자네는 피치 못하게 섬진강을 떠나야 했네.
자네는 섬진강을 꼭 보고 떠나겠다며 동행을 요청했지. 자넬 따라나서던 늦가을 섬진강, 좋은 벗을 떠나보내는 마음이야 착잡했지만 헤어지고 만나는 게 우리네 삶인 것을 어쩌겠는가 싶어 울적한 심사를 여미며 섬진강 줄기를 거슬러 올라갔네.
진메 마을에서 보내던 하루 밤 이틀 낮, 도수 누님이 마을 앞강에서 잡아온 데슬기 무침에 막걸리를 마시다가 설핏 자네의 선한 눈빛을 보았네. 늘상 낮은 목소리의 따뜻함으로 상대를 배려하고 챙겨주기를 좋아하는 품성의 발원지는 섬진강이라는 것을 알았네.
헤어진다는 것은 슬픈 일이네, 사람도 그렇겠지만 가슴 속에 늘 푸르게 흐르는 섬진강을 먼발치에 떼어놓고 떠나야하는 자네의 눈빛은 몹시 슬퍼보였네. 퇴근길이면 하동 솔밭이 잘 보이는 섬진강 하류에 들러 노을을 보기도 하고 휴일이면 지리산과 섬진강에 안겨 살던 나날들을 떼어놓고 떠나야 할 자네는 마치 사랑하는 어머니를 버려두고 떠나는 자식의 표정이었네.
▲데미샘 오르는 산숲 ⓒ 오마이뉴스 조호진
자네는 섬진강 발원지를 보고 싶어했네. 그 곳은 전북 진안군 백운면 신암리 팔공산 자락인 상추메기골에 숨어 잇는 데미샘... 늦가을 산행으로 오른 그 곳 상추메기골에 섬진강의 젖가슴인 데미샘은 단정한 얼굴로 가만히 있었지.
모유를 마시듯 데미샘을 달콤하게 마시며 지난밤 가울비에 더욱 단풍든 산하를 보았네. 아! 그랬구나. 이 작은 샘에서 발원한 섬진강이 수백 리 흘러 가난한 남녘 들판을 적시며 붉게 핏물 든 죽음의 죽음을 푸르게 씻겨주었고, 밟히고 깨져도 끝내 일어서는 싸움을 만들었구나. 누이와 어미는 그리움의 목소리로 끝간 데 없이 퍼지는 강의 노래를 수천 년 동안 부르며 알캉살캉 살아왔구나.
약탕에 한약 달이는 내음 같은 향기를 맡으며 하산하던 길, 간절한 그리움일수록 그렇게 허술하게 헤어지기 마련인가. 간밤의 술기를 데미샘에 두고 다시 세상으로 돌아오던 길에 자네는 섬진강을 잘 지키라고 당부했지만 그 말은 곧 우리 어머니를 잘 보살펴달라는 뜻으로 들렸네.
그런데 한동안 끊긴 자네 소식을 어젯밤 술자리에서 해화 형으로부터 들었네. 폭우에 휩싸인 섬진강 같은 자네 처지를, 폭우에 뚝방이 허물어질 것 같은 전력산업의 신세를 듣고 가슴이 답답했네. 그리고 산개투쟁으로 낯선 거리를 헤매다 남긴 자네 글을 읽었네.
2002. 2. 24일
여의도 민주노총 집회가 끝나기 전 여의도를 빠져 나와 지하철을 갈아타고 서울대로 집결. 집결장소를 알리지 않은 상태에서 일사 분란한 이동으로 아무런 제지 없이 무사히 서울대에 모임.(중략) 백기완 선생께서 이번 발전노조 파업은 이 땅에 남은 자주성의 마지막 보루인 기간산업을 미제국주의 금융자본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애국.애족적 행위임을 선포하는 강연을 듣던 동지들 결의를 다짐.
2002. 2.25(월) 02:00
파업 전야제를 마치고 새벽 두시 학생회관으로 이동하여 복도에서 신문지를 덮고 잠을 잠. 추위와 두려움으로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다.
04:00 명동성당에서 발전, 철도, 가스노조가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파업 선언.
08:10 노천극장에서 파업출정식 거행(중략).
14:30 연대투쟁 중이던 가스공사 위원장이 직권조인으로 타결되었다는 소식에 가스공사 노조원들 찬반으로 나뉜 타협안 찬반 난상토론(중략).
