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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쉬운 #신약성경사본 이야기(#킹제임스논쟁 포함)
성경 절이 "없음"의 비밀을 알려면 필독
다양한 성경 사본들에 대한 기초를 알려면 필독
스크롤 압박 주의, 다소 전문적인 용어가 수반됨
1.주지하고 있듯이, 원본 성경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신약성경을 따지면, 신약 헬라어 사본만 5700개가 넘는다.
이렇게 수 많은 헬라어 사본들이 있지만 놀랍게도 그 수 많은 사본들의 내용이 90퍼센트 이상이나 일치하며, 사본들 간에 있는 약간의 불일치가 교리적인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것이 합의된 결론이다.
2.그렇다면 현재 우리가 읽고 공부하고 있는 한국어 성경(개역개정, 새번역 등)을 신뢰해도 좋을 것이다. 물론 번역에 있어서 미흡한 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는 앞으로 계속 업데이트되면서 좋아 질 것이다.
3. 신약 사본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수 많은 사본들을 몇 개의 그룹으로 분류하였는데, 여기서는 세 가지 그룹만 살짝 보도록 하자.
(1)서방본문(Western Text Type): 5세기의 베자 사본(D)이 대표적이며, 라틴어 역본들과 교부들의 인용구 등으로 이뤄진다. 서방본문이라는 그룹으로 묶여 있으나, 각 사본들간에 이질성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2) 알렉산드리아 계열 본문(Alexandrian Text Type): 4세기의 바티칸 사본(B), 시내사본(4세기), 알렉산드리아 사본(A, 5세기) 등과 초기의 양피지 사본들이 이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본문의 질이 가장 좋은 것으로 여겨지며, 본문들이 대개 짧은 편이다.
(3) 비잔틴 계열 본문: 신약사본의 대다수가 여기에 속하는데, 사본 기록시기가 아주 늦고, 이문(variant)의 융합 현상이 종종 일어난다. 대개 사본학자들은 이 계열의 본문들을 열등하다고 생각한다.
킹제임스 성경의 모체가 되는 에라스무스의 헬라어 성경은 비잔틴 계열의 본문을 사용했다.
*이문:성경 본문과 상이한 본문
*융합: 두 개 이상의 다른 본문들을 합쳐서 하나로 만드는 현상
4.여러 사본들이 생겨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필사자의 실수, 교리적 문제, 쉽게 풀어 쓰기, 언어적 변화, 이문 융합 등 다양하다.
5. 인쇄된 헬라어 성경
(1)1516년 네덜란드의 인문주의자 에라스무스는 비잔틴 계열의 사본을 이용하여 최초의 신약헬라어 성경을 출간했다.
이것이 흔히 알려진 공인본문(Textus Receptus)이며, 1611년 킹제임스 성경의 모체이다.
이후 이 공인본문을 대체하려는 노력은 지속되었으며, 19세기에 초기의 고대사본들이 발견되거나 공개됨으로써(특히 바티칸 사본과 시내사본) 공인본문은 그 지위를 내어 줄 수 밖에 없었다.
(2)드디어 영국의 두 학자 웨스트코트와 호르트는 공인본문을 탈피하며 정교한 헬라어 신약성서 비평판을 1881년 출간하였다.
*비평판: 수 많은 사본들 중에서 가장 원본에 가까울 것이라고 생각되는 본문들을 비평기준에 따라 선별하여 실은 헬라어 본문이다. 본문 아래에 이문(variants)을 장착하고 있다.
*이문: 책의 몸 글에 실린 헬라어 본문과 다른 형태의 본문
이들은 비잔틴 계열의 사본들은 저평가하였으며, 알렉산드리아 계열의 사본들을 중심으로 본문을 재구성하였다.
(3) 이후 헬라어 사본들은 지속적으로 발굴되었으며,
독일의 성경학자 에버하르트 네슬(Eberhard Nestle)이 새로운 사본들과 기존 웨스트코트와 호르트 등에 기초하여 네슬판을 출간하였다(1898년). 이후 1950년대에 독일의 성경학자 쿠르트 알란트(Kurt Aland)가 합류하며, 신약학계의 표준 텍스트로 알려진 Nestle-Aland가 현재 28판(2012년)까지 출간되었다.
