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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전통과학 시리즈의 하나로 출간된 그림책이다. 원래 어린이들에게 읽히기 위한 의도에서 만들어진 책이지만, 전통 가옥의 특징과 각종 정보를 알려고 하는 성인들에게도 유용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전통 가옥의 특징에 대해서 논하기 전에 ‘집은 어떻게 발전하였나’라는 항목을 통해서, 오랜 옛날부터 살았던 집들의 변천사를 먼저 살펴보고 있다. 즉 원시시대의 동굴 생활에서 벗어나 땅을 파고 움집을 짓고 사는 모습과 그 구조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움집의 모습은 박물관에 가면 쉽게 볼 수 있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익숙한 집의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이밖에도 초가집과 기와집, 그리고 점차 생활이 복잡해지면서 공간이 나뉘게 되는 과정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왕이 거처하는 궁궐의 모습을 통해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집의 구조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의 본문에 해당하는 내용은 ‘집짓기’라는 항목이다. 집을 짓는 것은 일반적으로 터를 닦고 주춧돌을 놓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집의 규모에 따라 어느 정도의 설계가 끝나면, 주춧돌 위에 기둥을 세우고 뼈대를 세워 집의 형태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 특히 집의 가장 상부에 가로 놓이면서, 전체 무게를 받치는 대들보를 올리는 작업은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 하겠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집을 지으면서 대들보를 올리기 전에 상량식을 치르고, 집을 무사히 지을 수 있도록 기원을 하기도 한다. 이후에 지붕에 얹을 기와를 만들어 지붕에 얹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벽과 바닥을 만들어 완전한 형태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이렇게 완성된 집에서 사람들이 생활을 하고, 때로는 부분적으로 보수를 하거나 늘려나가기도 한다.
마지막 항목은 우리 ‘전통집’의 다양한 형태를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다. 일반 민중들이 살았던 민가의 구조와 살림채의 형태를 보여주고, 외양간과 헛간 등 그에 딸린 부속채들과 그 용도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또한 조선시대 지배 계급이었던 양반들의 집은 일반 민가보다 더 크고 화려한 모습을 띄고 있었다. 이 책에서는 창덕궁의 연경당을 소개하면서, 비록 궁궐에 있던 건물이지만 양반들의 가옥과 유사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양반들은 남성들이 생활하거나 손님을 맞이하는 공간인 사랑채와 정원을 별도로 두어, 그곳에서 다양한 취미 활동이나 사교 모임을 갖기도 했었다. 또한 우리나라는 지방에 따라 독특한 가옥 양식이 존재했었는데, 이를 소개하는 내용도 덧붙여져 있다.
최근에는 전통 한옥은 특별한 곳을 찾아야만 볼 수 있기 때문에, 전통 가옥을 접하기가 쉽지 않다. 아마도 세월이 흐를수록 그러한 경향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여겨진다. 아파트가 아닌 일반 건축물의 경우에도, 전통 가옥이 아닌 새로운 공법으로 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답사를 통해서 전통 한옥을 방문하게 되면, 이러한 책의 정보를 바탕으로 한옥의 쓰임새나 세부 명칭 등을 떠올려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런 의미에서 비록 지금은 점차 사라져가고 있지만, 전통 가옥의 특징을 살펴보는 것이 의미가 적지 않다고 하겠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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