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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음식혁명>
-- 저자 : 존 로빈스
-- 출판사 : 시공사
-- 출간일 : 미국 2001년,2011년, 한국 2011년
○ 프롤로그
-- "생명의 존엄성에 기초하여 모든 생물의 공존을 이루려는 꿈이다. 모든 생물을 존중하고, 그들과 화합하는, 양심적인 사회에 대한 꿈이다. 창조를 통해 자연법칙과 조화를 이루며, 환경을 소중히 하고 보호하며, 환경을 파괴하려기보다는 보존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꿈이다. 진실로 건강하고 균형잡힌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 현명하면서도 동정어린 관리를 할 줄 아는 사회에 대한 꿈이다.
이것은 나만의 꿈이 아니다. 지구가 처한 곤경을 스스로 인지하고, 우리가 사는 세상을 존경하고 보호해야 한다고 느끼는 모든 이의 꿈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 지언정 우리는 모두 이런 꿈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런 결과를 얻기 위해 우리가 만족스러울만큼 노력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의 섭생방식이 그 꿈을 현실로 바꾸는 데 얼마나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지 인식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 우리의 섭생방식에 이렇게 저렇게 그 과정에 상당한 충격을 가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 존 로빈스 「육식, 건강을 망치고 세상을 망친다」
--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말이지만 진리는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 하지만 진리가 당신으로 하여금 당신을 구속하는 습관적인 행위와 사고에 도전하게 한다는 사실은 별로 듣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 당신은 더 심오한 당신의 자아와 모든 생물체를 위해 자유를 사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자각할 수 있다.
-- 나는 인간과 식품, 지구의 관계를 새로 정립하는 것을 하나의 역사적 혁명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인간의 정신이 성숙할 때에만 일어나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150년 전만 해도 미국에서는 노예제도가 합법적이었다. 100년 전에는 여성에게 투표권조차 없었다. 80년 전에는 아동 학대를 금하는 법이 존재하지 않았다. 50년 전에는 인권법, 공기오염방지법, 식수오염방지법, 멸종위기생물보호법 같은 것도 없었다.
-- 나는 우리가 우리에게 생명을 주는 것에서 유리되어 이 지구를 더럽히도록 저주받은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우리가 결점이 있지만 배워나가고, 실패하면서도 지혜를 향해 발전해 나가며 무지하지만 자신과 다른 사람들과 지구 공동체를 존경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나는 결점투성이인 인간에게는 여전히 모든 생명체가 번성하고 생존해 나갈 방법을 창조할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 인간의 육체와 지구의 복구 능력은 무한대다.
내가 배스킨라빈스와 그에 따른 부를 버린 것은 그보다 더 심오한 이상이 내 안에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절망하게 하고 냉소하게 하는 것들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여전히 우리에게는 더 나은 삶과 더 사랑스러운 세상을 지향하는 공통된 꿈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 모든 생물체가 굶주리지 않기를, 모든 생물체가 치유받기를, 모든 생물체가 사랑받기를
○ 음식과 사람
-- "치즈가 들어간 더블 와퍼 햄버거에 들어 있는 포화지방은 성인 기준 하루 권장량의 130%다."
-- "운명은 의지가 있는 사람을 인도하지만, 의지가 없는 사람은 억지로 끌고 간다' - 니체
-- 프라밍햄보건연구소의 윌리엄 카스텔리 소장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150 이하로 낮추면 사실상 심장마비에 걸릴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다. "지난 35년간 콜레스테롤 수치를 150 이하로 유지한 프라밍햄 주민 가운데 심장마비에 걸린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 수많은 심장마비 환자를 관찰한 결과, 치명적인 심장마비가 오기 전에 미미한 고통이 첫 번째 증상으로 나타난다. 운이 좋은 사람은 사전에 뚜렷한 증상을 경험한다. 그들은 '앙기나'라고 하는 흉부통증이나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암시하는 그 밖의 증상을 경험한다. 동맥이 위험할 정도로 막혔거나 산소와 영양분의 흐름이 심장혈관에서 심각하게 방해받는 증상들이 그것이다.
