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단상 ◈ 민들레 이효사님의 교우 단상 ◈
신념이 아닌 믿음의 데스몬드 도스, 샘 칠더스, 그리고 이태석 신부를 향해
요즘 시간이 날 때면 유튜브를 통해 영화를 소개하는 채널을 보곤 한다. 비록 전문가들이 날카로운 시각으로 영화를 해부하듯 분석하지는 않지만, 그들 나름의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나와는 다른 시각으로 영화 속에 담긴 주제와 내용을 이야기하거나 아니면 나와 비슷한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 하지만 때론 나와는 다른 생각, 또는 그들과 구독자들이 잘못 알고 이야기하는 내용이 다소 불편하긴 해도 때론 성찰을 하는 계기를 가져온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나의 소소한 취미를 말하려는 게 아니라, 영화를 리뷰 하는 그들과 그 영상을 본 사람들을 통해 오늘날 기독교의 현 주소를 엿볼 수 있었던 우연한 계기 때문이다.
소소한 취미를 즐기고 있었던 어느 날, 나는 꽤 오래전에 개봉한 3편의 영화 리뷰영상을 봤다. 헥소 고지, 머신 건 프리쳐, 울지마 톤즈는 실화 속 인물들이 하나님의 사명을 가지고 현실에서 이를 실천하고 산 모습을 그린 영화로 많은 이들에게 깨달음을 준 좋은 영화였다. 유튜버와 리뷰영상을 본 많은 사람들은, 총 한 번 쏘지 않고 전장에서 오직 사람을 살리겠다는 믿음을 가지고 포화 속으로 뛰어들어 70명이 넘는 병사를 살린 데스몬드 도스 이병과 수단의 참혹한 내전 속에서 죽어나가는 아이들을 위해 총을 든 샘 칠더스, 남 수단에서 가난에 허덕이는 이들에게 교육과 사랑으로 새로운 길을 열어 준 이태석 신부를 보며 존경과 경외심, 그리고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댓글은 이내 그들의 모습과 한국 기독교를 비교하면서, 그들이 느꼈던 괴리감을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끝내는 도스 이병과 샘 칠더스 그리고 이태석 신부는 종교인으로서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보여준 것이 아니라, 자신이 정한 신념을 관철한 것일 뿐, 종교와는 상관이 없다고 말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오늘날 기독교가 처한 현실을 엿볼 수 있어 맘이 편치 않았다.
우리는 일부의 잘못된 믿음을 가진 자들로 인해 하나님을 믿는 다수가 피해를 본다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오히려 믿지 않는 자들은 말한다.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말하는 소수는 곧 다수고, 다수가 곧 소수다 라며 비웃고 비판한다. 그리고 소수의 사람들만이 사회의 귀감이 되며, 이는 종교와 전혀 관련이 없고, 믿음이 아닌 신념으로 행동하였기에 가능했다고들 말한다.
그저 흔한 인터넷의 댓글들 중 하나라고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씁쓸한 맛이 진하게 다가온다.
리뷰영상과 댓글을 다 보고 나는 기도했다.
“하나님, 그들이 말하는 것과 같이 적그리스도가 다수인 세상이 아니라, 다수가 참 그리스도인 세상, 데스몬드 도스와 샘 칠더스 그리고 이태석 신부가 신념으로 행동한 게 아니라 하나님의 믿음을 실천한 것이라 말할 수 있는 세상, 이를 납득하고 받아들이는 세상 사람들을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새벽숲 김영철님의 교우단상: 유쾌한 전염, 이 놀라운 웃음! ◈
요즘 독감, 홍역이 곳곳에 나타나 설 명절에 더 빠르게 퍼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들 합니다.
독감과 홍역, 둘 다 전염병이라서 면역력이 채 갖춰지지 않은 어린이와 쇠약한 노인들에게 쉽게 옮겨 붙기 때문입니다.
전염은 “여기저기 옮기거나 다른 사람에게 기분, 분위기 등을 물들게 하는 것”(그 반대의 경우도 있겠지요)을 일컫는 말입니다.
오늘 아침 전철 안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제 옆자리에 건장한 청년이 앉으며 휴대전화 동영상을 트는 것을 보면서 저는 기도와 명상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청년의 어깨가 들썩이는 것이 저에게 느껴졌습니다.
조금 더 지나자 어깨를 들썩이는 것 뿐 아니라 웃음이 나오는 것을 참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어깨에 고스란히 전해오는 겁니다.
나는 정신을 가다듬으려 애썼지만,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고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이 전염처럼 다가오더라고요.
예전에도 비슷한 일이 더러 있었지만, 웃음이 얼마나 큰 전염성을 지니고 있는지 아주 크게 실감한 시간이었습니다.^^
난 그 젊은이가 보고 있는 동영상의 내용도 모르는데, 옆의 청년이 자꾸 웃으니까 나도 따라 웃게 되는 조화를 보면서 새삼스레 웃음의 힘을 체감하였습니다.
쉽게 전염되는 병을 전염병이라 하는데, 전염성이 전혀 없는 병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전염병을 무서워하지만, 사실 본인의 면역력만 튼튼하면 별로 걱정 안 해도 될 것입니다.
면역력을 길러주는 예방접종도 있으므로, 요즘에는 전염병이 크게 사람을 위협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전염성이 없는 혈관병(고혈압, 당뇨병 등)이 더 문제이지요.
웃음은 전염병은 아니어서 마음껏 웃더라도 몸이 불편해지지는 않지만, 반대로 기분을 좋게 하고 사회를 밝게 하는 전염성이 있음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어갈수록 웃음이 줄어드는 것이 실로 안타깝습니다.
젖먹이나 어린이들은 우습지도 않은 일에 까르르 잘도 웃습니다. 하루의 시간에서 기분이 좋지 않아 찡그리는 시간보다는 웃는 시간이 훨씬 더 많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죠.
하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웃음이 점점 줄고, 중장년이 되면 어지간한 일로는 웃지 않는 것이 점잖은 사람이라고 인정을 받는다고 생각하면서 웃음이 나와도 참는 이상한 일이 생기지요.
나는 사람들이 웃을 일이 많아서 웃는 것보다는, 자꾸 웃으니까 웃을 일이 점점 많아지는 하루하루가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웃을 일, 사랑으로 따뜻한 일이 들꽃교우님 뿐만 아니라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 주위에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설 명절 행복하게 보내시고, 건강하세요^^