21:00 총파업1일차 결의대회 2부 행사 시작. 가스공사 노조 철수 후 오히려 더 결집된 모습이 뚜렷하다 어차피 우리가 해야 된다는 각오. 감동적이다. 56년 어용 노조의 굴레를 떨쳐버리고 분연히 일어난 눈빛들, 이렇게 한마음, 한 몸이 된 우리들이 자랑스럽다.(중략)
23:30 저녁 배식 후 학생회관으로 이동하여 잠을 잠. 첫 날 추위에 너무 시달린 탓인지 저마다 깔판과 덮을 것을 준비하여 한결 부드러운 잠자리다.
2002. 2월 26일(화)
07:30 기상. 훨씬 안정된 모습들이다. 요령껏 양치도 하고 찬물이지만 머리까지 감고 나니 가뿐하다. 서로 나누는 아침인사에 생기가 되살아난다.
13:30 사회보험 노동조합 동지들 합류.
헬기가 집회장 상공을 선회하기 시작하다.
15:20 사회보험 노동조합원들 철수 긴급상황 발생이 감지됨.
16:15 산림청 헬기에서 복귀권유 삐라를 뿌림.
19:30 발전소 교대근무자 우선 순으로 조별 산개 시작.
20:40 가장 마지막으로 민주노총 동지들과 마을버스를 타고 서울대를 빠져 나옴. 버스 안에서 사측 간부 3명을 만났으나 중간정류장에서 뛰어내려 뿌리칠 수 있었음.
22:00 지하철 역마다 깔린 회사측 간부들 때문에 집결장소를 변경하여 서울대 부근에서 멀리 떨어진 조원들과 이수역에서 만나 저녁을 먹고 여관에서 잠을 잤다. 노숙의 괴로움을 벗어났지만 조별 10여 명으로 행동을 하고 보니 좀 불안해하는 것 같다.
▲섬진강 진메마을 징검다리 ⓒ 오마이뉴스 조호진
자네는 낮선 건물에서 신문지를 덮고 잤다고 했네. 하지만 추위와 두려움으로 인해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다고 했네. 미국의 금융자본으로부터 기간산업을 지키기 위한 이 싸움은 성전이며, 56년 어용 노조의 굴레를 떨쳐버리고 분연히 일어난 눈빛들과 한 마음 한 몸이 된 것이 자랑스럽다고 했지만 불안함과 추위는 어쩔 수 없이 엄습해 왔다고 고백했네.
끊겼다 다시 보내온 산개일지를 읽다가 가슴이 미어졌네. 대오를 이탈한 동료와 늙은 어머님의 걱정, 그리고 아이들에 대한 그리움이 잔뜩 베인 글들을 읽으면서 왠지 서럽기조차 했네.
2/27 (수) 4일째
서울대역 부근 해장국집에서 늦은 아침을 먹고 나서 지방에 내려갔다 합류하겠다는 동지를 기다리는데, 여전히 본사간부들이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복귀설득을 하기 위해 나와 있다.
그들이나, 우리나 똑같은 노동자의 입장인데 마주치는 일은 서로에게 피곤한 일이다, 서울을 벗어나 가평 쯤으로 이동을 하기로 결정했다.
2/28 (목) 5일째
(전략)서울에서 1시간 이내 거리에 대기하라는 비상전화다. (중략)한 명의 이탈자가 생겼다. 꼭 지켜야 할 약속이라 갔다가 내일 다시 합류하기로 했지만, 다들 불만스런 기색이 엿보인다, 개인사정을 내세워 한 명씩 빠져나가기 시작한다면...
(중략)강화도에 들어서니 온통 안개, 안개가 자욱하다. 자꾸만 지워지는 풍경들. 어제 방송, 신문뉴스도 조용하다. 이대로 잊혀져 버리는 건 아닐까...
늙으신 어머님이 소식을 알면 너무 걱정 하실까 봐 집사람에게 교육이라고 적당히 둘러대라 이야기하라니 벌써 알고 계신단다...(하략)
3/1 (금) 6일째
동막에서 아침을 먹는데 서울에 별도 행동을 하는 세 명으로부터 자세한 일정과, 소식을 제대로 전해주지 않는다는 항의전화가 왔다. 차근차근 설명해보려 하지만, 막무가내로 화부터 낸다. 다들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다. 서울로 가서 그들과 합류하기로 하고 서둘러 강화를 빠져 나오는데 그대로 자기들은 개별행동을 하겠다는 연락이다.
굳이 서울로 들어갈 필요가 없다. 길에 차를 세우고 PC방에 들려 5일만에 섬진강편지, 칼럼과 사람의 깊이 까페 등을 둘러보며 시간을 보냈다.(중략) 민지, 아름다운새별 동찬, 다섯 아이들 이름을 되뇌여본다. 특히 막내 동찬이 넉살이 보고 싶어진다.