-- "사람의 몸을 열어 젖히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독하디독한 약품을 평생 먹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균형 잡힌 채식 위주 식단이 극단적으로 위험하다고 주장하는, 의학적으로 보수적인 사람들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 - 오시니시 박사
-- 서구인들은 대부분 아침식사로 베이컨과 달걀을 먹으면서 심장질환에 걸리지 않기 위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약을 복용한다. 그러면서도 생활습관을 바꾸려 하지는 않는다. 먹는 음식에 의문을 가지려 하지도 않는다.
-- 하지만 혈압이 높은 사람이 뇌일혈에 걸릴 확률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7배나 높으며, 심장마비에 걸릴 확률은 4배, 울혈성 심부전으로 고생할 확률은 5배나 높다.
-- 아직도 많은 사람이 균형 잡힌 식단과 건강을 위해 육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심장마비와 고혈압으로 고생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면서도 그것을 행복한 삶과 노화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증세쯤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곤 혈압강하제를 복용하는 것이 심장마비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혈압을 조절하는 약품을 복용하는 것이 고혈압을 방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 "유제품을 많이 소비하는 남자가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은 그렇지 않은 남자보다 70퍼센트 더 높다."
-- 우리가 영위해 가는 삶이 고난의 길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잘못된 것을 찾아내는 것이 삶의 목적은 아니다. 삶은 살아 움직이는 영혼을 영광스럽게 할 삶의 방식을 찾아가는 길이다. 비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당신이 누구인지와 당신 안에 존재하는 사랑과 능력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한 길이다. 삶은 손가락질하는 것이 아니다. 가능한 한 풍족하고 건강하고 동정적인 삶의 태도를 유지하며 살아가는 길을 찾는 과정이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지나칠정도로 죄책감을 조장하는 유대-기독교 문화 속에서 살고 있다. 우리는 대부분 하나님이 벌을 내리는 아버지라고 배워왔다. 병에 걸리면 잘못된 생각이나 행동 때문에 벌을 받았다고, 다시 말해 병을 당연히 받아야 할 고통의 하나로 인식하기 쉽니다. 고통을 자기의 탓으로 돌리고, 고초를 자기가 죄를 지은 증거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 이러한 자세는 너무 잔인하다. 우리는 병에 걸린 것만으로는 충분히 고통스럽지 않다는 듯 병에 걸린 책임까지 지려 안달한다. 암에 걸리면 틀림없이 분노를 억눌렀기 때문이요, 건강해지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요, 잘못된 음식을 먹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구태여 이런 자세를 가질 필요가 없다.
-- (현대 의학은)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도 암의 종류와 상관없이 암환자의 생존률을 높일 수는 없었다. 분명한 사실이지만 암을 치료하기 위해 화학요법을 받는 환자들은 대부분 여전히 실의에 빠져 있다.
-- 1985년 하버드 보건대학 교수 존 케언스 박사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발표한 세미나 논문에서 화학요법으로 생명을 구한 암환자가 고작 2~3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의료계가 엄청난 돈을 화학요법에 쏟아 부었지만 보편적인 암 중 어떤 것도 퇴치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 "10년 전만 해도 전문가들이 별 것 아니라고 무시하던 화학물질로 인한 피해가 사실은 사람과 동물에게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수준임을 과학자들이 밝혀낸 것은 최근의 일이다. 잔류성유기오염물질POPs로 인한 피해 항목은 암과 재발성 건강 문제에서부터 학습장애와 면역력 감소에 이르기까지 무척 다양하며, 그 항목도 계속 늘고있다. 사람들은 이러한 화학물질의 90퍼센트를 동물성 음식에서 섭취한다. 예를 들어 맥도날드의 빅맥 햄버거 하나에는 다이옥신이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하루 최대 흡입 허용량의 30퍼센트나 들어 있다." - 월드워치연구소
-- 더 건강한 식품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는 육류,낙농기업들조차 오늘날 완전한 식품을 제공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느낄 정도로 축산업의 다이옥신 오염은 심각한 수준이다.