1965년에는 쿠르트 알란트, 브루스 메츠거(Bruce Metzer) 등이 참여한 UBS판 초판이 나왔는데 현재까지 5판(2013년)이 나왔다.
헬라어 본문은 네슬-알란트판과 동일하다. 대신 구두점이나 문단 나누기에서는 다소 차이가 나기도 한다. UBS판은 네슬-알란트판에 비해 이문의 수는 더 적게 수록되어 있으나 이문을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아울러 UBS판은 본문의 신뢰도를 A, B, C, D 등급으로 나누었다.
6. 킹제임스 성경 논쟁
(1)킹제임스 성경 절대론자들은 그 모체인 에라스무스의 신약성서 헬라어판에 절대적 가치를 부여하며, 웨스트코트와 호르트의 저본이 되는 알렉산드리아 계열의 사본들은 변궤된 사본이며, 그 배후에는 사탄이 있다고까지 주장하며, 킹제임스 성경(1611년)이야 말로 하나님의 섭리로 진리를 보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결국 현대 신약학계의 표준 신약 헬라어판인 네슬-알란트판도 변궤된 성경인 것이다.
(2) 우리 한글 성경에는 종종 "없음"이라는 글귀가 나온다.
예를 들어, 마태복음 18장 11절에는 (없음)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어떤 느낌이 드는가?
원래 있어야 되는데, 일부러 삭제한 것이 아닌가 하는 묘한 기분이 든다.
킹제임스 절대론자들은 킹제임스 성경에는 저 구절이 있음을 지적하며, 다른 한글 성경이나 영어 성경, 신약 비평판 헬라어 성경이 의도적으로 저 구절을 삭제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성경의 장절은 후대 사람들이 붙인 장치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신약성서의 경우 장은 13세기 Landon이, 절은 16세기 Stephanus의 공헌이다.).
실제 킹제임스 성경은 마태복음 18장 11절을 추가하고 있는데,
영어 원문에서 한글로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인자는 잃어 버린 자를 구원하기 위해서 오셨다"(누가복음 19장 10절과 헬라어 본문이 거의 동일).
마태복음 18장 11절을 추가한 킹제임스 성경 본문이 원본에 가까울가? 아니면 이를 삭제한 다른 한글 성경(다른 영어 성경, 비평판 헬라어 신약성경)이 원본에 가까울까?
헬라어 비평판(네슬-알란트 성경, UBS 성경)의 편집자들은 4세기의 유력한 사본인 바티칸 사본과 시내사본 등이 이 구절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과, 비잔틴 계열의 사본에 나타나는 마태복음 18장 11절은 누가복음 19장 10절을 참고했다는 점을 고려하여, 마태복음 18장 11절은 원래 마태복음의 원본에는 없었다고 결론내렸다.
그러므로 이들은 마태복음 18장 11절을 삭제하였던 것이다.
이 비평가들이 성경을 변경하기 위해서 구절을 삭제한 것이 아니다.
아울러 4세기의 유력한 사본들(바티칸 사본, 시내사본 등)이 마태복음 18장 11절을 삭제한 것이 아니라, 이 사본들이 필사한 1차 사본도 이 구절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킹제임스 성경의 모체가 되는 에라스무스의 헬라어 신약성경(비잔틴 계열의 사본)은 왜 마태복음 18장 11절을 추가하였을까? 이 사본들의 필사자들은 성경에 가필하는 범죄를 저질렀는가?
그렇지 않다. 신약 그리스어 본문 주석을 쓴 메츠거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마태복음 18장]10절과 12-14절을 연결하기위하여 삽입한 것으로 보인다"(신약 그리스어 본문 주석, 장동수 역, p. 35). 즉, 마태복음 18장 11절이 추가될 때, 10-14절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이다. 이는 후일 성경 사본을 읽는 사람이 본문을 용이하게 이해하도록 돕는 사본 필사자의 배려인 것이다.