3/2 (토) 7일째
(전략)이젠 경비지출도 문제다. 다들 2∼3일이면 끝나겠지 했는데 시일이 오래 걸리고 잡다한 용품까지 구입하다보니 주머니 사정들이 넉넉하지 못하다. 더러 파업에 동참하지 못한 간부들로부터 계좌번호를 알려주면 약간의 돈을 보내주겠다는 의사도 건네왔다. 지도부에서는 다시 서울기점 3시간 거리로 이동을 하란다. 아무래도 장기전으로 들어가게 되나보다. 계속적인 회유 문자 메세지를 보내던 회사측에서도 메시지가 뜸하다.(하략)
3/3(일) 8일째
(전략)어제로서 해임사유가 되는 무단 결근 5일이 지났다. 개인적으로는 1981년 이래 두 번째. 해임사유자가 된 것이다. 회사에서는 내일 아침 인사위원회를 열어 해임의결을 한다는 경고성 메시지가 두 번 왔다. 진심으로 걱정을 하니 돌아오라는 팀장의 메시지를 볼 때마다 전화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이 일어선다.
다들 말이 없다, 저녁 무렵, 드디어 우려하던 문제가 일어났다. 결혼한 지 두 달 지난 신혼인 동지의 집 식구들이 차를 가지고 데리러 온 것이다. 어쩔 것인가! 난감하다, 처가 집에 가 있으며 출근은 절대 안 할 생각이라며 미안해하는 모습에 다들 승낙을 했지만, 또 한 자리가 비었다. 두 명 째 이탈자다.(하략)
▲진메마을 앞 강.
ⓒ 오마이뉴스 조호진
마흔 중반에 놓인 가장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비굴할지라도, 비참하더라도 밥그릇을 붙잡으며 가족을 지켜야하는 게 가장의 도리라고 세상이 가르치고 있네. 목숨을 쥐락펴락하는 나라와 자본이 횡포를 저지를지라도 대항하지 말고 투항하라고 선무 공작을 펴고 있네.
세 쌍둥이 아버지이자 일곱 식구의 가장인 자네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가난한 사랑으로 가정을 이룬 자네 아내는 우유배달과 보험외판원을 마다하지 않으며 아이들을 부끄럽지 않게 잘 키웠는데, 마흔 중반의 자네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자네는 시인으로 살고 싶어했네. 그래서 시인의 양심을 저버리지 않기 위해 파업을 피할 수 있는 위치에 있음에도 이를 내치고 파업현장에 동참했네. 주변 글벗들은 자네만큼은, 일곱 식구와 늙은 어머니를 보살펴야 하는 자네만큼은 일신상의 피해가 없기를 간절히 바라면서도 두려움과 추위에 떨며 낯선 거리를 떠돌고 있을 시인의 양심에 동조와 염려를 동시에 보내고 있네.
섬진강편지16
-立春榜
어절씨구 봄 타령이나 하자는 것
아니다. 아니다
찢긴 세월에 썩은 강산
어디 절로 萬化方暢에 綠水靑山이더냐
그렇다고
게거품 물고 나자빠져 보자는 酬酌도
아니다. 아니다
못 입고 못 먹어가면서
꼬박꼬박 자식놈 등록금 부쳐오던 어머니처럼
온 힘으로 언 땅 가르고
새 싹을 밀어 올리는 저 모든 뿌리에게
딱 한번이라도 이쁘디이쁘게
입맞춤이나 한번 해보자는 것이다
▲진메 마을 앞 나무
ⓒ 오마이뉴스 조호진
이 땅에서 아버지로 산다는 것, 시인의 양심을 지키며 푸르게 산다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네. 하지만 찢긴 세월 썩은 강산을 그대로 두고 꽃이 피고 언 강이 풀리는 봄의 추태를 눈뜨고 보는 일도 힘겨운 일이네. 마흔 중반의 아버지이자 자식인 자네는 그렇게 어렵고 힘겨움에도 '아야, 험한 일에 나서지 말거라'라고 당부한, 못 입고 못 먹어가며 자식놈을 가르친 어머니의 목소리를 차마 저버리고 새싹에 입맞춤하기 위해 산개의 거리를 헤매고 있는 것을...
02/20 그대에게 띄우는 아침편지-0220
아는가, 그대는
왜 봄을 품은 가슴은 꿈을 꾸는지를
왜 봄을 품은 대지는 서로를 불러 쌌는지를
아는가, 그대는
오, 그리운 이여
그대는 지금 봄을 품었는가
<졸시. 섬진강편지 중 '그대는'>
대동강물이 풀린다는
우수 지나 경칩 지나면 춘분..