-- 미국에서 유방암 발생률은 1970년대 초반 이후 꾸준하게 상승하여 지금은 인류 역사상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최고조에 달해 있다. 미국에서만 매년 5만 명에 달하는 여성이 유방암으로 죽어 간다.
-- "잠시 일손을 놓고 소고기와 암에 관한 데이터를 한 번 보기만 해도, 당신이 먹기에 가장 적절한 레드미트의 수치가 제로하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 윌터 윌렛 박사(하버드 보건대학원 영양학과 학과장)
-- 과도한 단백질 섭취로 인한 주요 질병으로는 골다공증과 신장질환이 있다.
-- 오늘날 미국인의 하루 평균 설탕소비는 경악스럽게도 티스푼으로 53숟가락에 달한다. 이 정도면 모든 성인 남자와 여자, 어린이 한 명이 열흘에 평균 2킬로그램짜리 설탕 봉지 하나씩 비우는 셈이다.
-- 육류업계가 꾸준히 내세우는 말 중 하나가 어린이는 적절한 두뇌발달을 위해 반드시 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 목축 및 육류위원회는 "하루에 두세 차례 고기를 먹는 것이 중요한데......인식 기능 발육을 위해 더욱 그렇다."라고 주장한다. 이는 과학적인 데이타와 비교해 봤을 때 놀랄 만한 발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영양 학회 저널>과 그 밖의 다른 저널에 발표된 논문들에 따르면, 미국 어린이의 평균 IQ가 99인데 반해, 채식주의자 어린이는 116이었다.
-- 나는 그러한 논쟁이 있다는 사실을 멕시코 북중부 코퍼 캐니언에 살고 있는 타라후마라 인디언들에게 전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이 인디언들은 지구상에 살고 있는 어떤 종족보다 육체적으로 참 발달되어 있다. 우리 기준으로 볼 때에도 그들의 인내력은 불가사의할 정도로 대단하다. 그들은 오락으로 킥볼kickball게임을 즐기는데, 여러 날 계속하는 것이 보통이며 그때마다 남자들은 평균 320킬로미터, 여자들은 160킬로미터를 달린다.
그렇다면 타라후마라 인디언의 심장질환과 암 발생률은? 실제로 전무하다. 그들의 평균 콜레스테롤 수치는 125이다.
그렇다면 가공할 정도로 건강을 유지하는 그 사람들은 무엇을 먹을까? 그들의 식단은 거의 대부분 옥수수, 콩, 채소, 과일로 구성된다.
-- 그런데도 우리가 확실히 아는 것이 하나 있다. 슈퍼마켓에 들어가 유제품, 달걀, 생선, 닭고기, 레드미트를 모조리 먹어치우더라도 섬유질이나 복합 탄수화물을 단 1그램도 먹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 들판을 마음껏 돌아다니는 닭이 낳은 달갈에 들어 있는 만큼 오메가3를 섭취하려면 슈퍼마켓에서 파는 달걀을 무려 20개나 먹어야 한다.
--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견과류를 일주일에 140그램 이상 먹는 간호사가 28그램 이하를 먹는 간호사보다 관상동맥성 심장질환과 심장마비에 걸릴 확률이 35퍼센트 낮다고 한다. 질병 발생 확률이 현저하게 낮은 것과 그들이 견과류 외에 과일과 채소, 섬유질이나 식이지방을 얼마나 섭취하느냐와는 관련이 없었다. 게다가 흡연, 음주, 운동 , 신체질량지수, 비타민E를 비롯한 다른 영양소의 보충 여부와도 관게가 없었다.