킹제임스 성경을 읽을 때, 다른 성경에 비해서 비교적 용이하게 읽히는 것은 사본 필사자들의 노력이 들어 간 것으로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
이상에서 본 것처럼, 킹제임스 성경 절대론자들의 잘못된 주장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전반적으로 비잔틴 계열의 사본(킹제임스 성경의 모체)보다는 알렉산드리아 계열의 사본들이 학자들에게 좀 더 신뢰를 받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3) 킹제임스 성경을 쓰레기로 보는 과도한 주장들
어떤 이들은 킹제임스 성경의 모체인 에라스무스 헬라어 성경의 비잔틴 계열의 사본이 저급하며 후대의 것이기에, 완전히 평가절하하며 쓰레기와 같은 것으로 취급하는 사람들이 있다. 모체가 쓰레기와 비슷하기에 킹제임스 성경은 당연히 무가치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한 주장은 잘못된 것이다.
킹제임스 성경은 300년 이상 영어권에서 공인된 역본으로 찬사를 받았으며, 개인의 경건에 이바지하였다.
루터의 독일어 성경도 에라스무스의 헬라어 성경에 기반하고 있으며, 칼뱅도 이 성경에 기초하고 있었다.
로마서 5장 1절의 사본을 비교해 보면, 여기서는 비잔틴 계열의 사본이 더 탁월하다는 점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바티칸 사본과 시내사본은 로마서 5장 1절을 "화평을 누리자"라고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에라스무스의 헬라어 신약성경(비잔틴 계열의 사본을 사용)은 "화평을 누리고 있습니다"로 기록하고 있다.
당연히 킹제임스 성경도 동일하게 번역하고 있다.
절대다수의 로마서 주석과 영어 번역본도 동일하게 이를 지지하고 있다. 아울러 네슬-알란트 비평판과 UBS판도 그 본문에서 비잔틴 계열의 사본을 따르고 있다.
물론 킹제임스 성경이 때로는 헬라어 원문을 제대로 번역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성령에 대해서 킹제임스 성경은 인칭대명사를 사용하지 않고 "그것(itself)"으로 번역한 경우가 있다. 로마서 8장 16절, 26절이 대표적이다.
성령이 친히(롬 8:16)의 헬라어 원문은 auto to pneuma이다.
킹제임스 성경은 The Spirit itself로 번역을 한다.
그러나 NIV(2011)는 The Spirit himself로 번역한다.
어느 것이 더 잘 된 번역인가?
킹제임스 성경은 문법적으로 맞는 번역이다. 성령은 헬라어로 중성이므로 대명사를 쓴다면, it이나 itself가 맞다. 그러나 성령은 인격체(신격체)이시므로 He나 Himself로 번역하는 것이 맞다.
이것이 신학적인 번역이다.
그러므로 문법적인 번역을 뛰어 넘어 신학적 번역을 한 NIV가 바람직한 번역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 때문에 우리는 킹제임스 성경을 무가치한 것으로 던져 버릴 것인가?
어리석은 짓이다.
완전한 번역은 없다.
우리는 여러 번역본을 통해서 성경의 의미를 보다 명확하게 이해하면 되는 것이다.
7. 킹 제임스 성경에 대한 재고
반복적인 이야기지만, 킹제임스 성경의 모체인 비잔틴 계열의 사본이 알렉산드리아 계열의 사본(현대 비평판 헬라어 신약성경의 기초가 됨)에 비해서 전반적으로 열등하다는 것은 학계의 다수설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이에 대해 동의하는 것은 아니며, 비잔틴 계열의 사본들(킹제임스 성경의 모체)에 대해서도 유력한 사본 그룹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네슬-알란트 헬라어 신약 성경 28판이 나오면서, 공동서신(비바울 서신)의 본문에 다소간의 변화가 일어 났는데, 대략 16개 정도의 어구나 단어가 에라스무스의 헬라어 신약성경(비잔틴 계열 사본)과 동일한 방향으로 변화되었다(약 1:20, 2:4, 15, 4:10, 벧전 4:16, 5:1; 벧후 2:6, 11, 15, 18, 3:16; 요일 5:18; 요이 5, 12; 요삼 4 등).
이러한 변화들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우리가 비잔틴 계열의 사본들도 무시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 것임을 인정하고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여전히 킹제임스 성경을 읽는 것의 가치는 존재하는 것이다.
다만 한글 킹제임스의 성경번역본이 제대로 되었는가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영어 킹제임스 성경이 17세기 초의 언어로 되었기 때문에,
현대 영어와는 다소 차이가 있으며, 의미의 변화도 있기 때문에 영어와 신학을 잘 아는 훈련된 분들이 번역한 것이라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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