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언니들과 선배들이 하는 말 때문에 일본 여행을 가고 싶었는데
드디어 갈 기회가 생겼다.
전날 밤에도, 새벽에 이동하는 차에서도, 공항에 도착해도,
전혀 실감이 안 났다. 비행기가 뜰때 약간 실감이 나긴했다.
오랜만에 비행기를 타서 창밖을 보니 하늘이 마치 바다같았다. 그래서 비행기가 아니라 배에 타고있는 기분이었다. 창밖풍경이 너무 예뻤다.
일본에 도착해서 하루카를 타고 쿄토에 도착하니 일본거리와 건물들이 보였다.
다들 작고 아담하고 소박했다.
화려하고 웅장한 것보다는 그렇게 꾸며지지않은 그대로의 일본의 풍경이 맘에 들었다.
나는 사람이나 영화, 캐릭터 등을 좋아할 때 공통점이 성격이나 분위기가 차분하고 조용하며 따스한 느낌이 나고 마치 햇살이 비추는 잔잔한 호수같은 것들을 좋아하는데 일본에서 느낀 느낌이 딱 이런 느낌이었다.
차분하고, 조용하고, 따스한.
찍고싶은 마음이 자주 들었지만 카메라와 핸드폰보다는 눈과 마음으로 찍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번에 뭔가 괜찮아지고 편안해지는 주문 같은 걸 하나 알았다. 무언가 힘들거나 슬프거나 안 좋다고 느끼는 일이나 감정이 있다면 '내 선택이니까'라고 하면 조금은 괜찮아지는 듯하다.
한 절에 갔는데 궁 같은 느낌이 났다.
그래서 약간 일본의 공주가 떠올랐다.
자유롭지 못한 새장 속 공주.
그래서 ㄴ언니와 같이 이야기를 상상하는게 재밌고 너무 이야기가 마음에 들어서 한동안 그 이야기를 만들고 느낌을 그리는데 빠졌다.
그 절에 미끄러운 복도 비슷한 곳이 있었는데 새장 속의 새같이 자유롭지 못한 공주가 그곳에서 누군가를 만나서 처음으로 자유롭게 뛰노는 장면이 떠올랐다.
일본에서의 여행은 정말 또 새로운 중간 점검 겸 전환점 같았다.
나는 무슨 일을 할 때 귀찮음이 우선이었는데 이번 일본 여행에서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며 현곡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고 걷는 것도 싫어하고 절 같은 곳도 진짜 싫어했었는데, 무언가 지루한 느낌이 들어서.
근데 걷는 것도 즐기게 되고 절도 신사에서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보는 것마다 새롭고 흥미로웠다.
이 후기도 처음 쓰려고 했을 때는 막막하고 귀찮고 하기 싫었는데 쓰다 보니 재밌고 꽤 잘 써졌다.
귀찮고 막막하다는 판단은 맞지 않을 때가 많은데 나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그런 판단을 한다.
정말 이번 일본 배움 여행은 그냥 여행이 아니라 진짜 배움 여행인 것 같았다.
첫댓글 오! 지원 패션 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