-- 미국 암연구소의 과학 수석 자문위원인 T.콜린 켐벨 박사는 결론에서 "동물성 위주의 음식 소비와 심장질환과 암, 그와 유사한 질병 발생의 상승 추세 사이에 매우 중대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발견했다"라고 적었다.
-- 유제품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는 핀란드, 스웨덴, 미국, 영국 순이고 골다공증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나라도 핀란드, 스웨덴, 미국, 영국 순이다.
-- 아마 당신도 유제품 섭취가 노년기에 뼈를 강화해 줄 것이라는 낙농업계의 광고를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1994년 <미국 전염병학 저널>에 발표한 노년층 여성과 남성에 관한 연구 결과는 전혀 다른 내용을 담고 있다. 유제품을 가장 많이 섭취한 노인이 가장 적게 섭취한 노인에 비해 골반뼈가 골절될 위험성이 두 배나 높았다.
-- 많은 연구 결과가 동물성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면 할수록, 그만큼 더 칼슘이 빠져나간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동물성 단백질의 칼슘 손실 효과는 과학계에서는 논쟁의 여지가 없을 만큼 명확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33개 국에서 다이어트와 골반뼈 골절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학자들은 동물성 음식을 섭취하는 비율과 골절의 관계가 절대적이라고 할 만큼 아주 밀접하다고 밝혔다. 식물성 식품(특히 과일과 채소)을 많이 먹으면 먹을수록 그만큼 뼈가 단단해져 골절도 적게 경험하지만, 동물성 식품을 많이 먹으면 먹을수록 그만큼 뼈가 약해져 골절도 더 많이 경험한다는 것이다.
-- 진실을 말하자면, 너무도 많은 사람이 유제품이 먹어서는 안 되는 식품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 O-157의 주요 감염원은 햄버거와 그라운드 비프다.
-- 농무성에서 일한 바 있는 미생물학자 제럴드 쿠에스터는 가공 처리한 닭고기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최종 상품으로 시장에 진열된 닭고기는 그것을 변기에 처박았다가 바로 먹을 때처럼 더럽기 짝이 없는 것이다."
-- 미국에서 질병 치료를 위해 사람에게 투여하는 항생제의 양은 연간 1,360톤이고, 다른 목적으로 가축에 투여하는 항생제의 양은 연간 1만 1,160톤이다.
-- 공장식 농장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항생제가 인간의 질병을 고치는 데 쓸 의약품의 치유 능력을 약화시킨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미국에서는 건강한 가축의 몸무게를 늘리는 수단으로 항생제를 먹이에 섞는 일을 오랫동안 일상적으로 행해 왔다. 인간의 의약품 과도 사용과 함께, 이러한 사례는 박테리아의 내성을 키우고 다중약물 저항성 박테리아을 생성시켜, 결국에는 인간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치료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한 질병을 야기한다.
-- 오늘날 미국 목축업자의 90퍼센트 이상, 대형 목장은 100퍼센트 성호르몬을 투입하고 있다고 보면 정확하다.
목축업자들은 계속해서 그러한 호르몬이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유럽연합은 성호르몬이 인간에게 암을 유발하고 성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1995년 이후 가축 성장을 촉진할 목적으로 성호르몬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 영국산 고기를 먹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광우병에 걸릴지 추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nvCJD에 감염되면 무려 10년에서 30년까지 지속되는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 오프라 윈프리쇼가 방송된 지 16개월 후 식품의약국은 소의 고기와 뼈를 다시 소에게 먹이는 행위를 공식적으로 금지했다. 하지만 돼지와 닭에게 역시 돼지와 닭에서 나온 뼈와 뇌조직, 살 조각, 깃털, 배설물을 먹이는 행위는 여전히 합법적이다. 이 책의 출판을 준비하는 시점에도 널리 번져가고 있다.
