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젊어진다는 덕적도 여행기(2018.10/12-13)
아침 9시10분에 우리가 탄 배는 갈매기들의 배웅을 받으며 덕적도를 향하여 떠났다. 갈매기들이 우리를 배웅하는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고 먹이 때문이었다.쏜살같이 하강하여 승객들이 던져준 과자를 날쌔게 물고 올라간다고 들었다. 덕적도 까지는 70km거리이고, 1시간50십분 만에 우리는 선착장에 도착했다. 나는 이른 새벽 하남에서 콜택시를 타고 잠실역에서 전철을 타고 인천으로 왔다.이번 여행은 <토요클래식> 역사상 14년 만에 처음 가는 여행이었기에, 나는 각별히 신경을 썼다. 이틀 전10일에는 하남에서 안산까지 여행답사 까지했다. 혼자 오기 힘들다 해서 이회장이 동행해주었다.도우 선착장에서 먼저 온 회원들, "섬사랑 펜션" 주인과 섬안내 기사님의 환영도 받았다. 76세 기사님은 "여기 오시면 십년 젊어집니다"라고 인사 말을 던졌다.10년 이라는 말이 내 귀에 꽂혔다. 바지락 칼국수 로 점심을 먹었는데 아주 맛이 좋았다. 아저씨는 우리 8명을 태운 뒤 섬 주변을 돌며 안내를 시작했다.
덕적도는 인천광역시에 속해 있고,여의도의 6배 넓이이며,NLL이 여기서 32km떨어져 있고,야생동물이 없고,도로엔 신호등이 없고, 42개 섬이 있으며, 그 중 유인도가 6개, 무인도가 36개 있다고 들었다.인구는 약3천명.우리가 묵을'섬사랑 펜션' 바로 앞에 "서포리 해수욕장은 덕적도의 대표이며 경사가 완만한 30만평의 넓은 백사장에 200년이 넘은 울창한 해송숲과 해당화가 한데 어우러진 천혜의 휴양지"다. 우리는 소나무(海松) 산책로를 걸었다.자라고 싶은대로 제멋대로 자라난 해송들은 각기각 자기답게 멋있게 자라서 경관을 이루었다.연리지(連理枝) 와 연리목(連理木)은 인상적이었다.두 그루의 소나무가 오랜세월 이웃하다가 가지들 끼리 붙어 한 나무가 되어 연리목이라 불리운다. 둘이 한 몸이 되었다. 시사하는 바가 컸다. 기기묘묘한 노송들의 모양새에 우리일행은 한동안 넋을 잃는듯 했다. "해변은 길고 백사장의 모래는 부드럽기가 가루 같앴다.푸른하늘과 맞닿은 수평선의 낙조와 그 주변은 정말 장관이었다.덕적 4경(四景)의 하나인 "곰바위"는 발톱을 들고 표호하는 모습을 하면서 중국대륙을 향해있다.진짜 곰같앴다.해변을 거닐며 나는"덕적도에 오면10년 젊어진다"는 말의 뜻을 조금 알법했다.저 태양처럼 살다가 낙조 처럼 멋있게 사라져야지!
안내인 아저씨는 미국인 신부의 얘기를 들려주었다. 36년을 이 섬에 계시면서 헌신적으로 선교한 얘기는 감동적이었다.신부님은 "벗개" 저수지를 축조하여 덕적남로에 전답을 개간케 하여 농사를 짓게하였다.들판엔 황금 물결이 추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서포리 해변에서 숙소로 가는 길 옆엔 신부님을 기념하는 추모비도 있었다.
저녁식사는 여회원들이 준비했고, 저녁밥상 위엔 덕적바다 꽃게가 한 마리 씪 놓였다. 설거지는 김태연선생이 했다.많이 해본 솜씨였다.우리는 한 솥에 밥을 같이 먹는식구(食口)가 되었다.새벽부터 먼 길을 여기 까지 왔건 만 누구하나 피곤해! 하지 않았다.식후 소감(所感)나누기 시간에 이기언 회장이 "나의 어머니"라는 글을 읽으면서 소리내어 울었다.불효자가 어머님께 드린 참회의 글이었다.김숙님은 자기 시를, 모니카님은 윤동주의 '별을 헤는 밤'을,류외순님은 박두신 시를, 박경옥님은 '딱 이맘 때'라는 자작시를 낭독해주었다.오늘이란 특별한 날이 우리로 하여금 시낭송을 하게 했으리라!
이틑날(13토요일) 우리 일행은 비조봉(292m)을 올랐다.생각보다 가파르다. 뒤에 따라 오르던 경옥님이 "목사님! 더 오르지 마세요"라고 했다.나는 말을 듣지않고 계속 올라갔다. 위에서내려오던 어떤 분의 말씀을 듣고 하산을 결심했다. 그 분은 이웃 교회 목사님이셨다.산에서 내려온 우리 세 사람은 목사님의 교회며 마을도서관을 방문했다.도서관이라기 보다 북까페였다.진작 알았더라면 지난 번 과천교회이사 때 버린 책을 여기 기증할걸1 후회 를 했 었다.섬교회는 깨끗하고 아름다웠다. 30 여명 교우들은 노인들이고 모두 마을 사람들이라고 했다.목사님은 도로에서 교우들을 만날 때 마다 차를 세우고 인사를 교환했다. 이 섬엔 100세 노인들이 많다고 했다. 덕적도는 방문자들을 젊게하고 주민들을 장수케도 하는 섬인가 보다.
오후4시30분 선착장에서 우리 일행은 섬특산물을 구입해서 승선했다.인천 '차이나타운'에서 저녁식사를 나누며 담소를 나누었다. 우리는 함께 보고, 함께 사진을 찍고,함께 해변을 걷고,함께 산을 올랐다.함께 속 마음을 나누었다. 짧은 1박2일 동안 공동체 체험을 했다.단테의 신곡이 우리를 하나되게 한 촉진제 였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우리는 시편 133편을 체험했다."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1절)! 금번 여행을 준비한 김용동님과 김숙님께 감사드립니다.
2018.10.19 홍 응 표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