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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짜미” 항의 퇴장한 與… “정신 못 차렸나” 박수친 野
이범수·조중헌 기자 님의 스토리
• 19시간
2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이 상정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2024.5.2 홍윤기 기자 서울신문© 제공: 서울신문
여야는 2일 본회의에서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법’(채 상병 특검법)이 처리되자 민심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며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짬짜미’, ‘기만’, ‘입법폭주’ 등의 격한 단어를 동원해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했고, 민주당은 진실규명에 대한 국민적 요구에 응했다고 맞섰다.
이날 국민의힘은 본회의장에서 집단 퇴장한 뒤 로텐더홀 계단으로 자리를 옮겨 규탄대회를 열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을 조금씩 양보해 21대 국회가 정말 마지막에 국민에게 협치하는 모습을 보여 주려고 했다”면서 “(민주당과 국회의장이 이러한) 국민 희망에 침을 뱉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채 상병 특검법 처리는 여야 합의 사항이 아니라고 재차 강조하며 “국회의장과 야당이 짬짜미를 통해 여당 원내대표를 기만하고 입법폭주를 했다. 정말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반민주적 반의회적 입법폭주 규탄한다’, ‘협치 아닌 독주 민주당을 규탄한다’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와 함께 국회의장을 향해 “임기 말 협치 파괴 국회의장 각성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채 상병 특검법의 본회의 통과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규탄시위’에 대해 “지난 4월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은 해병대 장병 순직사건에 대해서 진실규명과 함께 왜 그런 일이 일어났고 수사의 왜곡·은폐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밝히라는 것”이라면서 “(민주당은) 국민 요구를 따르고 또 국민이 원하는 것을 해드리는 게 정치의 본령이라 생각하고 저희는 해야 할 일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민주당이 채 상병 특검법을 처리하기 위한 전 단계로 국회의장에게 ‘의사일정 변경안’을 제출하면서 특검법 상정 절차에 돌입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반발의 의미로 모두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이 과정에서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은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다. 그러자 민주당 쪽 의석에서는 박수와 함께 “총선에서 지고도 정신을 못 차렸어”라는 날 선 반응이 나왔다.
이날 본회의장에는 해병대를 상징하는 붉은색 티셔츠를 입은 해병대 예비역들이 모습을 드러내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들은 채 상병 특검법이 통과되자 함께 일어서 거수경례를 하며 반기는 모습을 보였고 일부는 눈물을 흘렸다.
'짬짜미'와 '짬짬이'
최근 한 언론사 오피니언 내용 중 일부다.
"사사건건 부딪히던 거대 양당은 예산안을 짬짜미하고 선거법 개혁을 무산시키는 데 찰떡궁합이다."
밑줄 친 '짬짜미하고'가 무슨 뜻일까? 혹시 '짬짬이'를 '짬짜미'로 잘못 쓴 것은 아닌가?
두 낱말은 비슷한 것 같지만 내용과 쓰임이 서로 다르다.
먼저 위 예문에서 쓰인 '짬짜미'는 '남모르게 몇몇이서 자기들끼리만 짜고 하는 약속이나 수작'을 뜻하는 명사다. 동사인 '짬짜미하다'는 '남모르게 자기들끼리만 짜고 약속이나 수작을 하다'라는 뜻이 된다. '어떤 부정적인 일을 하려고 몇 사람끼리만 비밀리에 의논하여 약속하다'라는 뜻을 가진 '짜다'에 뿌리를 둔 말이다.
'짬짜미'나 '짬짜미하다'라는 말은 이렇게 쓰인다.
"영철이가 갑자기 나를 무시하는 걸 보니 다른 친구들과 짬짜미가 있는 게 분명해."
"엄마 몰래 동생과 영화관에서 만나기로 짬짜미해 놓았다."
'짬짜미'의 유의어로는 밀약, 담합 등이 있다. 참고로 '귀속짬짜미'는 '귀엣말로 하는 다짐', 즉 '귓속다짐'의 북한말이다.
'짬짬이'는 발음이 [짬짜미]로 '짬짜미'와 같다. 하지만 뜻은 다르다. 부사에 속하는데 '짬이 나는 대로 그때그때'를 뜻한다.
유의어로는 '간간이' '틈틈이'가 있다.
'짬짬이'는 "아저씨는 버스 운전을 하면서도 짬짬이 마라톤 동호회 활동을 한다"
"우리 엄마는 직장에 다니면서도 짬짬이 할머니 가게 일을 도와주신다"와 같이 쓸 수 있다.
〈예시〉
―'짬짜미 입찰'은 자기들끼리 짜고 한 사람이 낙찰받도록 입찰하는 일을 뜻한다.
―국회의원들의 예산안 심사가 밀실 담합, 짬짜미 예산 편성이라는 오명을 벗도록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우리끼리만 짬짜미해서 놀러 가기로 한 것이 영 마음에 걸린다.
―교복 업체들이 짬짜미하여 값을 인상하려다 학부모들의 반발로 철회했다.
―할머니는 60세가 넘어 짬짬이 시를 쓰다가 5년 만에 처음으로 시집을 내셨다.
―미용사 김씨는 바쁜 와중에도 짬짬이 무의탁 노인들을 방문해 머리 손질을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