-- CJD의 예상발병률은 100만명 당 1명 꼴이었다. 광우병의 시대가 도래하기 전까지 사실 CJD는 '100만 명당 1명'의 질병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한 연구 결과는 알츠하이머병(증상이 CJD와 거의 구별이 되지 않는다)으로 사망한 사람을 검시해본 결과 그들 중 5.5퍼센트가 사실은 CJD로 사망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예일대학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으로 사망한 사람을 검시한 결과, 그들 중 13퍼센트가 사실은 CJD로 인한 사망자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 음식과 동물
-- 내가 만난 어느 작은 규모의 양돈업자는 자신이 동물들에게 하는 행위-작은 우리에 동물을 가두어 놓고, 수많은 의약품을 투여하고, 태어난 새끼들을 바로 어미에게서 빼앗는 것 등-를 좋아하지 않지만, 대안이 없다는 것에 곤혹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그런 식으로 운영하지 않으면 도저히 경제적으로 버텨나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그렇게 하는 것이 오늘날의 실정이라면서 자신도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도 동물을 그런 식으로 학대하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가족과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할 수밖에 없는 그런 행위로 비난받고 싶지 않다는 뜻을 밝혔다.
...그의 말은 계속되었다. "모든 동물이 그렇지만, 특히 돼지는 그런 식으로 학대받아서는 안 되는 동물이지. 자네는 돼지가 영리한 동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나? 잘 대해주면 녀석들도 우리에게 호감을 보이지. 하지만 나는 그렇게 못하고 있네." 눈물이 그의 눈에 가득 피어올랐다.
-- 미국에서 도살당할 때 폐렴에 걸려 있는 돼지의 비율은 전체의 70퍼센트이다.
-- 지금도 눈에 선하다. 최근까지 올림픽 개막식과 폐막식에는 흰색 비둘기를 수백마리씩 날려보내는 행사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 아름다운 새들은 하늘로 솟아오르며 극적인 장관을 연출하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행사를 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인간에게 즐거움과 경이로움을 행사하는 그 행사의 이면에 잔혹함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우리 눈에 보이는 비둘기는 비좁은 지하에 갇혀 있다가 하늘로 치솟아오르는, 두려움에 혼돈스러워하다가 방향 감각조차 찾지 못하는 새들일 뿐이었다. 우리 눈에 보이는 비둘기는 지치고, 공포에 질린, 낯선 환경에서 자신을 지키려다 인위적인 전시행사 때문에 죽음에 이르는 새들일 뿐이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개회식에서는 겁에 질린 채 갈피를 잡지 못하던 수많은 비둘기가 올림픽 성화 속으로 뛰어들었고, 그로 말미암아 수억의 시청자는 살아있는 새들이 화장되는 극적인 장면을 지켜보았다.
-- 맥도날드와 육류.양계,낙농업자들은 식품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그런 행위를 지속하지 않을 수 없다고 앵무새처럼 뇌까린다. 그러나 벨 수석판사는 잔혹행위 중 상당 부분은 최소한의 경비만 들이고도 쉽게 시정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그는 비용이 엄청나게 증가한다는 것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 <베이브>에서 농부 호킨스 역을 맡은 배우는 제임스 크롬웰이다. 영화 제작과정에서 육류 생산에 대해 알게 된 그는 더는 육식을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그 이유를 밝혔다. "공장식 축산 농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알게 되면 누구라도 다시는 고기에 손도 대지 않게 될 것이다. 제작과정 말기에 비건이 될 정도로 나는 동물들의 지성, 유머감각, 캐릭터에 큰 감동을 받았다......나는 달리거나 깡충깡충 뛰거나 날거나 수영하는 것은 아무 것도 먹지 않는다."
-- 미국의 젖소가 天壽를 누리기는 쉽지 않다. 젖소의 자연 수명은 20년에서 25년 사이다. 하지만 현재 미국에서는 네 살까지만 살아도 행운이다.
자연적인 조건에서 사는 소는 송아지 한두 마리를 먹일 만큼만 우유를 생산한다. 하지만 오늘날 낙농공장에 수용된 소들은 그보다 무려 20배나 많은 우유를 생산한다.