고로쇠 물을 찾아
백운산, 지리산 기웃거리다 보면
매화 소식에 봄바람 불고
새싹들 돋아나지요.
새싹
마음, 상처 자리에도
그렇게 푸른 싹 돋아났으면..
<섬진강 . 김인호>
▲귀가하던 길에 만난 은행잎 떨구는 사람
ⓒ 오마이뉴스 조호진
어이, 섬진강 매화가 지천에 피고 푸른 강물은 더욱 푸르러서 그리움의 봄이 기어코 왔네. 이 땅 상처 입은 모든 것들에 푸른 싹이 돋아났으면 좋겠다는 시인의 마음을 거역하는 오욕의 봄도 함께 왔네.
그렇게 푸른물과 구정물이 뒤엉킨 세상이지만 이기고 이겨내야 한다고 당부하며 섬진강은 데미샘에서 남해까지 수백 리를 피곤치도 않게 흐르고 있네. 겨울 가뭄에 앙상한 뼈를 드러내면서도 모래사장 땅 깊은 곳에 마르지 않는 젖줄로 흐르며 자식 먹을 것 챙기는 모성애로 흐르고 있네.
그 어머니의 강, 섬진강이 "아가, 밥 굶지 말고 꼬박꼬박 챙겨먹고, 춥거들랑 옆 사람 꼭 안고 자거라 잉. 하여튼 암시랑토 않게 몸 성하게 돌아와야 쓴다 잉." 간곡하게 당부하는 강물 소리를 들었네.
그럼 섬진강 시인, 몸 건강히 싸우다 푸른 날에 섬진강에서 다시 만나기를 바라네. 자네는 지금 춥고 두렵지만 푸르게 흐르고 있네.
아래의 글은 '섬진강 시인'의 세 쌍둥이 딸 '아름, 다운, 샛별'이 중에서 첫째 딸인 '아름(중3학년)'양이 6일 다음카페 '섬진강 편지'에 남긴 글이다.<편집자주>
아빠, 아름이예요. 힘든 파업을 열흘도 넘게 계속 하시느라 집에도 들어오지 못하고,추운데 밖에서 고생하시는데 이제서야 이렇게 아빠께 편지를 드리니깐 죄송하네요. 힘든데,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 드릴 수 있었을텐데(무심한 딸을 용서하세요T.T)
그래도 항상 잠들기 전에 빨리 파업이 끝나고 아빠가 돌아오시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했다는거 아시죠? 아빠께서 일기처럼 쓰신 글을 보면서 '아빠께서 이렇게 힘드셨구나' 생각하니깐더욱 더 죄송하고 마음이 그랬어요...
하지만 아빠, 그동안 너무 힘이들고 앞으로도 조금 힘이 들지 모르지만,모두 다 잘될거라 믿어요..그리고 아빠도 힘내시구요.....
집에 들어올 수 없다는 아빠 걱정, 무지 많이 했어요..맘 다아시죠?
그리고 항상 뉴스, 신문 보면서 언제 끝날까 계속 걱정만 했는데 어제 잠깐이나마 아빠의 얼굴을 보고 안심했어요..
언제나 힘차고 당당한 존경스런 아빠시니깐요!
아빠도 언제나,, 힘들때마다 아빠를 너무 사랑하고 존경하는 든든한 빽들이집에서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는거 잊으시면 안돼요!!!
요즘은 신학기라 마음이 새로워요. 고생하시는 엄마, 아빠 위해서, 제 자신을 위해서 뭐든 최선을 다하고 공부도 열심히 할거예요!
맨날 아빠가 옆에서 와락 껴안으면 도망가기에 바쁘지만 아빠를 사랑하는 마음은 언제나 아빠에게 꼭 안기어 있다는거 다 아시죠??
아빠! 파업으로 마음이 안 좋으시더라도 꼭 기운내세요..
그리고 언제나 멋진 모습으로 저희들에게 힘이 되어주시는 아빠에게
저희도 큰힘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아빠, 저는 아빠가 얼마나 큰 교훈을 주시고 힘을 주시는지 알고 있어요. 그리고 그런 아빠를 무지 존경하구요.이 편지에 적은 말들이 평소답지 않게 거창한 말들일진 몰라도, 이 편지에 담긴 맘은 꼭 같다는거 아시죠?
아빠, 일이 잘 풀려서 다시 아빠께서 저녁에 와락 켜안으실수 있도록(?) 기도할께요..(또 도망갈지도 모르지만^^) 언제나 아빠를 믿고 존경하는 저희들이 아빠 곁에서 응원하고 있는거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