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소설 ' 바보 이반'은 진짜로 바보일까요?(박동우)
내용 러시아의 대문호라고 불리우는 톨스토이의 대표작이라고 하면 흔히 '전쟁과 평화', '부활' 그리고 '안나 카레니나'를 꼽습니다만 단편으로 발표한 '바보 이반'은 누구나 쉽게 읽어볼 수 있는 작품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실제 톨스토이의 작품들은 사회참여의식이 반영된 경향이 강한데 '바보 이반'은 이반 삼형제와 악마를 등장시켜 동화처럼 이야기를 풀어나가 읽는 이로 하여금 무겁지 않게 당시의 현실상황과 사회문제 그리고 톨스토이의 가치관을 우회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큰 형은 군대로 대표되는 절대권력을, 둘째 형은 돈으로 표현되는 자본주의를 그리고 셋째 이반은 융통성은 없지만 성실하게 일하는 대다수 선량한 국민(노동자, 농민)을 상징하고 여기에 이들 관계를 이간질하고 파멸시키려는 악마가 등장하면서 줄거리가 전개됩니다.
평소 약삭빠르고 잔머리를 잘 굴리며 시기와 질투가 많은 두 형들은 이를 이용한 악마의 간교한 술수와 모략에 빠져 몰락하게 되지만 이와 반대로 융통성없이 제 할일만 하던 이반은 악마가 만드는 위기를 극복해나가면서 오히려 위기속에 얻은 기회 덕분에 결국 공주와 결혼하고 왕이 됩니다.
'바보 이반'을 바보라고 업신여기고 스스로 잘난체하던 무리들이 결국 이반의 도움을 받게되거나 제 꾀에 빠져 스스로 자멸하는 결말을 보면서 당시 톨스토이가 처해있던 상황에서 표현하려고 했던 의미들이나 교훈들이 아닌 현재 제가 처해있는 상황에 맞게 다른 방식으로 제가 느낀 점을 표현해보려 합니다.
요즘 경기상황이 악화되면서 모든 국민들이 힘들지만 병원들도 많이 힘들어합니다. 그러다보니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생각으로 의사로서의 본분을 망각하고 여러 편법을 동원하면서 매출을 올리는데 혈안이 되어있는 분들을 주변에서 종종 보게됩니다.
혹은 자신만 옳고 자기만 잘 할 수 있다는 독선적인 자세를 고집스럽게 견지하면서 자기와 남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지않고 타인에 대한 배려없음을 억지부려가며 스스로 정당화시키고 합리화시키는 사람도 봅니다.
원칙도 없이 그때 그때 자기 기분따라 자기 멋대로 규칙을 쉽게 바꾸는 사람, 겸손이 미덕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근거없는 자기자랑을 늘어놓기 좋아하며 조금이라도 자신의 내세울 점이 있으면 스스럼없이 부풀리기 좋아하는 사람 등등등......
'바보 이반'처럼 잔꾀부리지않고 시류에 편승하지않고 양심을 지켜가며 묵묵히 정도를 걸어가면 누군가 알아주지는 않더라도 언젠가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일이 술술 잘 풀리게 될거라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대다수 선량한 사람들이 약삭빠르게 처신할 줄 몰라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것은 아닐 것입니다.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일겁니다.
'바보 이반'이 다스리는 나라에서도 백성들이 지켜야할 유일한 덕목(원칙)은 단 한가지였습니다.
손바닥에 못이 박힌 사람만 당당히 먹을 수 있다라는 것이지요. 아무리 뛰어난 머리와 훌륭한 화술을 가지고 잔꾀를 부린다하더라도 결국은 성실히 일한 사람만 노력의 댓가를 얻을 자격이 있다는 것으로 저는 해석합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스스로 '바보 이반'이 될 각오로 손바닥에 못이 박히도록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