예전에는 젖소가 자기 무게만큼 우유를 생산하려면 넉 달이란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3주면 그만한 우유를 생산한다. 게다가 성장 호르몬 주사를 맞으면 열흘 만에도 그만한 양을 생산한다. 그 결과, 미국의 젖소 중 절반 정도가 乳腺炎에 걸려 있다.
-- 우리는 젖먹이 동물에게서 어미와 새끼의 깊은 관계를 발견하곤 한다. 인간만이 아니라 모든 포유동물이 그렇다.
많은 사람이 어미 소와 아기 소의 끊을 수 없는 유대감에서 깊은 감동을 받는다. 하지만 그런 아름다움은 슬픔의 그림자에 묻히고 마는 것이 보통이다. 현대식 농장에서 그 유대감이 매일 붕괴되고 있는 사실을 생각하면 머리가 아파온다. 태어나자마자 새끼 소를 어미 소에게서 떼어내면 두 소 모두 치유할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 어미 소가 송아지에게 젖을 물릴 수 있게 해주어도 우리는 어미 소에게서 우유를 넉넉히 얻을 수 있다.
역사적으로 인간은 그렇게 하고도 소들에게서 우유를 얻어 마셔왔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그보다 더 경제적인 방법을 택하고 있다. 전부 챙기자는 것이다. 아기 소에게 돌아갈 몫까지 몽땅 빼앗고, 수송아지를 고기용으로 팔아 돈까지 챙긴다. 그들은 그렇게라도 하니까 우리가 값싸게 우유를 마실 수 있다고 떠든다.
하지만 싼값에 우유를 마시는 대가가 너무나 비싼 결과로 나타나기도 한다.
-- 가족 영농이 공장식 축산과 크게 다른 점을 하나 들라면 가족 영농에서는 소에게 베시, 돼지에게 베이브란 이름을 붙이는 등 동물을 인간과 다름없이 대한다는 것이다. 그와는 반대로, 대형 애그리비즈니스 업자들은 동물들이 식품이 되는 과정을 될 수 있는 한 은폐하려고 든다.
-- 미국의 18개 주가 동물에 대한 가혹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을 농장동물에게는 적용하지 않는다는 법안을 속속 통과시키던 1990년대에 유럽의 많은 국가가 정반대로 비인간적인 축산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을 채택했다.
유럽의 그러한 움직임은 스웨덴이 농장 동물에게 자연적인 행태를 보장하는, 동물에게 적합한 환경에서 살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는--사실상 모든 공장식 축산농장을 금지하는--법안을 통과시킨 1987년에 시작되었다.
-- 데이비드 울프슨 변호사는 "너무나 대비되는 움직임이다. 유럽은 잔혹한 축산을 금지하는 쪽으로 가는데, 미국은 오히려 잔인한 방법을 허용하는 쪽으로 간다"라고 지적했다.
이렇듯 대비되는 상황을 보고 있노라면 위대한 정신적 지도자 마하트마 간디의 말이 떠오른다. "한 나라의 위대함은 동물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 역사를 보면 절실하지 않을 때 동물을 죽여 식품으로 먹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게 느껴져, 다른 방법으로도 충분히 영양을 섭취할 수 있기 때문에 채식주의의 길을 선택한 사람들이 항상 있었다. 마하트마 간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을 비롯하여 수많은 사람이 그러한 이유로 윤리적 채식주의자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시장에 내다 팔 동물을 사육하는 방법이 윤리적이냐, 혹은 고기를 먹는 것이 윤리적이냐가 새로운 의미의, 그리고 절박하게 해답이 요구되는 질문이 되어버렸다. 동물을 지금처럼 가혹하게 다룬 때는 없었다. 동물이 지금처럼 대량으로, 극도로 가차없고 체계적인 잔인함에 노출된 적도, 개개인의 선택이 지금처럼 중요한 때도 없었다.
