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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성호 이익의 저작인 <성호사설>의 내용 가운데 일정한 주제를 선정하고, 그에 걸맞은 구절을 통해 저자의 안목으로 그 의미와 현대적 성격을 논하고 있다. 주지하듯이 <성호사설>은 백과사전과 같은 방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기에, 저자의 독서 경험을 통해 선택된 구절을 나름의 해석을 덧붙여 서술하고 있다. ‘성호 이익의 비망록, <성호사설>을 다시 읽다’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저자는 <성호사설>을 일종의 비망록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1장에서는 ‘도리를 논하다’라는 제목으로, 이익의 사상과 삶에 대해 간략하게 다루고 있다. 실상 이 책의 본론은 제2장부터라고 할 수 있는데, ‘사회를 논하다’라는 큰 제목 아래 소 항목으로 ‘계급과 차별’, ‘민초와 유민’, ‘관료와 위정자’ 그리고 ‘법과 제도’라는 항목을 통해 이익이 바라보는 조선시대의 문제들을 짚어내고 있다. 제3장에서는 ‘치국을 논하다’라는 제목 아래 ‘국가와 정치론’, ‘경제론과 화폐’, ‘붕당과 전쟁’ 그리고 ‘외교와 이산자들’이라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성호사설>의 내용이 이러한 주제에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저자가 분류하여 다루고 있는 내용들만 보더라도 이익의 관심 영역이 방대하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제2장의 내용에서는 신분제를 기초로 한 조선시대의 차별의 양상에 대해서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서술하고 있다. 목차를 통해서 드러나고 있듯이, 저자는 이익의 사상을 ‘도리’와 ‘사회’ 그리고 ‘치국’이라는 주제로 나누어, 원문을 제시하고 그 내용과 저자 나름의 해석을 곁들여 정리하고 있다.
이렇게 선택된 내용들은 다시 중국과 한국의 역사를 종횡으로 넘나들면서 의견을 제시하고, 그에 대해 현재적 의미를 덧붙여 논하고 있다. 비록 <성호사설>의 원문은 읽기가 쉽지 않고 제대로 된 설명이 없다면 이해하기 힘들지만, 저자는 나름의 분류와 해석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해설을 첨부함으로써 이익의 사상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여겨진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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