--우리와 같은 생명체인 수십억 마리의 동물들에게 잔인하고 체계적인 고통을 안겨주는 시스템으로 생산하는 고기를 먹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에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 정도 수준에서 벗어난 존재다. 하루에 철분 몇 그램을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단순한 물질적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존중심과 동정심이 필요하고 우리의 관심이 가시화되기를 원하며 생명에 대한 사랑과 경외심이 필요한 영적인 존재다.
우리 문화 속에는 인간이 다른 생명과 동떨어진 존재라고 속삭이는 세력들이 있다. 하지만 우리 마음 속에는 우리가 깨닫도록 도와주고, 이 세상에는 우리처럼 공기로 숨을 쉬는 생명체들이 존재하며, 그것들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야 한다고 일깨우는 또 다른 힘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
우리가 이 세상에 온 것은 다른 생물을 학대하고 이용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온 것은 살기 위해서, 살도록 도와주기 위해서다.
매 끼니 식사는 그 목적지를 찾아가기 위한 수단이다.
○ 음식과 지구
-- 전통적으로 농장 동물은 건전한 생태학적 기반 위에서 농사를 짓는 데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동물은 인간이 먹을 수 없는 풀, 농작물 쓰레기, 부엌 쓰레기를 먹어 치워 인간이 먹을 수 있는 식품으로 만들어 놓는다. 게다가 그들의 배설물은 땅에 필요한 영양소이기도 하다. 그 외에도 동물은 땅을 일구고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등 여러 가지 유익한 일을 해 왔다.
하지만 전통적인 농업방식이 거대한 산업적 조립 라인을 갖추고 엄청난 수의 동물을 처리하는 공장식 축산업에 조금씩 자리를 내줌으로써 상황이 변하고 있다. 축산업의 확장과 기계화 덕분에 세계 육류 생산량은 지난 50년 사이에 무려 4배나 껑충 뛰었다. 전 세계의 가축을 모두 합치면 그 수가 지구 전체 인구의 3배나 되는 200억 마리에 달한다.
-- 열대 우림의 생물들을 위협하거나 멸종 위기로 몰아 넣은 가장 큰 원인은 가축들의 방목이다.
-- 열대우림은 지구의 소중한 자연자원 중에서도 특히 더 소중하다. 세계 식물종의 80% 이상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세계 산소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열대우림은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지리적 생태계로서, 엄청난 생물학적 풍성함의 원천이 되어 왔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의 절반 정도가 습한 열대우림지대에 살고 있다. 그리고 열대우림지대는 파라오 시대 이전부터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온 세상에서 가장 고유한 인종의 집이다.
생물학자 E.O.윌슨은 페루의 나무 한 그루에서 영국 전체를 헤집고 다녀야 찾을 수 있는 개미의 종 수와 맞먹는 다양한 개미를 발견한 적이 있다. 어떤 자연학자는 반경 4.8킬로미터에 불과한 아마존 열대우림 지대에서 무려 700여종의 나비를 발견한 적도 있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유럽 전체를 까뒤집어봤자 겨우 321종의 나비를 발견할 수 있을 뿐이었다. 인도네시아 열대우림지대에 들어가 0.1제곱킬로미터에 줄을 그어놓고 그 안에서만 생물을 찾아보면 북미전역에서 찾을 수 있는 종류만큼이나 다양한 생물을 찾을 수 있다.
-- "라틴아메리카 열대 우림 파괴의 주범은 가축 사육이다.....우리는 열대우림이 햄버거로 바뀌는 장면을 보고 있는 것이다" - 노먼 마이어스, <가장 중요한 자원: 열대우림과 인간의 미래>
-- 화석연료를 사용하여 소고기에서 1칼로리의 단백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화석연료 54칼로리를 태워야 하는 반면, 콩에서 1칼로리의 단백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2칼로리만 태우면 된다. 다시 말하면, 콩에서 단백질을 섭취하는 사람의 에너지 소비는 고기에서 섭취하는 사람의 4퍼센트에 불과하고, 콩에서 단백질을 섭취하는 사람의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고기에서 섭취하는 사람의 4퍼센트에 불과하다는 의미이다.
--하버드대학 생물학과 교수이자, 처음으로 '생물다양성'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낸 에드워드 O.윌슨 박사는 보잘것 없어 보이는 개미가 인간보다 지구 생명에 더 소중한 존재일지 모른다고 말한다. "인간이 모조리 사라진다면, 가축이나 가정용 식물을 제외한 지구상의 모든 동물과 생물이 엄청난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다." 숲은 원상을 회복하고 대기 가스는 안정을 되찾을 것이다. 바다에 물고기들이 돌아올 것이고, 거의 멸종되었던 생물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인간이 멸종된다는 것이 엄청난 손실임은 틀림없겠지만, 인간이 지구에 한 짓을 고려했을 때 차라리 다른 생물들의 생존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 미국에서 생산되는 곡물 중 사료로 사용되는 비율은 70퍼센트고, 이는 14억 명이 양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 세계 곡물생산량의 거의 40퍼센트를 가축 사료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고기를 가장 많이 먹는 국가는 동물을 살찌우기 위해 곡물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국가다. 미국에서는 가축이 먹어치우는 곡물의 양이 미국 전체 인구가 소비하는 양의 2배에 달한다.
-- 건강식품으로 연어의 가치가 높은 것은 고밀도의 오메가3 지방산 때문이다. 양식장 연어뿐만 아니라 그 어떤 물고기도 오메가3 지방산을 만들지 못한다. 하지만 야생 연어는 그 성분을 만드는 중요한 영양소가 포함된 특별한 藻類를 먹어 오메가3지방산을 만든 후 체내 지방으로 저장한다. 야생 연어에는 오메가3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하지만 양식장 연어에는 필수 영양소들이 상대도 되지 않을 만큼 적게 들어있다.
구속적인 조건에서 자라는 소나 다른 가축도 마찬가지다. 비육장에서 사료를 받아먹고 자란 소의 살에는 방목한 소보다 훨씬 적은 오메가3가 들어 있다. 비육장에서 사료를 받아먹고 자란 소에서 나온 우유와 그것으로 만든 버터와 치즈에도 오메가3가 눈에 띄게 부족하다. 슈퍼마켓에서 파는 달걀에는 자유롭게 뛰놀며 자란 닭이 낳은 달걀에 비해 고작 3퍼센트의 오메가3이 들어 있다.
-- 밴쿠버의 유전학자이자 생태독극물 전문가인 마이클 이스턴박사는 "결과는 매우 확고하다"라고 단언했다. "양식장 물고기와 그것들이 받아 먹는 사료에는 야생 물고기와는 상대가 되지 않을 만큼 많은 폴리염화 비페닐, 유기염소계 농약, 폴리브롬화 디페닐이 포함되어 있다. 단적으로 말해서, 눈에 확 띌 정도로 명확한 사실이다." 위에서 언급한 오몀물질은 중추신경계와 면역 시스템에 악영향을 끼치고, 암도 유발할 수 있는 것들이다.
많은 사람이 양식장 물고기가 환경적으로 유리한 면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양식업과 축산농장에는 한 가지 일치하는 점이 있다. 엄청난 쓰레기 방출이 그것이다. 일례로 스코틀랜드에서는 연어 양식장에서 800만 인구가 배출하는 쓰레기 양과 맞먹는 쓰레기를 배출하여 스코틀랜드 해안을 오염시키고 말았다. 스코틀랜드 전체 인구는 500만 명도 채 되지 않는다.
...새우 양식업은 해안 오염과 지역 주민의 이주, 엄청난 면적의 맹그로브 숲 파괴 같은 희생을 초래했다.
첫댓글 잉~, 내용요약보다 반장님의 개인적인 소견을 듣고싶었는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